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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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배워봤자 쓸 데 없다.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 먹고 산다.'라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자라온 나다. 이 술주정 같은 이야기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이며 수학을 무시하고픈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자동차가 구르고 비행기가 날며 스마트폰이 손에서 떠나지 않는 이 모든 것인 과학의 발전 덕이지만, 이 과학이 곧 수학이지 않은가. 결국 화장실 물 내리는 것부터 전쟁까지 모든 것들이 수학에 기반하지 않는 것이 없는 셈이다. 인문학이 큰 사랑을 받는 요즘, 인문학만큼이나 인류의 삶의 기본이 되는 수학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


이 책은 수학적 사고, 즉 인간의 지능에서 태어난 인공지능을 주로 살펴본다. 인공지능이 나의 취향을 학습하여 알아서 갖가지 것들을 추천해주고, 자동자차가 자율주행을 하며, AI가 의료에 관여하는 신기한 이 세상의 출발점이 바로 수학인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수학 중에서도 확률통계 분야가 되겠다. 확실한 답을 찾아내는 컴퓨터는 뒷방 늙은이 꼴이다. 지금의 인공지능은 어마어마한 빅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학습하여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찾아낸다. 이렇기에 정확한 정답보다 앞설 수 있는 것이다.


수학과 과학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고 쉽게 썼다. 이보다 더 쉽게 쓸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조금 어렵다. 역시 확률은 불확실하기에 어려운 것이 아닐까. 알아서 척척 해주는 인공지능의 이야기인데, 읽을수록 인간의 역할이 크게 다가온다. 우리가 노력해서 인공지능을 만든 이유는 사람을 대체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해서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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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 경제학은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박정호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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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해 1도 모르던 나다. 경제라는 것은 인문대에서 배우는 수많은 과 중에 하나이며, 이과생인 나는 좀처럼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숨쉬듯 늘상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어찌 경제학과 멀게 살 수 있겠는가. 알게 모르게 우리는 경제학을 배우고 있고, 비록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을지라도 이미 경제에 능통한 이들을 많이 만나며 살고 있다.


단순히 '생각'을 하는 걸 넘어서, '사유'를 하게 되는 사람이 되었을 때 자연스레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때 쉽게 접하는 부분이 역사와 경제, 예술 등이 아닐까. 내게 철학은 너무 어렵더라... 어쨌든 휴대전화의 알람을 맞춰놓고 챙겨 볼 정도로 애청하는 프로가 있는데, 바로 SBS CNBC에서 방영하는 <송병건의 그림 속 경제사>이다. 역사를 기록한 그림 한 장에서 경제를 끄집어 내니, 너무 재미있고 마냥 유익하다는 생각에 흠취하게 된다. 이 책이 딱 이렇다! 세상과 아주 가까운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인문학 이야기.


우리의 삶과 밀접하다 못해 그냥 삶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경제활동.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의 근거가 되는 학문. 때문에 경제의 흐름 속에서 역사가 보이고, 인류의 발전 속에 자리한 경제가 보인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경제를 애써 모르는 척 해서야 되겠는가. 작가는 이런 우리가 안타까웠는지, 자주 만나던, 아니면 한번쯤 건너 들었음직한 경제 이야기를 해준다. 우리가 모르고 싶어하는 경제학 교과서 근처에도 가지 않으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다. 신문의 칼럼마냥 적당한 분량으로 쉽게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지식전달서. 게다가 내용도 누구나 관심가질만한 경제와 역사, 예술. 못된 전염병때문에 세계가 떠들썩하다 이제 좀 잠잠해졌는데, 마침맞게 머리를 식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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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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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힙'한 것

불을 최초로 발견했던 한 원시인, 호모사피엔스였는지 그 선조였는지 모를 그 누구들, 인류 진화 과정의 중요한 포인트에 서 있던 어떤 원시부족의 이야기로 진화를 말한다. 코미디와 풍자, 철학과 과학이 아주 잘 버무려져, 마치 한 그릇의 비빔밥처럼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책이다. 의사소통이 지금같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듯 써내려갔을까? 책을 읽기 전 별 걱정을 다 했으나, 쓸데없는 짓. 시대적 상황에 연연하는 그런 디테일들은 과감하게 무시한 채 만들어진 책이다.


책 첫 장에 실린 원시부족의 조직도. '호조' 작가가 그린 삽화는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한다. 그의 이미지 덕에 머릿속에 그림이 더 잘 그려지고, 그렇지않아도 즐거운 이야기가 흡사 만화처럼 재미나게 다가온다.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부족 구성원들에 의해 여러 원시인류의 모습을 한데 볼 수 있다. 불의 발견이라는 커다란 키포인트를 기점으로 하나씩 변하게 되는 그들의 생활방식들. 수렵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날고기에서 익힌 고기로 변화하며 먹고 살아남는데 드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덕분에 생각할 시간이 늘어난 원시인류는 철학적이고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꾀한다. 벽화를 그리고, 더 나은 도구들을 개발하고, 족외혼에 대해 눈을 뜨며, 죽은 자에 대한 배려까지 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실제로 원시인류가 진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 속에서 살아남고 주변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자연스레 진화한 것인지, 생각하는 동물답게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에 의해 다른 종과는 다른 월등한 진화를 이루어 낸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현 인류의 선조들은 치열하게 살았음은 분명할 것이다.


'힙하다'.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 요즘 전세계에서 돌고 도는 이 신조어가 의외로 진화의 성질과 꼭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생물이 본연의 성질을 간직한 채 주변상황에 맞추어 변화해 나가는 것이 진화가 아니던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끊임없는 탐구와 도전심이 필요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고, 이런 이들에게 결국 찾아오는 행운이야말로 진화의 부싯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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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라는 헛소리 2 - 세상을 홀린 사기극,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2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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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과학

 

처음 접해본 단어, 유사과학. 언뜻 들으면 뭔가 쉬우면서도 딱히 부정적인 의미는 아닐 것 같았는데, 몹시 위험한 것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이론을 정립된 과학인양 포장하여 많은 이들을 현혹시키고, 2차, 3차 피해를 야기하는 것이 바로 유사과학이다. 인간의 욕망에 의해 탄생한, 과학인듯 과학 아닌 유사과학.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인 작가는 첫번째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두번째를 출간했다. 강단에서 청중들에게 이야기하듯 학문적인 이야기를 참 쉽게도 설명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의 뒤에 숨어있는 유사과학으로 첫 장을 시작한다. 다이어트 산업과 한의학. 이런 부분은 어쩌면 내가 작가보다 더 잘 알 수도 있겠다. 그외 GMO, 친환경 농산물과 비료, 농약, 그리고 천연섬유의 문제. 막연히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구증가에 따른 범세계적인 문제이자 또다시 더 발달된 과학으로 타파해야 할 문제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배경에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유사과학이 숨어있을 줄이야. 하긴 인문학이 대두되는 요새, 과학과 인문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 인식


두번째 장에서는 사회에서 규정해버린 정상과 비정상, 장애를 다름이 아닌 그름으로 보는 세상, 지배층의 구미에 맞춰진 유사과학을 살펴본다. 수많은 노력에 의해 이제는 사회적 인식이 변하여,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작가가 인문학, 윤리적 측면, 역사적 배경 속에서 유사과학을 콕 집어 보여주니 새삼스럽기도 하다. 특히 인종은 없다라는 과학적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아, 나도 유사과학을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었구나...


마지막 장에서는 과학자들의 욕망에 의해 탄생한 유사과학을 다루고 있다. DNA 구조를 밝혔다고 배웠던 왓슨과 크릭부터 황우석 박사까지. 나 역시 데이터를 정리하고 통계를 통해 얻은 결과로 논문을 써야하는 과학도로서 타산지석할 부분이 많았다.


비판적 고찰과 합리적 의심은 우리네 삶을 유사과학으로 지켜줄 무기이다. 이제는 과학이나 인문학 등 학문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 같다. 오히려 모두를 연계시켜야 비로소 보이고 이해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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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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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만약


세상에 나타나기 전과 후를 확실하게 나누어주는, 그런 스타 같은 12가지 신소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 '재료'라는 점이 생소하다. 보통은 인류사를 크게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는 발명품들, 즉 인쇄술, 화약, 전기 등을 언급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발명과 발전을 있게 한 태초의 재료에 초점을 맞추어 좀더 포괄적이고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삼라만상을 뒷받치면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영웅들에게 빛을 비춰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가지 신소재 중 하나인 '탄산칼슘'을 다채로운 배우에 비유한다. 분필, 치약, 지우개 같은 생필품부터 이스트, 햄과 소시지, 과자 등의 식품, 그리고 시멘트와 콘크리트, 대리석 같은 건축재, 아름다운 진주, 바닷속 열대우림 산호에 이르기까지 모두 탄산칼슘이 주역이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재료에서부터 시작한 접근법은 새로우면서 더 큰 시야를 갖게 해준다.

때문에 이 재료를 좀더 빨리 알았다면, 다른 이들이 먼저 발견했더라면, 또 다르게 사용했더라면 등, 역사 속 만약을 상상할 거리가 풍부해진다. 또한 가공되기 전의 재료가 세계사와 이어지는 모습을 보니 '재료과학'의 중요성도 실감난다. 작가의 말마따나 새로운 재료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물질이다. 역사를 재료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신개념을 일깨워준 이 책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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