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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과장하는 마을
셰르민 야샤르 지음, 메르트 튀겐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다들 비정상이고 나만 정상인거 같을 때, 그래서 오히려 내가 비정상인거 같은 혼란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은 적어도 한번씩은 이런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앞으로 살면서 적어도 한번은 이런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하루 아침에 모든 상식이 뒤엎어진 밀 마을에 사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평범하고도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던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 엄마 아빠의 느닷없은 운동 열정에 이상함을 느끼다. 그리고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이상해졌다는 것을 알아간다.
모텔을 운영하던 할머니,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 이모, 정육점 아저씨... 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평소와 같지 않았다. 더 많은 돈을 벌겠다고 사업을 확장하고, 시간을 아끼겠다고 사소한 말 한마디도 생략해 버린다. 친구들에게 놀자고 했다가 신고를 당할 뻔하고, 깨끗함을 지나치게 추구하게 된 이모가 사촌들을 빨래줄에 매달에 놓는 모습도 보게 된다. 모두가 미쳐버렸다.
주인공은 자기와 같은 정상인 사람은 동네 형 한명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형은 좀 이상한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 형은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전반부 내용은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모두 미쳐버리고 이상해진 가운데 혼란을 느끼며 방황하는 주인공 아이의 혼란함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매 장마다 주인공이 한 동네 형이 바쁘게 뛰어가는 것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또, 허술하고 어눌한 캐릭터로 비춰지는 테브픽 형은 '괜찮아요. 정상이니까요'라고 반복적으로 표현되는 캐릭터다. 후반부는 주인공이 이 두 인물과 활약하는 내용으로 어린이 버젼의 탐정물같은 느낌이다.
작가는 미쳐버린 어른들의 모습에서 물질만능과 자본주의 가치관의 폐해를 비판하고 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뭘지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적이 있는지, 이런 상황에서 내가 생각하는 '정상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을 용기가 있는지 아이들과 독후활동으로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책 날개를 통해 저자가 튀르키예 출신이란 것을 알았다.
소개하는 저자의 다른 책들을 도서관이나 서점 사이트에서 책을 검색해 봤지만 한국에서는 발간되지 않았는지 찾을 수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라, 튀르키예의 문학을 접할 수 있어 좋았지만, 저자의 다른 책들은 찾지 못해서 아쉽다. 저자가 다른 작품을 쓴다면, 그 책도 다시 읽어보고 싶다. 확실히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는 뭔가 다른 개성이 느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