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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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번역된 책은 읽기 전에 판권 등록 페이지에서 출간년도(원본)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뭐랄까...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전생 vs 현생 만큼의 간극이 느껴지는 글 이랄까. 2020년 이전의 글들은 아무리 암울해도 희망차게 읽히고 그 후는 글이 밝아도 닥쳐올 고립과 그 후 경기하락, 물가상승 이런 것들이 이미 머릿속에 입력되어 무겁게 읽힌다.

그런 와중에 서평단으로 이 책을 받았고 사실 잊고 있다가 서평단 마감 날짜 알람을 보고 부랴부랴 펴봤다. 대충 읽고 써야한다는 찔림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다. 스스로 돌려까는 글과 유머는 수위 조절을 못하면 자기비하로 들리거나 찌질하게 보이기 쉬운데 저자 조나 선은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해 내고 글에 그리움과 페이소스를 섞는다.

아마 이건 그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시아계 부모님을 둔 작가였다. 식당에서 주인이나 매니저와 꼭 아는척을 해야 하는 점, 형제간의 비교하는 문장, 계란 삶는 시간과 송화단(천년계란) 언급 대목에서는 진짜 우리 부모님 보는 것 같았다.

쉬어도 쉬는 법을 모르고 일을 통해 쉼이라 생각했던 부분에서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바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되냐" 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속 류 준열 배우의 대사처럼 근본적인 해결대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룬 내가 지금의 문제들을 만든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필력이 너무너무 좋아서 흡입력이 있다. 에세이로 잘 쓰기 쉽지 않은데 읽으면서 많은 공감 & 웃음을 이끌어 낸 멋진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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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고양이 (그리고) 나의 이야기
다지리 히사코 지음, 한정윤 옮김 / 니라이카나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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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며 느낀 점 세가지.

첫번째, 책을 좋아해서 서점까지 열게된 사람'군' 특유의 '쪼'가 없었다. 본인의 결에 맞는 큐레이션을 하되 "우리 ~합시다 혹은, 우리 책방은~합니다" 가 아니라 "이래서 이랬고, 이렇게 흘렀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랄까. 지역에서 태어나 쭉 살아오면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안정감과 (정신적) 여유로움이 읽혀 좋았다.

두번째, 서점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대단히 훌륭한 일을 사명감을 갖고 이어나간다는 '부심' 이 없는 점.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고 손님을 세심히 관찰하지만 오지랖 부리지 않으며 들고 나는 예술가들이 그저 신이나 '판'을 벌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자신은 앞에 나서지 않는 성정을 지닌 다지리 상. 예전에 <키키 키린의 말> 을 읽으며 "좀 뒤로 물러서는 자세에 인간의 요염함이 있다" 는 문장에 밑줄을 쳐 두었는데 딱 그말 행동으로 나타나는 사람을 만나 기뻤다.

세번째, 구마모토 대지진. 말로 이야기 하기까지도 꽤 시간이 걸릴 만큼 큰 재해를 겪은 사람 특유의 침잠과 공감이 있는 묵직한 문장들을 연이어 읽으면서 견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위로한다는 행위가 과연 가능한 것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서점도 지진을 겪고 다시 열기까지 쉽지 않았음에도 이웃들은 책을 사기위해 다이다이 서점에 왔고 비일상의 상황이 일상을 완전이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도록 서로 위로하고 애쓴다.

책 한권이 거의 다 밑줄이라 특정 내용을 특별히 옮겨 적지는 않고 메모를 사진으로 남겨본다. 내면이 무너져 내리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이 힘겨울 때- 다시 이 책 어딘가를 펼쳐 들고 '내 힘' 을 '내가 채운 뒤' 유유히 하루를 살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언젠간 나도 구마마토 작은 서점에 가서 다지리상 앞에 이 책을 내밀며 "책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책으로 추천해 주십시요!" 할 바로 그 순간(!)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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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심리학 -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의 법칙
장근영 지음 / 빅피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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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추천

#위로하는심리학 #장근영지음
#빅피시 #빅피시출판사

에세이, 소설, 여행, 건축, 음악, 미술 관련 책들만 들춰 보다가 요즘 부쩍 심리, 감정, 트라우마, 걱정, 쉼- 이런 주제의 책들에 손이 간다. 미리 읽어둔 기초가 없기에 설명이 직관적이되 유아적이지 않고 저자의 깊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표현한 책을 찾고 있었는데 이번주에 분량 정해 읽기로 완독한 #위로하는심리학 이 딱 그런 책이라 추천.

폴더로 비유 하자면 폴더를 정리해 접게 만들어 주는 책이 있고, 폴더를 펼치게 만들어 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은 후자였다. 단순히 프로이트 vs 융 이런 구도가 아닌 다양한 사례에 해당하는 각각의 심리학 이론과 그 이론을 주창한 학자들의 학문적 배경,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던 독서였다.

개인적으로 특히 에런 벡의 자동적 사고 편과 빅터 프랭클의 <의미 치료> 편이 지금 딱 와 닿았다. 에런 벡은 단순히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가 아닌 현실 vs 생각, 사실 vs 가치판단 이라는 화두로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소스를 많이 얻었던 장- 이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저자로만 알았던 빅터 프랭클이 수용소에서 살아 남아 다른 이들의 심리 치료를 돕는 치료사가 되고 그의 의미 치료 기법이 어떻게 실생활과 이어질 수 있는지 알게된 부분도 좋았다. 의미를 부여 한다는 것과 자기 합리화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르고 현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모든 독서가 그라하듯 읽기만 할 것이 아니라 반복하고 생각하고 내면화 시키는 일을 이번엔 꼭 병행해 보리라 다짐하며!! 인간 심리에 대해 알고싶다~ 는 분들께 #위로하는심리학 강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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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우화소설 세트 - 전3권 - 연인 + 항아리 + 조약돌 정호승 우화소설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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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우화소설
#조약돌 #항아리 #연인

#비채 #비채서포터즈3기

살면서 받는 선물. 이 책은 선물이었다. 세 권을 읽은 순서대로 쌓아 놓고 다시 보니 시인이 전해 주신 따스함과 여운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 왔다. 좋은 독서는 읽는 순간도 좋고 책을 덮었을 때의 느낌까지 만끽하는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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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소녀가 작은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었다. 소녀의 손이 나뭇잎처럼 햇살에 반짝였다. 나는 내를 지나고 강을 지나 드디어 바다에 다다랐다. 바다는 넓고 무서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그대로 뒤집힐 것만 같았다. 나는 바다를 너무 무서워하지 말라던 소녀의 말을 떠올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맞아. 너무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 바다도 똑같은 물이야. 냇물이나 바닷물이나 똑같은 물이야. 결국 그 물을 어떻게 이해하느냐 하는 내 마음이 문제인 거야.”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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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그러나 장미꽃으로 태어난 일이 꼭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곧 알게 되었다. 장미꽃을 바쳐도 사람들 사이에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p.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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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그것 봐라. 죽음도 그런 것이다. 잠시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해서 바람이 죽은 것이 아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지?”
“네, 바다를 보았습니다.”
“바다의 파도를 보았는가?”
“네, 파도를 보았습니다.”
“파도가 부서지던가?”
“네, 절벽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졌습니다.”
“파도가 부서졌다고 바다가 없어지던가?”
“아닙니다. 바다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것 봐라. 죽음도 그와 같은 것이다. 바다의 파도와 같은 것이다. 파도는 스러져도 바다는 그대로 있다. 죽음이 있다고 해서 삶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파도가 바다의 일부이듯이 죽음도 삶의 일부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대자유를 찾아 길을 떠나라.”
- p.58

일상의 언어만 구사하던 삶에서 시인의 언어를 맛 보는 순간을 느끼게 해 주신 #정호승시인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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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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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아이들 (2023)
#미치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윌북

지난 월요일 7시간 내리 한 카페에서- 두번의 음료를 주문하며 완독한 소설(끊고 나갈 수 없었슴). 응시하는 투명한 눈동자가 담긴 표지 때문에 처음 서걱했던 마음은 읽고난 후 '아직 이런 이야기를 지어 낼 수 있는 작가가 있구나' 하는 경외감으로 바뀌었다.

고백 하자면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 를 다룬 문학이나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다. #살로니카의아이들 을 집어든 건 순전히 그리스 제 2 도시 <테살로니키> 에서 한 달 살기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고 이왕 이렇게 된거 가게 된다면 배경이 되는 작품이나 읽어 두자는 심산이었다.

읽어 가면서 와 닿은 점은 우리가 살해 당한 많은 유대인의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지옥에서 살아 남은 유대인들의 후의 삶은 어땠는가에 관해 잘 몰랐다는 점. 네 명의 주인공들의 전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 구성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고 계속되는 삶 속에서 그날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잊어 가는지를 보며 슬픔과 회한의 감정이 깊게 밀려 들었다.

겪은 사건의 크기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크면 더 이상 입 밖에 내는 일 조차, 관련된 사람을 보는 일 조차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진실. 살육의 현장 한가운데 에서도 아이들을 살리려고 자신을 희생했던 타인들이 있었으며 살아남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부서진 파편같은 기억에 의지해) 잊지 않고 그들을 찾아 나서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동유럽, 독일, 오스트라에서 일어난 참상은 비교적 알려졌지만 그리스 테살로니키 에서도 당시 거주하던 50,000명 의 유대인 중 46,000명이 절멸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가상의 픽션이지만 주인공 세 아이- 니코, 파니, 세바스티안 과 나치 장교 우도 그라프- 네 사람이 어딘가에 실존 했었다고 간곡히 믿게 되는 마음을 갖고 마지막 장을 덮었다.

누구보다 강인하고 용감했고 동시에 약하고 슬픈 평생의 시간을 보낸 세 아이에게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고 싶었다. 나치가 손목에 새긴 수용소 번호 문신을 내보일 수 없어 더위에도 평생 긴팔 옷을 입고 살았던 이들, 비극이 끝나고 자유가 찾아 왔어도 더 큰 상처로 삶어 괘도로 돌아가지 못했던 사람들을 기억하는 작품으로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작가 미치 앨봄; 이름이 낯익었는데 #모리와함께한화요일 그 작가님 이었다니!! 오랜만에 몰입하고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willbooks 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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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ittleliar
#mitchal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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