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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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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나뭇잎에서숨결을본다
#우종영나무의사
#흐름출판
내가 선택했다면 집어 들지 않았을 장르의 책이라 더 감사히 읽어보게 된 #나는나뭇잎에서숨결을본다
특히 생태, 식물분야에 문외한이라 이번 #흐름출판 서평단으로 받아본 '우 종영 나무의사' 님 책은 나의 선입견을 깨는 남다른 구석이 있었다. 바로 생태와 언어의 결합을 통한 확장성을 보여 주신 것. 언어 전공자의 입장에서 추상적이기만 했던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주제가 단어의 정의를 통해 구체화 되어 흡수되는 독서 경험이었다.
"사전에 생태단어가 하나 추가되면 이 세계에 생물 한 종이 추가된 것과도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름을 불러줄 때 그 존재는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그 존재의 ‘숨결’을 느낄 때 그것에 깊이 마음을 쓰고 보듬게 된다. 자연이 우리 곁에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오늘 기후위기의 속도를 늦출 작은 실천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소개글과 함께 하루 두 챕터씩 완독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무와 식물이 전하는 메세지 그리고 자연을 아낀다는 것이 단지 나를 절제하고 자연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 인지 안으로 자연이 들어 오게끔 언어와 감각을 통해 문을 열어 주는 행위라는 점을 느꼈다. 무엇보다 작가님 특유의 조근조근하고 따뜻한 문장들에서 기대하지 않은(!) 위로를 얻었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뜻한다”고 하였는데 마땅히 대응하는 어휘가 없으면 그것에 대한 어떤 관념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p. 85
"언어가 풍부해야 생태계도 살아납니다. 언어는 단순한 소리의 조합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언어의 풍부함은 단순히 어휘의 다양성을 넘어서, 우리가 거주하는 생태계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중략) 언어가 사라지면 그 언어가 담고 있던 자연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사라질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사라집니다.” -pp. 88~89
"나무의 본성은 이외에도 수없이 많지만, 한마디로 정리하면 빛을 갈무리하여 볕을 선사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p. 219
특히, 킬릭(kilig, 배 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 발트아이잠카이트(waldeinsamkeit, 숲속에 혼자 남겨진 기분), 만가타(mangata, 물결 위에 길처럼 뜬 달), 코모레비(木漏れ日, 나뭇잎 사이로 스미며 내리는 햇살-영화 'perfect days' 에도 나오는 단어), 무르마(murr-ma, 물속에서 발가락으로 무언가를 더듬어 찾는 행동) 같은 단어들을 알게되어 더욱 즐거운 읽기 였다.
우 종영 나무의사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 봐야 겠다는! 삽화마저 사랑스러운 신간 먼저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흐름출판 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