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며 느낀 점 세가지.첫번째, 책을 좋아해서 서점까지 열게된 사람'군' 특유의 '쪼'가 없었다. 본인의 결에 맞는 큐레이션을 하되 "우리 ~합시다 혹은, 우리 책방은~합니다" 가 아니라 "이래서 이랬고, 이렇게 흘렀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라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랄까. 지역에서 태어나 쭉 살아오면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안정감과 (정신적) 여유로움이 읽혀 좋았다.두번째, 서점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대단히 훌륭한 일을 사명감을 갖고 이어나간다는 '부심' 이 없는 점.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고 손님을 세심히 관찰하지만 오지랖 부리지 않으며 들고 나는 예술가들이 그저 신이나 '판'을 벌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자신은 앞에 나서지 않는 성정을 지닌 다지리 상. 예전에 <키키 키린의 말> 을 읽으며 "좀 뒤로 물러서는 자세에 인간의 요염함이 있다" 는 문장에 밑줄을 쳐 두었는데 딱 그말 행동으로 나타나는 사람을 만나 기뻤다.세번째, 구마모토 대지진. 말로 이야기 하기까지도 꽤 시간이 걸릴 만큼 큰 재해를 겪은 사람 특유의 침잠과 공감이 있는 묵직한 문장들을 연이어 읽으면서 견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위로한다는 행위가 과연 가능한 것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서점도 지진을 겪고 다시 열기까지 쉽지 않았음에도 이웃들은 책을 사기위해 다이다이 서점에 왔고 비일상의 상황이 일상을 완전이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도록 서로 위로하고 애쓴다. 책 한권이 거의 다 밑줄이라 특정 내용을 특별히 옮겨 적지는 않고 메모를 사진으로 남겨본다. 내면이 무너져 내리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이 힘겨울 때- 다시 이 책 어딘가를 펼쳐 들고 '내 힘' 을 '내가 채운 뒤' 유유히 하루를 살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언젠간 나도 구마마토 작은 서점에 가서 다지리상 앞에 이 책을 내밀며 "책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책으로 추천해 주십시요!" 할 바로 그 순간(!)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