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 언제나 꺼내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영화 한 그릇
오토나쿨.박지완 지음 / 유선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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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쿠킹. 영화와 음식. 영화와 맛.

영화속에 등장하는 가령, <카모메 식당> 시나몬 롤 이나 <올드 보이> 군만두, <바닷마을 다이어리> 오뎅 카레 등등 도 있겠지만- 영화를 같이 본 일행과 먹었던 음식이나 영화 후 즐긴 혼술 안주도 시네마 쿠킹 다이어리 속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영화를 떠올리면 그 영화를 봤던 계절, 공기, 날씨, 온도가 기억나고 거기에 맞는 무언가를 늘 먹었다.

"집 앞 작은 공터에는 잡초가 무성해 바람이 불면 작은 파도 소리를 내고, 그분을 따르는 길고양이들은 주변에 모여 자기들끼리 누워 논다. 묘지 바로 옆 묘지기 집에서 보낸 더운 습기가 가득하고 모기에 종아리가 뜯기면서 냉소면을 먹은 두 번 다시 겪지 못한 일본의 밤이었다."

- p. 25, <걸어도 걸어도>, 일본식 냉소면

"언뜻 평범하지만 이상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동시에 어린아이조차 아무에게도 말하히 않는 혼자만의 생활이 있는 것. 그래서 함부로 간섭하거나 방해하지 않고 지켜봐주는 것에 대한 영화다.

-p. 60, <녹차의 맛>, 연두부 낫토

"일생을 싫어한다고 믿었던 사람의 점점 약해져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렇게 명치 어딘가가 뚫린 기분이 들면서 한숨짓게 한다니.

이래서 나에게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

-p. 193, <콘클라베>, 돼지국밥

"실은,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다양한 것들 중에 내 마음에 들어오는 것은 너무 적고 그것마저 일시적인 때가 더 많다. 적당히 좋아하면 적당히 머물다 사라져버린다. 내가 붙들고 있던 마음들이 모여 인생이 되기 마련이다. 살 수도, 훔칠 수도 없는."

-p. 136, <리플리>, 프리타타.

잡고 나서 한달음에 완독한 책의 밑줄을 다시 톱아본다. 행간 사이에 작가님들의 마음이 보이고 거기에 보탠 읽었을 당시 내 느낌도 다시금 되짚게 된다.

좋은 책이란 좋은 영화란 좋은 취향이란 뭘까? 읽는 내내 질문과 대답과 먹고 싶은 음식이 주변을 떠나지 않던 멋진 독서였다. 오토나쿨 작가님 전작도 이미 읽었는데 특유의 '쪼'가 있고 그 쪼가 참 와 닿는다. 기획도 문장도 참신해서 또 다른 테마로 음식과 연관해 두 분이 써 주셔도 기꺼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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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미술실 - 언어도 국적도 묻지 않는 우리들의 작은 교실
아이보리얀 신경아 지음 / 차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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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의가 아닌 부모, 국가, 전쟁, 차별등 여러가지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 한국에 건너와 안산에 살고 있다. 언어와 문화를 익히느라 공부가 아닌 생존이 우선 순위인 삶을 살아내고 있는 학교 현장에 부임한 미술 교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언어도 통하지 않고 부모의 조력을 기대할 수도 없으며 예산도 충분하지 않은- 어느것 하나 교사를 돕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교감 선생님, 동료 교사, 주무관님 무엇보다 마음을 열어준 학생들이 선생님 편이었다. 간간히 나온 작가의 가족사와 그림 전공을 하고 화가가 되기 위한 분투도 한 몫 했으리라. 어려움을 제대로 마주했던 사람의 내면은 강하다.

"경계에 선 아이들은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이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 (p. 250)

경계에 서 본 어른들도 여러번 이별을 겪었을 것이다. 그 이별을 그림과 글로 담고 자신의 이야기로 남기는 작업이야 말로 예술이 추구하는 본질이 아닐까. 두고온 가족과 친구, 마지막으로 나눈 식사, 같이 봤던 동네 풍경. 아프게만 간직할 일이 아니라 같이 보고 공감하며 나눌 수만 있어도 사는 일이 훨씬 수월해 질텐데 싶었다.

"우리가 누려온 많은 조건은 그저 주어진 선물에 가까웠다. 나는 사회적 기여란, 교육이 더 이상 위를 보며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가장 낮은 곳으로 방향을 틀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p. 246)

'낮은 곳으로 흐른다' 라는 문장을 오래오래 곱씹어 보았다. 높은 곳으로 더 높이 오르려고만 할 때 주위와 타인은 그저 올라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인다는 것. 책을 읽고나서 여러 생각과 장면이 겹쳐 글마저 두서가 없지만 현장에서 부딪히고 깎여 나가며 꾹꾹 눌러쓰신 말들은 소중했다.

귀한 책 쓰고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면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자녀가 없어도, 예술에 관심이 없으셔도 일독을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이 책은 '예술 교육' 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의 기록' 을 이야기 하는 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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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미술실 - 언어도 국적도 묻지 않는 우리들의 작은 교실
아이보리얀 신경아 지음 / 차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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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펀딩때 부터 꼭 읽고 싶던 이야기 였습니다. 표지 서수연 작가님 일러스트 까지 사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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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의 맛 - 피아노 조율사의 우리 국수 탐방기 피아노 조율사의 탐방기
조영권 지음, 이윤희 그림 / 린틴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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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조율사의 우리 국수 탐방기> 라는 부제가 붙은 조 영권 작가님 신작. 중국집, 경양식에 이은 국수. 가벼운 주머니와 혼밥이라도 기꺼이 갈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식당들을 정감있게 소개해 주시는- 믿고 읽는 퍄노 조율사님. 첫 책을 내시기 이전부터 블로그 애독자 였고 꾸준히 기록을 이어 나가시는 모습에서 나태한 일상을 돌아보는 자극을 받곤한다.

조율사님 글은 비교를 통해 상대 혹은 업장을 낮춰서 나를 높이거나 내가 이런데 까지 가본 사람이다~ 라는 허세로 읽는 사람의 기를 죽이거나 너는 이것도 모르냐 라고 면박을 주지 않아서 좋아한다. 중심에 나의 일(피아노 조율)이 있고 내가 느낀 감정, 주어진 한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늘 있다.

사실 식사 메뉴로 국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책을 다 읽고 가고픈 가게 몇 곳을 체크해 두었다. 소박하지만 배고픈 손님의 식사를 챙긴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국수를 삶고 다시를 내리고 만두를 빚는 곳들이다. 아마 조율만 해야 한다고 하면 가기 귀찮을 수도 있는 먼 출장길도 '일 끝나고 여길 들러서 한끼 해야지!' 생각하면 조금더 기꺼워 질 것 같다. 그렇게 체크해 둔 식당들.

(1) 가산동 돼지분식;
수제비 4,000원 이라는 가격도 놀라운데 심지어 서울이고 만두도 있다.

(2) 석수역 가락국수;
지금은 몇 대 남지 않은 스낵카 업장. 영동 스낵카 폐업 했다는 것을 이번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여기도 없어지기 전에 가봐야 겠슴.

(3) 아산 길조식당 호박국수;
온천 마치고 호박국수 한 그릇 먹고 나오면 딱 일것 같다. 최근에 박 지이 작가 에세이를 읽다 보니 아산 온천 이야기가 나와서 온천 가고 싶었는데! 딱 좋은 코스. 호박과 소면의 조화가 좋다시니 더 궁금.

(4) 광장시장 수정분식;
시내 갈 때마다 광장시장 갈 곳없어 어딜 가보지 했는데 딱 찝어 주심. 일단 만두가 맛나 보였고 직접 밀어 주시는 손 칼국수는 못 잃지. 가까우니 더 좋고.

좋아하는 것을 설득하지 않고 건네기가 힘든 세상. 조율사님의 배려 있는 문체와 세월을 지나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소회가 가득한 따뜻한 책이었다. 부디 건강하셔서 또 다른 이야기를 내 주시길. 그리고 이 윤희 작가님의 그림도 글과 잘 붙어서 시너지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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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타이완 여행기 -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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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타이완여행기
#양솽쯔 장편소설 #김이삭 옮김
#마티스블루 #서평단

최근 스레드에 <Taiwan Travelogue> 라는 책이 종종 올라왔다. 관심이 가던 차에 #1938타이완여행기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국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고 알고리즘의 도움인지 서평단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이리하여 이 책을 완독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사실 그간 대만 여행이나 대만 역사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대만이 우리보다 먼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식민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우리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영상을 보게 되어 '대만에게 일본이란?' 질문이 생겼다. 대만으로 여행 다녀오신 지인들도 "중국+일본" 분위기 라는 후기를 남기시기도 해서 관심 up.

식민시기가 근대의 시작과 겹치기에 주목했는데 우리의 경우 일제 강점기와 겹치는 시기라 흔적을 지우는데 주력해 왔다. 대만은 좀 다른것 같았다. 가감없이 보존하고 내보이는 쪽이랄까. 물론 식민 통치 전략이나 상황이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시기에 작중 일본 작가 '아오야마 치즈코' 가 타이완 여행기를 의뢰 받고 집필을 위해 타이완에 단기거주 하러 오게된다. 집필과 강연 활동을 돕고 통역을 위해 현지인(내지인) 샤오첸 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둘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다-가 표면적 줄거리.

아오야마 치즈코 상은 성공한 작가이며 식탐이 엄청난 인물. 마치 다 먹어치울꺼야! 라는 자세로 미지의 미식구역 이었더 타이완을 탐색한다. 샤오첸은 선생님 출신으로 식재료, 관습, 언어에 해박한 통역자로 요리실력도 출충해 치즈코 상에게 꼭 필요한 안내자이다.

여기까지 보면 읽으면서 야식이 땡기는 미식을 주제로한 소설 같지만 요소요소에 방심할 수 없는 포인트를 찔러 넣은 작가의 문장들이 대단했다. 점령지에 마치 일본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라이프 스타일, 능력이 뛰어나도 내지인/외지인의 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문장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마치 사실을 그대로 옮긴듯 논픽션처럼 기술했지만 철저히 픽션이고 두 인물도 작가가 설정한 구상의 일부라는 점이 놀라웠다. 그 시절 대만의 모습, 그 안에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 음식, 자연, 타인을 대하는 환대를 따라가다 보면 꼭 한번 대만에 방문하고 싶어지는 독서 경험이었다.

좋은 책 내주신 #마티스블루 출판사 와 깔끔한 번역으로 읽는 재미를 배가 시켜주신 #김이삭번역가 에게 감사 드립니다! 저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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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소설
#여성서사
#역사소설
#전미도서상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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