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역된 책은 읽기 전에 판권 등록 페이지에서 출간년도(원본)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뭐랄까...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전생 vs 현생 만큼의 간극이 느껴지는 글 이랄까. 2020년 이전의 글들은 아무리 암울해도 희망차게 읽히고 그 후는 글이 밝아도 닥쳐올 고립과 그 후 경기하락, 물가상승 이런 것들이 이미 머릿속에 입력되어 무겁게 읽힌다.그런 와중에 서평단으로 이 책을 받았고 사실 잊고 있다가 서평단 마감 날짜 알람을 보고 부랴부랴 펴봤다. 대충 읽고 써야한다는 찔림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다. 스스로 돌려까는 글과 유머는 수위 조절을 못하면 자기비하로 들리거나 찌질하게 보이기 쉬운데 저자 조나 선은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해 내고 글에 그리움과 페이소스를 섞는다. 아마 이건 그의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시아계 부모님을 둔 작가였다. 식당에서 주인이나 매니저와 꼭 아는척을 해야 하는 점, 형제간의 비교하는 문장, 계란 삶는 시간과 송화단(천년계란) 언급 대목에서는 진짜 우리 부모님 보는 것 같았다.쉬어도 쉬는 법을 모르고 일을 통해 쉼이라 생각했던 부분에서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바쁘게 산다고 문제가 해결되냐" 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속 류 준열 배우의 대사처럼 근본적인 해결대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룬 내가 지금의 문제들을 만든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필력이 너무너무 좋아서 흡입력이 있다. 에세이로 잘 쓰기 쉽지 않은데 읽으면서 많은 공감 & 웃음을 이끌어 낸 멋진 책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