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야. 나 좀 데려가라"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해원은 스르르 눈꺼풀이 감기는 걸애써 참았다. 더는 힘들구나, 이대로 바닥에 누워버릴까 중얼거릴 무렵 보영의 모습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다. - P371
H에게-책을 읽어서 고통이 사라진다면, 진짜 고통이 아닙니다. 책으로 위안을 주겠다는 건인생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입니다. -샤를 단치 - P400
명여 이모에게- 얼굴 보지 못하고 떠나요. 이모가 미워서 가는 거 아니야. 내가내 바닥을 여러 사람한테 들킬 것 같아서 그래요. 내가 사랑하게 된남자한테도, 책방 사람들한테도, 그리고 이모한테도 지난 며칠 동안 알게 된 일들 다 잊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겠죠. 아직도 모자란 점많은 내 모습을 후회하기 전에 지금은 그냥 숨어야겠다는 생각뿐이지만, 이 마음이 가라앉고 나면 또 마주할 수 있을 거야. - P399
"웃었으면 좋겠어. 너 웃는 얼굴 보고 싶어서 온건데." 마침내 은섭은 낮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웃으라면 웃을게. 그럼 너는, 내가 웃으면 넌 어떡할건데." "너에게 마지막 키스를 해줄게." 그는 혼란스러운 듯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해원의입가에 따스한 웃음이 스쳤다. "백 년쯤 뒤에, 그때 마지막 키스를 해줄게. 그때까진 내내같이 있자."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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