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쪽 세계에서 멜론을 팔고, 저 녀석은 그쪽 세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어느 세계에 있든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고,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지. 그리고 우리는 이 거리에서 종종 마주친단다. 또 다른 나를 만난 적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가장 자주 마주치는 건 우리 둘이었지. 세상의 틈새로 가끔 끼어드는 불가의한 우연 같은 일이지." - P51
"하지만 이제는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나는 이렇게 매일 아침 수레를 끌고 시장에 나오는 일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일도 좋아하거든. 집에도 오래된 바이올린이 하나 있단다. 가끔은 내가 상인이 되는 대신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면 어떨까 상상하곤 했지."
"글쎄, 나도 형편없는 연주자가 되는 대신 물건을 팔았다면 지금쯤 어땠을까 싶었지."
그렇게 말하고 두 남자는 똑같은 목소리로 키득거렸다. 그들은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