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 추는 남자 (벚꽃에디션) -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허태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플라멩코는 '에스파냐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 예로부터 전하여 오는 민요와 무용. 기타로 반주함.라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남훈은 67살이다. 직업은 굴착기 기사고 부인과 중학교 교사 딸이 있다. 그는 어느날, 자신이 청년 때 쓴 청년일지를 보게 된다.


1995년 12월 14일.

어제, 나는 죽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 나는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며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만 세상을 대할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p.20)


 그의 청년일지는 그가 술로 죽을뻔하다가 살은 일을 겪고서부터 쓴 글이었다. 이 글을 보고 남훈씨는 정말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살길 노력한다. 



과제1. 남보다 먼저 화내지 않기

"아무래도......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할 모양이구먼." 

지우개를 놓고 남훈 씨는 입맛을 쩝쩝 다셨다.(P.38)


과제2. 청결하고 근사한 노인 되기. 낡은 속옷은 몽땅 버릴 것. 멋지고 깔끔한 새것으로 구입한다. 그다음 백화점에서 명품 정장을 살 것!

"할아버지, 그거 비싸요."(P.42)


과제3. 외국어 배우고 해외여행 하기.

"오늘 이곳에 오신 여러분은 탁월한 선택을 하신 겁니다." 강사가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페인어는 그 사용자 수가 2위에 달해요. 3위인 영어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언어죠.(P.56)"


과제4. 건강한 체력 기르기.

"그래, 춤을 배우는 거다! 바로 플라맹코를!(P.62)"

 

과제5. 죽은 다음 어디에 묻힐지 결정해둘 것.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벽제의 화장실이었다.(P.88)


과제6. 자선전 쓰기.

"딸아, 네가 이 글을 읽을 때쯤......."

어렵게 쓴 문장은 남훈 씨는 벅벅 지웠다.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다정한 아비였단 말이냐? 뻔뻔하긴.(P.91)'


과제7. 보연을 만나 사과하기

아시죠? 스페인어는 '주어-동사-목적어' 순으로 말합니다. '내가 그동안 이러저라한 사정이 있어 오늘에야 너를 찾았네. 미안하다.' 이게 아니라, '내가 미안하다. 오늘에야 너를 찾아서.' 그렇게 말해야 하는 거예요."



 난 이 책이 참 좋았다.


 첫번째는 남훈씨가 과제(??)를 이루기 위해 하나 하나 노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선생님이 내주셔서 억지로 하는 과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원해서 만든 과제니까... 그게 참 멋진 것이다. 그게 자유로운게 아닐까, 난 생각해본다.


 두번째는 남훈씨가 '진짜 가족'을 만나가는 면이 좋았다.

지금 남훈씨의 결혼 생활은 두 번째 결혼 생활이다. 그는(부인 또한) 이미 한 번 결혼했었다. 그러다가 이혼을 하고 또 다른 부인을 만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두번째 가족은 평화로웠다. 선아라는 딸도 낳았다.

 하지만 남훈씨는 청년일지를 보고, 기억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혼하기 전 부인과 낳은 보연이라는 딸이었다. 그는 아이는 부인이 돌보는 거지, 하고 보연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고는 잊고 지냈었다. 그러다가 남훈씨는 뒤늦게 여러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잘못됨을 깨달았다. 자신은 괜찮겠지만 보연이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다행이도 그렇게 많이 늦은 것은 아니었다. 마침내 보연을 만난다.


 남훈씨는 마침내 스페인 여행을 간다. 원래는 부인과 갈려고 했지만 보연이하고 간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플라멩코를 춘다. 난 그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정말 멋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행복했을 것이다.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었으니까!!


 남훈씨의 끈질긴 노력을 생각하며 나도 코로나가 끝나면 해외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나는 코로나가 끝나면 엄마 아빠와 몽골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

"영감님 실력이 대단하군요."
그자리에서 통장으로 일당을 쏴 주고는 작업반장이 말했다.
"명함 한 장 주세요. 다음 공사 떄도 연락드릴게."
"그러시오." 남훈 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은퇴한 노동자니까, 땜빵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 P107

"아빠가...... 공부한 거야. 너 알려주려고."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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