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끌리다 - 나를 위한 특별한 명화 감상
이윤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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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이나 조각 보다 고전 명화를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 책을 받았다. <그림에 끌리다>는 제목부터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표지는 눈에 확 띄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이다. 얼마나 많은 명화가 들어 있을지, 그 명화에 담긴 이야기는 어떤 것들일지 설렘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저자가 끌렸던 그림을 "1부 잊지 않을게 / 2부 자유로워질게 / 3부 조금 더 특별한 나 / 4부 괜찮아" 로 나뉘어 소개하고 있다. 위로받은 그림, 격려 받은 그림, 도전받은 그림 등 다양한 그림들이 저자의 에세이와 함께 나열되어 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저자의 에세이가 화가와 명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설명하는 그림이 다음 페이지에 나와서 앞뒤로 페이지를 오가며 읽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과 그 그림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처음 보는 내 스타일의 그림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우울한 어느 날 나도 저자처럼 이 책을 펼치고 끌리는 그림으로부터 위로받아야겠다. 

ps 1) 피리 부는 소년의 얼굴 모델이 여성이라니~!!
ps 2) 생일을 맞이한 연인에게 사랑의 그림을 선물한 샤갈, 달달하고 행복한 그림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샤갈 전을 통해 그의 달달한 작품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ps 3) 남성을 그리는 여성화가라는 이유로 강간 당하고도 비난받은 젠틸레스키, 그림으로 사이다 같은 복수를 했다.
ps 4)  벗은 여성이 말을 타고 있는 그림인 고다이바 초콜릿 마크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ps 5)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을 늘 고대하였던 이중섭은 가족을 그리워하며 걸작을 남기고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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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어 좋은 일투성이
설레다(최민정)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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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다 작가님의 신작, 버텨내어 좋은 일 투성이를 읽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님이라 오다가다 작가님의 책도, 그림도 많이 봤지만 슬쩍 훑어봤을 때는 좋은지 몰라서 한번도 읽지 않았다. 이번에도 못 읽을 뻔 하다가 이웃님의 강력 추천으로 읽었는데 어찌나 좋던지, 읽어내어 좋은 일이 되었다. 


<버텨내어 좋은 일 투성이>는 작가가 10년 동안 그림 그리고 글 쓰고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서 쓰게 된 책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지금은 일이 많아서 바쁘게 산다. 그래도 일이 없던 시기가 있어서 지금이 즐겁단다. 놀고먹는 삶이 아닌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는 삶,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경제적 궁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고대해 왔고 그런 삶을 살게 되어 감사하다는 저자를 보니 신랑이 생각나 참 부러웠다. 원하는 일을 하며 돈 벌고 산다는 건 "버텨내어 받은 보상"인 것이다. 

최근 개인적으로 버텨내야 할 일이 생겼는데 회피하고 싶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하고 무기력 해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작가가 자신의 하루를 온 힘 다해 마음을 쓰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보니 나도 내 삶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달갑지 않은 현실이고 100% 만족하지 않지만 내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면 내게도 버텨내어 좋은 일이 찾아오겠지!

느슨해지고 외면하고 싶은 나에게 하루를 잘 살아갈 에너지를 주는 책,
그래서 참 좋았던 책,
짧은 글과 대충 그린 듯한 그림에서 작가의 진심과 내공이 느껴져 
잔잔한 위로가 되는 책,

나도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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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사계절 1318 문고 113
모리 에토 지음, 고향옥 옮김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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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반전과 감동이 가득해 한 번 보고 내가 본 최고 애니메이션이 된 "컬러풀"이 책으로 나왔다. 실은, 책이 원작이고 나중에 애니메이션이 나왔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늦게 들어온 것이다. 


원작을 읽고 후회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원작이 있는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본 뒤 책으로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컬러풀> 원작이 번역되어 출간되어 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맛보고자 읽게 되었다. 

소설 <컬러풀>은 죽은 영혼이 재도전의 기회에 추첨에 당첨되어 '고바야시 마코토'라는 자살한 소년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주 큰 죄를 지어 다시 태어날 수 없는데 운 좋게 당첨되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인간계에서 수행을 쌓아야 하는 죽은 영혼은 모든 것이 새롭다. 마코토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마코토가 자살한 이유와 그 내막을 알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죽은 영혼은 성장해 간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결말을 알고 읽었기에 눈이 번뜩이는 놀라움은 없었지만 각 캐릭터의 속마음을 세세하게 알 수 있었고 글이 주는 여운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이 "자살 방지" 캠페인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책은 방황하는 삶의 한 시점에서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찾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세상이 너무나도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헤맨다.

어느 것이 진짜 색깔인지 몰라서.

어느 것이 자신의 색깔인지 몰라서.


내 마음대로 안된다고 세상을 회색 빛으로 칠하지 말자.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한 색이 내 속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초조해하지 말자.
아직 내 가능성은 펼쳐지지 않았으니까.

컬러풀한 세상에서 컬러풀하게 살아가라고
응원과 격려와 도전의식을 팍팍 불어넣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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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병자호란 - 하 - 격변하는 동아시아, 길 잃은 조선 만화 병자호란
정재홍 지음, 한명기 원작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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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역사서를 읽었다. 어릴 때는 국사를 참 좋아했는데 침략 당하고 노략질 당한 역사가 답답해서 한동안 멀리하다 남한산성으로 익숙한 병자호란 이야기인데다가 만화책이라길래 신청했다. 병자호란은 상하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편을 먼저 읽었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병자호란 하편은 정묘호란 이후 명이 쇠퇴하고 후금이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정묘호란으로 후금은 조선과 동맹을 맺지만 이를 위반하고 조선을 침입해 약탈을 일삼으며 압박해 왔다. 명-청의 변화 속에서 조선은 기민하고 전략적인 외교를 해야 했으나, 청나라를 치고 명과의 의리를 지키자는 척화파와 청과 협상하여 나라를 지키자는 주화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청의 화만 돋우었다. 결국 청은 군사를 거느리고 돌격해 오는데, 전쟁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사리사욕만 채우던 조선은 철두철미하게 준비한 청군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병자호란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성들은 참혹하게 피살되거나 포로로 잡혀가고, 신하들은 청군에게 무릎 꿇을 수 없다고 자결하고 여인들은 정절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죽임 당했다. 그런데도 인조는 사과문만 발표하고 묵은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신하들 눈치 보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에 급급했다. 그는 심지어 청에 끌려갔다 돌아온 맏아들 소현세자를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인물로 의심했고 소현세자를 병들어 죽게 했다. 



병자호란이 끝나고 많은 여인들이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이혼당하고 버림받았다. 나라가 힘이 없어 잡혀갔는데 살아 돌아온 것이 죄라니 철저하게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이었다. 포로로 잡혀갔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어렵게 조선으로 돌아왔으나 청의 요구로 인해 관군은 그들을 잡아 돌려보냈다. 병자호란으로 인해 발생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나라가 피폐해졌지만 완고한 조선 조정은 꿈쩍하지 않았다. 청나라의 강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두려워만 하여 청에 들어온 신문물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 이것은 이후에도 계속되어 군사력을 보강시켜 줄 서양의 과학기술을 알아채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발전이 늦어지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싸움에 사이에 껴서 등터진 새우와 같은 전쟁을 해왔다. 지금도 주변국의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터인데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를 역지사지의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하게 되길 바라본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병자호란 속 모습과 병자호란이 지나간 자리 
그리고 다가올 전쟁에 대한 대비까지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글로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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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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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업무로 지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주말을 기다릴 것이다.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또 뒹굴하는 토요일의 일정은 상상만 해도 달콤하다. 이러한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는 주인공 고와다는 "게으름뱅이"라고 불린다. 


'왜? 어째서? 주중에 열심히 일했으면 주말엔 좀 빈둥거려도 되지 않아?'
나와 같은 생각으로 당당하게 게으름 피우는 고와다에게 어느 순간 감정 이입이 되어 모험 속으로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집에서 토요일의 여유를 혼자 만끽하고 싶은 방돌이 고와다,
주말마다 너구리 가면과 망토를 쓰고 나타나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의의 사도 폼포코 가면,
정리 정돈에 일가견이 있고 탐정 사무소의 조수이지만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길치 다마가와,
일거리는 잘 가져오지만 수사는 흐름에 맡기는 자칭 세상에서 제일 게으른 탐정,
고와다를 집 밖으로 빼내어 같이 놀기를 좋아하며 주말을 충실하게 보내는 온다 선배와 모모키 커플,
온다 선배와 고와다의 상사인 것 외에는 밝혀진 것이 없는 미스테리한 고토 소장
폼포코 가면을 잡으려고 안달 난 알파카를 닮은 5대 등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각양 각색의 색깔을 내뿜는 이들 중 누가 진정한 게으름뱅이일까? 
부지런을 떠는 사람들 중에는 게으르고 싶은 욕망이 없을까? 
그들은 어떻게 모험에 빠지게 되는 걸까?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은 교토의 기온 축제 중 하나이 요이야마 때 시작된다. 즉, 교토를 빠삭하게 알고 있거나 요이야마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더욱 재밌게 모험에 동참할 수 있다. 나는 아무런 지식이 없어서 요이야마에 대해 찾아봤는데 어마어마한 인파에 길을 잃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신없지만 끊이지 않는 공연과 음식,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요이야마의 풍경이었다. 그래서일까? 축제와 상관없이 집에서 늘어지려던 고와다는 온다 선배의 요청으로 국수 먹는 모임에 참여했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폼포코 가면은 갑자기 자신을 잡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쫓기며, 조수 다마가와는 길을 찾지 못해 내내 헤매고 온다선배와 모모키는 고와다를 잃어버리고, 고토 소장은 매우 피곤해 하며 5대는 폼포코 가면에게 무릎을 꿇는다. 

이 모험은 과연 끝이 날까?

책으로 확인하시길 바란다.


"저는 인간이기에 앞서 게으름뱅이입니다."


게으름에 능숙한 사람을 동경하여 이 소설을 썼다는 작가는 게으른 주인공 고와다를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게으르고 싶은 본능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자신의 임무도 충실히 하고 어긋나 버린 흐름까지 바로잡는 지혜도 있는 남자, 주말에 좀 게으르면 어떤가- 그는 평소에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인걸! 그의 게으름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같이 긴장이 풀려 같이 휴식하게 된다.

게으르고 싶은 욕망과 싸우고 있는 모든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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