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김해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몇 번의 만남이 있었고 사랑도 했다. 그 모든 사랑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삶의 활력소였던 사랑이 처참하게 끝나고 아직까지 발목을 잡는 부분이 있어서, 이제 그 상처만 남은 사랑은 떨쳐버리고 예쁜 사랑만 하고 싶어서 <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를 읽게 되었다. 


어떤 것이 잘못된 사랑인지 알려주고 이제는 그런 사랑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책인 줄 알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 책에는 김해찬 작가가 직접 겪은 만남, 사랑, 이별, 아픔이 담겨 있다. 때론 충고를 하기도 하고 팁을 주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가 배운 사랑을 보고 읽으며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다. 에세이는 그런 거였는데, 혼자 연애 이론 책인 줄로 착각하다니!


"희미하게 저 멀리에 이별이 있다고 해도 그 순간들은 모두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그 빛나던 순간에 너와 내가 있다."

유치한 이 문장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유치해서 좋은 게 사랑인가 보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 쓰고, 발을 동동 굴리고 기다리고 환한 미소가 지어지는 그 모든 순간이 찬란하게 빛났다. '그때 그랬지'라며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아쉬워만 하지 말고 매일 찬란하게 빛나도록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지!


"너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람 옆에서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애초에 너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 옆에 머물기를."

내가 사랑을 잘못할 때 나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고 연락하는 그 사람만 바라보았다. 그가 주는 상처에서 벗어날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반짝이는 시간을 허비했다. 다행히 지금은 나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을 평생의 동반자로 만나 백년해로를 소망하며 잘 지내고 있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가시밭길을 걷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저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사랑받으라고.


"진짜 사랑은 더욱 더 나다워지는 것에 가깝다. 그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의 내 모습에 더 만족하게 되는것.

그 사람과 있으면 나다워지는 내가 참 좋아 그 사람의 옆에 머무르고 싶은 것이다."

결혼하고 나서 더 편해지고 더 밝아졌다. 나도 몰랐던 나의 본 모습이 종종 신랑 앞에서 드러나는데 신랑이 그걸 좋게 봐준다. 그래서 자꾸만 나다워진다. '척'하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와 함께하는 그 순간의 내가 참 좋았던 거다. 계속 그의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맹목적인 사랑, 상처뿐인 사랑,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 다시금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사랑을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된다. 같이 걸어가는 삶, 함께 나누는 사랑, 마주 보고 행복한 시간을 꿈꾸고 행해야지. 

이 책은 뜨겁게 사랑하던 순간, 이별을 받아들이고 상대를 떠나보내는 순간 그리고 하루를 버티는 우리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사랑하고 이별했어도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오늘과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야 한다. 작가는 잘 사랑하고 잘 이별하고 잘 지내도록 토닥인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격려해 준 경험이 담겨있어 나의 오늘도 위로받는다. 

개인적으로 잘못된 사랑의 경험 보다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는 글, 하루를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chapter3이 제일 좋았다. 작고 사소해서 사랑했다는 그는 나에게 "작고 사소하더라도 오늘을 빛나게 사랑하고 살아가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외로움으로 밤을 채운다며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작가의 끝맺음은
외로운 밤을 외롭지 않게 마음을 채워준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구나,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안도감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해를 쓰는 40가지 방법 - 색칠하며 그려보는 세상의 아름다운 글자들
라나 휴즈 지음, 정아림 옮김 / 한빛라이프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해"라는 말은 사랑하는 모든 연인이 사랑을 전할 때 쓰는 말이다. 문화와 신념, 언어마저도 초월하는 감정인 사랑을 다양한 언어로 배우고 표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도전하지 않을까?



작가는 사랑한다는 말을 40개의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보았다. 다 똑같은 의미를 가졌는데 각 나라의 분위기를 닮아 개성이 넘친다. 꼭 글자가 춤을 추는 것 같다.


글자이지만 그림 같은 레터링은 볼수록 신기하고 캘리그래피와 다르게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눈에 확 들어오면서도 미적 감각이 더해진 글자를 그리기 위해 간단한 도구 설명과 팁이 곁들어져 있다. 한 권의 책으로 작가처럼 멋들어진 레터링 작업을 해내기는 어렵겠지만 40개 언어로 그려진 레터링을 색칠하고 따라 그려보면서 레터링을 실험하고 경험해 볼 수 있다. 덤으로 40개 언어로 사랑해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나는 표지 속 레터링, I love you를 꾸며보았다. 연습할 요량으로 같은 색으로 따라 그려보았는데 글자를 자유자재로 꾸미는 능력이 매우 부러웠다. 나는 따라 그리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작가의 예시와 다른 색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한다면 같은 듯 다른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도 있을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주노초파람보
노엘라 지음 / 시루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블리스(Byblis)라는 여자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비블리스는 아폴론의 아들 밀레토스와 강의 신의 딸인 키아니에의 딸입니다. 그녀는 쌍둥이 오빠 카우노스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샘이 되고 만다는 전설이 있지요. 그 전설을 모티브로 얽히고설킨 여러 명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책, <빨주노초파람보>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 소설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제목은 빨주노초파람보를 연상시키는 <빨주노초파람보>가 제목인데 서로 다른 색 7가지가 만나 무지개를 이루듯 다양한 사람의 사랑이 여러 사람의 시점으로 쓰여있습니다. 표지는 르네 마그리트의 "회귀"입니다. 배경은 밤인데 날개를 펼친 새 모양만 맑은 하늘에 구름이 가득한 낮입니다. 새 모양으로 된 창인 것 같기도 하고 낮과 밤이 동시에 존재하는 듯 혼동을 주는 이 그림은 현실과 꿈을 오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소설의 도입부는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여서 스토리의 흐름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곧 반복되는 허상의 실체를 알게 되고 끝까지 읽기 전까지 내려놓지 못했지요. 궁금하고 애틋하고 희망이자 고통인 사랑, 그 사랑이 각자의 것인 줄 알았는데 하나로 귀결되더라고요. 반전의 반전을 더하는 소설이었어요.

솔직히 전, 여 주인공 은하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남자 주인공 현재를 사랑했으면 행복하게 잘 살 것이지 왜 죽냐고, 죽을 마음을 먹었다면 혼자 갈 것이지 왜 따라 죽게 만드냐고요. 참으로 이기적이다는 생각을 했지요. 마지막에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되기 전까지는요.

이 책에 나오는 현재, 은하, 승환, 상윤, 소희는 각자 찬란한 사랑을 하지만 그 끝은 절망입니다. 이토록 아프다면 '사랑하지 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아프고 시리고 눈물 나고 현실 분간 못하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랑과
현실적인 사랑 중 어떤 사랑을 원하시나요?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신 분께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영사에서 나온  중에  읽어 보라고 추천하는 책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사피엔스>라고 대답하였다인류의 과거를 총괄하는 책인데 새로운 시선이 가득하여 흥미롭게 읽었다고 한다호기심이 발동하였지만 대충 살펴본 결과 기독교인 나의 가치관과 충돌하여 구매하지는 않고 대여해   리스트에 올려두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유발 하라리의 신간 소식을 듣게 되었고 김영사로부터 '인류 3부작완결편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가제본을 받아 읽게 되었다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의 매력 찾기가 나에게도  것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지금 여기의 문제에 주목하였다부지불식간에 기술은 발전하고 세상은 평화로워 보이며 세계화가 가속되었다하지만 전지구적인 문제지구온난화나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같은 문제에 신경  여를이 없다각자  앞에 닥친 문제가 너무 급하기 때문에.

 책은 우리의 눈앞에 당면한 문제에서 눈을 들어 시선을 넓게 보도록 돕는다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구 차원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것이 개인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나비효과가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제우리의 사고를 통제하는 거짓 뉴스세계의 흐름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1 기술적 도전2 정치적 도전3 절망과 희망, 4 진실5 회복력의  5부로 이루어진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기술이 초래할 위협과 위험을 조명한 1부이다. 기업과 정부는 기술 발전의 긍정적인 부분만 선전한다. 작가는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혁명으로 인해 인간을 해킹할 수도 있으며 수많은 직업군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을 알려준다. 이런 미래에 지금껏 세상을 유지했던 모든 정치, 경제 이념이 우리의 존재를 굳건히 해주지 못한다고 한다

평소에도 신기술(AI) 위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있었기에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기술적 위협은 도움이 되었다. '컴퓨팅 능력에 생명적 지식이 합해지면 내가 선택할 것은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에게 당면한 전지구적 문제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 5부까지는 앞으로 일어날  있는 반응, 대처 가능성, 탈진실의 분별, 인생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철학과 종교, 과학을언급한다. 관습이라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책의 결론은 나의 신앙과 다른 부분으로 도출하고 있지만 내 생각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문제 제기는 결국 나의 신앙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있으면 좋을 것이라 여겨졌기에 신선한 경험이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늙음, 혼자됨, 외로움, 고독-
신랑은 "보통 남자가 먼저 죽잖아. 그러니 여자는 친구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녀는 장성하여 떠나고 친구도 다 먼저 가버리면 그녀도 홀로 늙어가며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거기에서 오는 두려움, 알 수 없는 어두움과 불안함을 고스란히 혼자서 겪어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나의 "늙음"에 대해 그려본 적이 없다. 언젠가는 나도 할머니처럼 쭈글쭈글하고 늘어나는 살을 가진 늙은이가 될 거고 죽겠지,라는 정도만. 서른의 나이가 되어 이런 외모를 가지고 있을 줄 몰랐고 엄마가 갑자기 할머니의 외모가 되어 있을 줄 몰랐다. 그래도 아직 다행인 것은 엄마의 늙어감을 자각하고 보고 있다는 것.

그런데 책 속 할머니의 늙음은 생각지도 못한 채 갑자기 할머니에게 찾아왔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늙음도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난 그 변화와 서글픔을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모모코 씨의 머리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그 목소리의 대부분은 모모코 씨이지만 남편의 것도 있다. 그들이 열심히 모모코 씨에게 목소리를 내어주기에, 말을 걸어주기에 외롭지 않다. 다중인격 같기도 하고, 정신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그들의 대화가 퍽 재미나다. 운율 있는 시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 때의 내 모습 같아 정답다. 나만 저렇게 복잡한 생각이 오고 가는 게 아니구나. 특히 바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받으면 생각하느라 상대가 원치 않는 침묵의 시간을 보내게 되고 오해를 사는 모습이 영락없는 나였다. 

오해를 사도 모모코 씨는 힘차다. 기력이 딸려 장 보러 가기도 힘들고 예전처럼 신나게 춤을 출 수도 없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과 마음을 정돈하는 힘이 있다. 고독과 외로움의 늪에 빠지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멋들어지게 살려고 한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만 살아온 시간을 내려놓고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고 대차게 마음을 먹는다.


어떻게든 살아보는 것, 
힘을 내 보는 것,
아프지만 전진하는 것
일흔네 살 모모코 씨에게서 배운 것이다.

또,
늙음이 초라하고 아프고 버거운 것만이 아니라고,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남겨지는 일이 불쌍한 것만은 아니라고 배우게 된다.

살다가 문득 나이 듦이 안타까울 때,
늙어감을 받아들이는 것이 벅차오를 때
또 읽어야겠다.

모모코 씨의 행동이,
나의 답답함에 사이다가 되어주고
나의 슬픔에 위로가 되어주고
나의 막막함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p.s 번역가가 번역을 맛깔나게 잘했다. 외국어의 방언을 느낌을 살려 번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읽을수록 재미나게 맛을 살려 번역하셨다. 일본 소설가 두 분의 도움을 받으셨다고 한다. 여자 혼자 늙어가는 것에 대한 좋은 일본 작품을 한국어로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애정을 가지고 매끄럽게 번역해 주신 번역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