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죽음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걸작입미다. 벤뎅이 속알딱지들은 남녀노소 좌우계급국적을 떠나 어딜가나 늘 일정비율 차지하고있는 법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폭력과 성스러움 현대사상의 모험 2
르네 지라르 지음, 김진식 외 옮김 / 민음사 / 200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 개정판이 시급한 책.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구문 누락에 기본적인 단어 오해에.. 한숨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세지략 1 - 亂世智略
조성기 지음 / 실크로드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등장인물들의 대화부터 심리적인 결이 거의 없다. 모든 인물들이 자신의 의도를 투명하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어서 현실에선 그런 인물을 거의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청소년의 역사 이해를 위해 엮어 놓은 만화로 보는 안내서처럼 느껴졌다. 인물들이 죄다 사료를 알맹이째 내뱉어놓는 스피커폰 스탠드 같다. 



또한 첫 대목부터 군주들이 여색을 탐하다 망한다는 교훈을 반복해서 강조하는데, 그러면서도 불필요하게 줄기차게 끼어드는 세밀한 성애묘사는 옛시절 작가 다운 특유의 분열적인 태도를 답습하는 것처럼 보였다. 신문연재 소설이었을 듯 아마 그래서 변덕스러운 독자의 시선을 매회마다 잡아 끌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감안한다 해도 이렇게 두껍게 몇 번이나 서책의 볼륨으로 다시 엮은 상황에서는 가지를 쳐낼 수도 있지 않은가. 섹스 씬에 대해서 도덕적인 단죄를 하는 것은 아닌데 묘사된 것들도 상투적이고 하기 싫은 노동을 하듯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책은 <전국책>을 토대로 해서 손자, 귀곡자, 오자, 묵자, 명가 종횡가의 작품,순자, 사기 등등의 중국고전들의 내용을 부분부분 버무린 것이다. 그런데 그 고전들의 지혜가 등장인물들의 입에서 건더기째 고대로 주요격언에는 한자원문까지 괄호안에 넣고 나온다.이를테면 급박한 전쟁 상황에서 한 참모가 지휘관에게 <손자병법>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처해야 한다 고 말하는데, 그런 게 몇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끝까지 계속 된다. 마치 판사가 법조문을 인용하면서 해당 사건에 기계적으로 적용하고 해석하는 것 같았다. 



악평을 쓰고 말았는데 잘난 척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어찌됐든 돈주고 산 1500페이지 안팍이나 되는 책을 끝까지 읽어냈기 때문에 약간의 분풀이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살아가야 할 세월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느끼는 모양인지 나는 아직도 읽던 책을 중간에 과감하게 던져버리는 것을 잘 못한다. 이 책은 이전에 아침나라라는 데서 5권짜리로 나왔다가 또 동아출판사에서 <새롭게 읽는 전국책>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가 이번에 세번째로 출판사와 표지를 다시 바꿔 나온 것으로 안다. 이력이 긴 프로작가의 작품 답게 문장 만은 깔끔하고 날렵해서 술술 읽힌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읽고 칭찬했다는 책은 아마 이 책이 아니라 원전이 되는 <전국책>을 말하는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효게모노 9
야마다 요시히로 지음, 주원일 옮김 / 애니북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효게모노>는 제대로 즐기기엔 장벽이 몇개쯤 있는 만화인 듯하다.

우선 일본 전국 시대 역사물에 대해서 좀 알아야 주인공 후루타 오리베가

걷는 길이 얼마나 역설적인지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독자가 전국시대 전쟁물을 좋아하기만

하면 되느냐면 또 그렇지가 않다. 

어딘가 모르게 스티븐 잡스의 독단적이고 퓨리턴스러운 

모노크롬 아우라가 겹쳐지는 센노 리큐의 다도 뉴웨이브를 비롯하여

당대의 무사 귀족 상인들의 미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발산하는 

암묵적인 메시지, 

취향의 배치와 정치 권력의 예민한 관계성을 짚어볼 줄 안다면 

더욱 재밌어질 것이다.

오다나 히데요시가 겉으로 드러나는 칼의 힘으로 전국을 제패하려고

드는 거였다면, 

난잡할 정도로 화려한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의 미의식에 항거하는

 '취미의 심판자 '리큐의 경우에는, 

문화의 고요한 힘으로 자기를 관철하려는 야망을 품은 거였다고 볼 수 있다. 

(리큐 관련 연구서는 국내번역본이 없고 

나오키 상 수상작인 와타나베 겐이치의 <리큐에게 물어라>는 참고가 될 만하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제 이름을 널리 알리는 명예욕을 넘어서는, 

생겨먹음 자체에 깃들어 있는 권력 의지처럼 보인다. 

이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고 

겉으로는 드러나는 인물들의 행각, 흥망성쇠는 역사적 사료와 일치하지만,

내막에 대한 해석은 어쩔 수 없이 야마다 요시히로 다운 

거칠고 시원시원한 명랑만화 코믹스이다. 



후루타 오리베는 노부나가의 휘하에서 시작했으니 무장으로서 줄을 잘탔다.

그런데 그의 관심은 다도의 미의식과 다기에 대한 물욕 쪽으로 돌아간다.

보스들의 눈 밖에 나지 않고 여러 귀인들의 도움을 받으니

그 방향으로 더 잘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출세 및 가문의 번영쪽으로 의욕을 가져보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잘 안된다.



반드시 스스로 뭔가를 창작해내는 것만이 예술가가 아니다. 

또는 반드시 예술가가 되는 것만이 예술의 핵심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

볼 줄 아는 것, 향유할 줄 아는 것, 취미생활, 

취미로 연결된 관계들의 공동체, 물주로서의 독려, 프로듀싱, 

오리지널리티에 집착하지 않는 2차 창작,

일상 생활 속에서 장르의 일부로 기록되지 않고

물 속에 바람 속에 글씨를 새기듯이, 

하지만 자기안의 바람끼(풍류)를 이기지 못하고

상식적이고 관습적이고 대세적인 것에 어깃장을 놓는,

디스토션을 거는 일회적인 행위들,  

거창하게 퍼포먼스라고 칭하기도 뭐한 시도들이

굳이 예술 영역에서 또는 제도 속에서 안착하고

정규적인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일인가,

따위를 이 만화는 생각해 보게 만든다.



9권에서 후루타 오리베는 드디어 스승 센노 리큐와 작별하게 된다.

스승은 자신이 추구하던 간결함의 미를 넘어서는 후루타 자신만의

길을 걸으라고 떠미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제목 <효게모노(웃기는 것)>의 의미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후루타 자신이나 이 '만화책'(코믹스)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본 특유의 미의식이라고 일컫는

비시이(侘しい, 적적하다)한 것(物,모노), 사비시이(寂しい, 외롭 다)한 것, 

유우겐(구별되는 

후루타 오리베만의 취미의식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웃기면 좌우맥락 잃어버리듯 터트리고, 

흥이 넘치면 엉덩이가 들썩거려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다.

넓은 의미에서 유머랄 수도 있겠고, 

유머를 진한 엑기스의 원본으로 삼지만

더이상 유머 자체의 영역으로 한정할 수 없는 감각 

앞으로 후루타가 추구하는 길은 그런 것 아닐까.

언제나 남의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이 기쁜 길이 장수 비결이고

설령 장수 하지 못해도 후회가 없는 게 아닐까. 이 만화를 보면서

그런 따위의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 - 부조리한 사회에서 생존한다는 것
폴 굿맨 지음, 한미선 옮김, 수전 손택 추천사, 케이시 넬슨 블레이크 해제 / 글항아리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점은 원저가 아닌 내가 읽은 번역본에 대한 평가다. 나름대로 평균이상의 독해력을 가진 독자라고 생각하는데 안읽힌다. 전체 맥락의 일관성을 고려한 개별 문장의 명료함까지 책임지지 않는 직역과, 아마도 원저자의 것이었을, 논리적 생략이 잦고 독단적이고 심지어 애매한 위트와 빈정거림까지 깃든 불친절한 스타일 덕분에 끝까지 읽어내는 데 상당히 괴로웠다.


50년대 비행청소년 힙스터 비트세대에 대해서 신랄한 어조로 말한다. 선불교언급은 지극히 편향되어 있고 피상적이어서 저자는 이것저것 깊이 없이 주워서 읽은 것이 많은 외곬수 독학자에 똘똘이 스머프형 설교가 처럼 보인다.

50년대 후반에 씌어 지고 1960년에 출판된 책. 원래 청소년 교육과 비행 청소년 문제에 관하여 출판사에서 의뢰받아 씌어진 대중상대의 논쟁적인 소책자로 출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토록 안 읽힌다는 건 번역 문제가 크다고 본다. 수전 손택이 칭찬한 문체의 매력이 이 책에서 어떻게 느껴질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출판사는 글항아리. 이 책을 오늘날 이 땅에서 낸 취지까지는 좋았으나..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2-06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