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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
박세정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10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과로사한 윤한덕 센터장
뉴스를 통해서 그 소식을 접했을 때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었는데
그가 죽음 이후로도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는 의료현장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은 현실에서
응급 외상체계 거버넌스의 설계자였던 저자가 직접 써내려간
실화바탕의 장편소설은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해줄 것인가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중증외상센터의 이야기를 다뤘던 이국종 교수님의 골든아워를
읽었을 때는 속에서 천불이 났었는데
그때의 그 경험을 또 하게 될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쳐 들었어요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가 가미된 소설이라서
읽는 내내 갑갑함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읽을거라 예상은 했었는데
도입부부터 시작되는 신이 정말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구요
구급차나 소방차 소리가 너무 커서 애기를 재울수가 없다는 민원
닥터헬기가 학교쪽으로 착륙을 해서 아이들 공부에 방해된다는 민원
그것도 무려 그 아이들이 의대를 지원할 아이들이라는 설정
뉴스로도 많이 접했던 부분이라 한숨을 쉬면서 읽은거 있죠
저자가 했던 업무를 담당하는 책 속 가상인물 민정엽은
응급상황에서의 닥터헬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예요
1분1초가 급한 응급의 상황에서 닥터헬기가 뜨지 못해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었던 기억이 있기에
다른 어떤 업무보다도 지금 맡은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걸 잘아는 인물이거든요

민관의 협력을 이끌어내서 지역응급 외상체계 태스크 포스(TF)
회의를 진행하게 되는데 각자의 상황에 촉각이 곤두설 뿐 진척이 없는 상황
결국 본인이 직접 각각의 기관으로 찾아가서 의견을 듣고 조율하기로 결정하는데요
2주간에 걸친 담당자들의 보건복지부, 소방청, 강원도청, 의료기관의 방문
정말이지 읽는데 기관이 왜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지
하다못해 소방청과 소방본부도 소속이 다르다는 부분을 읽으며
비효율도 이런 비효율이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답니다
응급의 상황을 전체 관리해줄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말이나 되는 상황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김치한쪼가리 없이 밤고구마 연이어 먹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어요
아무리 소설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에..

TF1차 회의도 2차 회의도 제대로 진척되는 것 없이
각 부서별 이해관계만 따지는 것만 보다가
결국 다른 방안을 찾아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보지만
결국 그 곳에서조차도 나아지는 것이 없이 목소리만 높아지는 상황
그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한 이가 바로 윤도한 센터장
드디어 그의 등장으로 조금은 묵은 체증이 내려갔어요
제대로 된 지역 내 응급 외상체계 협업 거버넌스의 구축은
의료공백과 더불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지방에서의 서울 상경의료 등등
불편함의 해소는 물론 길게 보면 몇천, 몇백을 살리는 길이기에
의료인인 그가 두통에도 타이레놀 구하러 갈 틈없이
바쁘게 움직였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답니다.
사실 바탕으로 한 실화장편소설이기에
그가 노력하면 노력할 수록 그 결과가 어떻게 이어질지를 알기에
끝으로 가는 시점에 점점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응급외상체제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몫이 되기 때문이예요
가장 필요한 순간에 돈이나 정치, 권력 상관없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가장 우선순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가장 기본이 지켜지는 사회, 아직 그것이 되지 않기에
박세정 장편실화소설 거버넌스 코드 블루의 여명과 함께한 시간은
아픈손가락처럼 한줄 한줄이 더 와닿았답니다.
가상이라고는 하나 나오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또 뉴스로 접했던 내용이기에
전혀 가상같지 않았던 실감나는 장면들
서적의 인세 일부가 중앙응급의료박물관 건립에 쓰여지는만큼
많은 분들이 읽고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