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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잔,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의 제멋대로 반주 가이드
쿠스미 마사유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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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술 한 잔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 책은 스스로를 고독한 미식가라고 하는 '구스미 마사유키'의 음주 예찬론이다. 술 종류에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목차가 포장마차의 안주목록 처럼 세로로 걸려 있는 것이 앙증스럽기까지 하다. 총 3부로 나눈다. 1부, 고독하게 먹고 마시기. 2부, 오늘 밤도 혼자 술집에서. 3부 마무리는 이걸로!로 구성되어 있다.


주당들은 보통 빈속에 술을 먹는 것을 즐긴다. 첫 모금을 들이켰을 때 위 속 내벽에 와닿는 짜릿한 느낌이 좋아서 일까? 하지만 건강을 위한다면 술을 마시기 전에 무언가 먹어 두는 편이 훨씬 좋다. 그래서 그건가 이 책의 맨 첫음의 주제는 '볶음밥에 소주 온더록스'이다. 볶음밥에 소주를 마신다는 것은 상상한 적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실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술에 얼음을 태워 먹으면 일단 음주 속도가 느려서 위장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또한 볶음밥의 가벼운 유분, 달걀과 파의 맛이 응축된 소주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맞는 안주로 가랑어에 니혼수, 돈가스에 맥주, 닭꼬치와 맥주, 오뎅에 컵 사케등 술과 안주에 어울리는 예찬을 작가 특유의 필치로 맛깔스럽게 역어 나간다.


특히 오뎅에 컵 사케는 탄수화물은 생략하고 사케와 오뎅만으로 저녁을 먹는 게 좋다는 게 크게 동감한다. 나도 그런 적이 있거든.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술 종류가 이리도 많다니! 하면서 감탄한다. 나도 일단 한잔하고 싶어진다.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라면서 작가가 마치 권유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와인과 어울리는 조야나베' 파트로 넘어가 보자. 나베는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이면서 먹는 요리다. 조야란 뜻은 밤새도록. 즉 밤새도록 먹어도 맛있다는 뜻으로 '조야나베'란 이름이 붙혀졌다.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서 각 음식의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정말 간단하게. 양배추는 큼직하게 썰고, 삼겹살은 기다란 걸 세 번 정도 자른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양파와 대파를 넣고 볶아준다 등등. 누구나 따라 하기 쉽게 설명한다. 피망 구이, 양파 구이 안주는 당장 해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소주에 가볍게 토핑 하는 것으로 우롱차를 추천하기도 한다. 우롱차 500ml을 서너 병 사서 냉장고에 두고 한 병씩 꺼내면 얼음도 필요 없다. 이건 꼭 실행해 봐야지.

제2부. '오늘 밤도 혼자 술집에서'는 술 마시며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야구 이야기는 좋은 안주거리 중의 하나다. 새벽 5시까지 업무에 시달리다가 술집을 찾는 이야기는 이 분이 정말로 애주가구나라며 감탄한다..

마지막 제3부는 '마무리는 이걸로'. 마무리는 카레, 메밀당수, 미소시루 등을 언급한다. 재첩 국이 제일 좋지 않을까? 오르니틴이란 성분이 있어서 음주 후에 간에 좋다고 하니까. 하지만 그는 그런 설명에는 관심이 없단다. 그냥 단순히 맛있기 때문에 선택한단다. 재첩은 맛국물이 필요 없다. 자신이 맛국물이면서 메인이 되니까. 전부 스스로 다하니 얼마나 훌륭한가. 하지만 난 마무리는 집 밥으로 하고 싶다. 어미니의 손맛이 담긴 집 밥이 생각난다.


맨 마지막은 일생의 마무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죽기 진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건?" "그건 생각 안 해 봤는데"

<일단 한 잔,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이 책을 읽고서 지금 당장이라도 한잔하고 싶어서 슈퍼에서 소주 한 병을 샀다. 이놈을 이 책에 소개된 안주와 만들어서 일단 한잔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살림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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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
박혜숙 지음 / 별빛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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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지 않다도 글을 쓰고, 책을 만드닌 일을 좋아한다는 박혜숙 님의 에세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를 만났다. 이 책은 글 제목 그대로 일상에 스며들어가 있는 잔잔한 이야기를 소재로 구성되었다. 가족, 커피 수기, 친구와 이별, 할머니와 이별, 아버지와 나눈 행복에 관한 이야기 등등. 박혜숙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으로 스토리를 잔잔하게, 진지하게 풀어나간다.

박혜숙 작가님은 문예창작과를 나와 작가 지망생이 꿈이었다. 학교다닐때 교수님이 박혜숙 작가에게 글쓰는 재주는 모자라는데 세탁소집 딸이라는 좋은 소재를 가졌다고 말씀 하셨다. '글 쓰는 재주는 모자라는데 ...' 라는 말이 당시의 박작가에는 상처로 남았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수님 말씀의 뜻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았다. 글쓰기는 재주보다 생각하고 거를 줄 아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세탁소집 딸이라는 것이 글쓰는데 왜 유리한 지를.

글쓰기는 재주나 재능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의 삶,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꺼내쓸 수 있는 나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가의 부모님은 세탁소를 운영하시고 바로옆에서 박 작가는 커피수기를 경영하고 있었다. 부모와 늘 함께 살면서 늘상 좋은 이야기만 써내려 갈거란 나의 예상과 달리, 작가님의 글은 너무 현실적이고 때로는 슬프다. 가족이란 매개체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 받아야 하고 아끼는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쉽게 대하고 상처받는다. 또한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말들도 많다. 가족이니 다 이해해 주겠지, 나를 탓하지는 않겠지, 기대하면서. 이러한 사소한 가족간의 일상사를 작가 특유의 문체로 막 써내려 간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누군가의 뒷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약간은 헝클어진 머리, 등짝이 나온다. 자신의 뒷모습 사진은 원래 잘 알 수가 없다, 보려고 해도 쉽게 볼수가 없으니. 누가 사진 찍어주지 않으면 못본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에서 박혜숙 님은 ' 내 뒷모습 같은 것. 내가 나한테 내 뒷모습까지 써서 보여주는 거예요.' 라고 얘기하고 있다. 독자를 생각해서 쓴 것이 아니고, 단순히 내가 나한테 쓰는 이야기라고 한다. 누군가를 의식해서 쓰는 글은 참 쓰기 힘들다. 남들 눈에 좋게 보일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들다 보면 불편하게 읽히기 마련이다.

작가는 종이위에 글쓰는게 그냥 즐겁고 좋다고 한다. 시간을 정해서 쓰는 것이 아니고, 쓰고 싶을때 끄적인다. 걷다가, 울다가, 커피만들다가, 눈 내리는 것 보다가, 버스창으로 바깥 풍경 보다가, 문득문득 생각날 때 그냥 써내려 간다. 이것이 작가의 인생이다. 이 글 또한 그 누구도 아닌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하여 나 자신을 그려내고 있다. 나를 드러낸다는 것이 약간의 수치심도 있겠지만, 작가는 자신있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누군가가 옛날 초등학교 시절,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을 30년 훨씬 지났는데도 기억하여 나에게 전해 줄때, 난 깜짝 깜짝 놀란다. '그래 그때 내가 그랬었지.' 하면서 마음의 필름을 되돌려 본다. 추억을 오래 기억하는 일, 순간을 기록하는 일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추억에 잠긴다. 내 가족이 생각 나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 친구들이 떠오른다. 그들이 나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온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아야 할 지 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것이 박혜숙 작가가 에세이를 통하여 우리에게 보내는 글의 힘이다.

'나의 부모님은 좋으면 좋다고 그저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하고...' 라는 구절이 나온다. 부모님은 항상 자식들을 위하여 당신의 것은 양보하신다. 곁에 계실때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제와서 깨닫는다. '사랑합니다.' '고마워요.' 라는 말을 왜그리 아꼈는지! 이제는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자책한다.

작가는 지금 나의 기분을 전하고, 지금 즐기고, 지금의 시간을 혼자 나중에 돌아보지 말고 지금 느끼며 살아가라고 강조한다. 노을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이 지는 것 같아 눈물을 흘리지 말고, 아직 한참 남은 눈부신 날들을 누리면서 살아가라고. <잔잔히 흘러가는 동안에도> 에세이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만 미래지향적인 그림을 그려 나갈 수 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별빛들)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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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번의 로그인 - 글쓰기 공동체를 꿈꾸는 열두 사람의 100일 글쓰기
이미란 외 지음 / 경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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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백 번의 로그인? 어떻게 500번 그리고 왜 500번이나 로그인하는지? 책 제목이 궁금증을 만든다. 서문에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책글연대>와 <갈매나무 독서회>의 구성원들 중 5명이 '100일 글쓰기'의 모임에 참여를 한다. 2017년 3월에 제1기를 시작하여 2019년 3월까지 총 5기에 걸쳐서 모임이 진행되었다. 100일 글쓰기의 다섯 시즌에 모두 참여한 사람은 500일 동안 500번 이상 카페에 접속해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500번의 로그인이라는 제목이 붙혀지게 되었다. 물론 회원들은 동료의 글을 읽고 댓글도 썼기 때문에 실제로는 500번 이상 접속해야 한다.


   여기 참석하신 분들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나도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매일 쓰지는 못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곤 한다. 100일 동안 꾸준히 글을 써서 포스팅을 해 주신 분들은 얼마나 독한 마음을 품었을까? 작가 이미란 님은 이렇게 글을 쓰면 글쓰기 근육이 키워질까?라는 의문을 달았는데, 글쓰기 근육뿐만 아니라 뼈대와 체력까지 더욱 단단하게 형성되었으리라 확신한다.


  글의 형식은 각각의 작가분들이 자유 수필 형식으로 쓰셨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현상들을 본인들의 감수성과 감각을 발휘하여 맛깔스럽게 쓰셨다. 특히, 본문 밑에는 댓글로써 글에 대한 생각을 코멘트 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 읽는 것도 아주 재밌다. 마치 그 현장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쳇~"이라는 솜사탕님의 글을 보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노후되어 자주 시동이 꺼진단다. 서비스 센터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자꾸만 시동이 꺼지니 불안심리가 오죽하겠는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서 블랙박스를 단다. 보통 블랙박스는 다른 차나 사람이 자신의 차를 위협할 경우를 대비해서 녹화하기 위해 달지만, 솜사탕님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차가 혹시나 스스로 사고를 낼까 봐 블랙박스를 달았다. 그러면서 던진 한마디, '나도 늙어가느라 이유 없이 피곤한데, 차까지 이러면 곤란하다. 쳇~". 이 문장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감 가는 구절이다. 요즘 주변의 모든 것들이 왜 그리도 나를 힘들고 피곤하게 하는지?

이 책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일상을 통하여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즐거우면 행복감에 사로잡혀 멋진 필력으로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


   '학연, 혈연, 지연 중 최고는 지연'이라는 에피소드에서는 내 주변의 지역사회에 대한 정의를 슬리퍼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슬리퍼 끌고 걸어서 갈 수 있는 반경 내를 지역사회라고 하고 "슬리퍼 마실"이라는 멋진 단어를 만들어 내었다. 요즘은 도시화하면서 내 주변에 이웃이 누가 살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풍요 속의 고독이다. 정말로 가까운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슬리퍼 질질 끌면서 동네 카페나 술집을 찾아다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게 늙어갈까를 상상해 본다.


  글을 쓰신 분들 중에는 크리스천 분들이 몇 분 계신다. 성경을 기초로 한 종교적인 스토리도 인상적이다. 평화교회 목사님이신 'second rabbit'님이 한때 중국에 가셔서 중국인 가이드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가이드에게 당신도 기독교인인가요?라고 물었더니, 'Yes, sometimes'라고 대답했다. 순간 피식 웃었지만, 돌이켜 보니 '나도 그렇더라'라고 고백하신다. 우리가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경우, 매 시간 매 분 매 초를 기독교인으로 살 수는 없으니, 우리 인생은 전부 sometimes인 것이다. 'sometimes'가 주는 묘한 매력에 잠시 빠져본다.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글을 읽어야 하고 또 써야 한다. 계획서, 소개서, 보고서, 결과 평가서 등등. 글쓰기는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항상 어색하고 주눅이 든다.. 첫 단어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부터가 어렵다. 그것은 아마도 뭔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대단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일 것이다.


   <오백 번의 로그인> 이란 책에는 이미란 님 등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하였다. 수필 형식으로 자유롭게 써 내려간 글이라서 그런가? 모두가 내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런가?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다. 단순한 가십거리를 통하여 뭔가를 생각하게 만들고, 다 읽고 나면 무슨 교훈서 하나를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께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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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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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접하면서

일단 제목이 나를 이끈다. 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거절'을 하지 못해서 억울한 경우가 많았다.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지? 남들은 다 퇴근해서 놀고 있는데.' 하면서 투덜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이 책은 거절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양보만 하는 사람들의 위한 인간관계 기술서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내가 왜 항상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지? 내가 왜 경쟁관계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는지? 인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쪽수가 200쪽에 불과하지만 그 내용은 마음에 새겨야 할 것들이 많다. 나는 왜 남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이 책을 필사하면서 읽어나갔다. 내가 얻은 결론은 그동안 나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지 못했고, 나의 그라운둥(Grounding)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라운딩이란 지면에 딛고 있는 발의 축을 말한다. 그라운딩이 강한 사람은 자기 신뢰감이 높아서 외부 스트레스에도 자신을 지켜 나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연습하기, 지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해야 한다. 고민이 많고 힘든 길을 갈지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헤쳐나갈 수 있다고 저자(다카미 아야)는 강조한다. 그러면 거절할 수있는 힘도 저절로 생긴단다. 타인이 함부로 나에게 부탁하기 어려워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쪽에 이런 구절이 있다. '행복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일단 내가 만족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항상 무엇인가에 쫓기면서 불안해한다. 난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행복하지 못했던 이유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을 몰랐기 때문인 것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것을 찾는 방법으로 아래의 5가지를 소개한다.

1. 그날 있었던 일 중에서 좋았던 것(즐거웠던 일이나 감사한 일) 적기

2. 나를 칭찬하는 글 적기

3. 원하는 인간관계, 돈, 일, 삶 등 적기

4. 부정적인 글(불평, 불만, 싫은 일, 원하지 않은 일) 적지 않기

5. 매일, 최소 한 달 이상 쓰기.

오늘 하루 중에서 나를 가장 즐겁게 해 준 일은 무엇일까? "바로 이 책을 읽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 "나 자신에게 '사랑해. 정말' 하면서 다독여 준 것", "퇴근하는 길에 붉게 물든 노을이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 "카톡에서 고향 친구들과 가십거리 나누기" 등등.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일을 적어보니 제법 많이 나온다. 심지어는 직장에서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표정들조차 좋아 보인다.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 중 4번째. 부정적인 글 적지 않기라는 구절이 나온다. 부정적인 글을 쓰다 보면 왜 화가 났는지, 그 일에서 자신이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등을 알아낼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은 노트가 아닌 다른 종이에 쓴 뒤 바로 찢어 버리라고 말한다. 자신을 바꾸기 위해 마련한 노트에는 좋은 에너지만 남기고 좋았던 일만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행복을 방해할지도 모르니.

나의 장점을 찾는 법은?

저자 '다카미 아야'는 심리 카운슬러이다. 수많은 상담을 통한 카운슬링 및 심리 워크숍 강사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변화를 경험하고 사고방식을 바꾸었단다. 그러면 즐거운 인생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는 연습을 하자고 강조한다.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것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듣고 정리하는 것이다. 내가 보는 나랑, 남들이 보는 나는 다르다. 오히려 남들이 보는 내가 더 나 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난 성격이 급한 스타일이고 이것이 남들과 부딪히면서 가끔씩 서로의 감정에 금이 가곤 한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나에게 스트레스 주는 사건과 부정적인 자극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일단 그 자리를 피하라. 그리고 시간의 인터벌을 두고 나중에 생각해라. 또한 상대의 장점에서 자신의 장점을 찾으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자기 마음속에 있는 '가치 감지 필터'로 타인의 가치를 찾아낸다. 자신에게 그런 가치(value)가 없다면 타인의 가치도 결코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매력이 이미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억누르고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이 책에서 얻은 3가지를 내 생활에 적용하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무한 경쟁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나 자신을 지키면서 약육강식의 정글을 헤쳐나가는 방법으로 3가지를 이 책은 말해 준다.

1. 자신의 색을 찾아라. 어떤 장소, 시간대가 내가 제일 행복하게 일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난 항상 회계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 그 해결책을 찾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열고 회계업무를 볼 때다. 이때는 가장 조용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대이다. 또한 피아노 핑퐁 반주 음악을 배경으로 일처리를 해 나간다면 더욱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2.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나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사랑해야 한다. 나를 칭찬하면서 좋았던 일을 블로그에 적어나간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경쟁을 걸어오기가 쉽지 않다.

3. 그림 그리는 일에 나의 에너지를 집중하자.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세세한 관찰을 통해서 그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이상적인 인간관계는 서로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원하지 않은 관계가 일어난다면 멀리하면 된다. 나의 에너지와 집중은 중요한 일에만 쓰면 된다. 나는 단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책을 닫으면서

속이 확 뚫린다. 그동안 내가 왜 무의식 속에서 자꾸만 억압받으면서 살아왔는지? 상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끙끙 앓아 왔는지?

어쩌다가 한번 남의 부탁을 거절하기라도 하면 마음속에 죄책감을 안고서 매일매일을 불안하게 견뎌왔었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기초로 하여 거절을 통한 인간관계를 속시원히 밝혀준다. 나는 이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살지 않기로 했다. 오직 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수동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 내가 철저하게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책 제목처럼 이제는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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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를 걷다 - 생텍쥐페리가 사랑한 땅
주형원 지음 / 니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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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형원 작가는 생텍쥐페리가 쓴 <인간의 대지>를 읽고서 사하라를 걷고 싶다는 타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사막을 직접 걸으며 여행에세이 사하라를 걷다를 썼다. 사하라 사막에서 생텍쥐페리가 근무 수행 중 리비아 사막에 조난 당했던 때를 생각하면서 같은 고민을 해 나간다. 공감을 나눈다.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사색의 여운을 남겨준다. 책의 중간중간에 작가가 직접 찍은 사하라 사막의 사진이 마치 내가 그 속에 같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지금 세네갈 동쪽 끝에 위치한 '음보로 비란'이라는 사하라사막 작은 마을에서 3년째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소중하다.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잘 표현했을까?


  우리는 항상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 길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많은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못 이겨서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작가도 여자 혼자서 이 사막 길을 가야 할지를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원한다는 것”. 이 하나만의 이유로 과감하게 도전하여 여행에세이를 남겼다. 선택의 매 순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은 팍팍한 사막이 되고 만다. 사막은 사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사막의 모래폭풍을 건너고 있는 것이다. 힘들다고 피할 수는 없다. 때로는 두려움의 파도가 몰려온다. 그래도 피하지 말자. 사막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막의 리듬에 내 몸을 맡겨보자. 때로는 모래사막에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어려운 발걸음 일지라도. 

작가는 사막의 낙타를 보면서 혹 위에 얹어진 별을 발견하였다. 누군가가 얹어준 짐이 아닌 자신만의 짐은 별인 것이다. 낙타는 그 별을 보면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것이다. 낙타 몰이꾼이 당기는 줄에 끌려다니지 않고서 온전히 자신의 네 발로 힘들어 보이는 사막을 꿋꿋하게 헤쳐나가고 있다. 생텍쥐페리는 사막에 조난되어 언제 죽을지 모를 운명에 처했는데도 어떻게 자유를 느낄 수 있었을까? 그는 자신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절망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도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내 앞에 떠 있는 별 하나에만 의지하고 걸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막의 낙타처럼. 그 별이 자기를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을 하였기에 절망이라는 단어가 가장 사치스러운 단어가 아니었을까?


  여행에세이는 빨리 읽기가 아까운 책이다. 마치 내가 이들과 함께 사막을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같이 호흡하고 있다. 그들의 경로를 따라가면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구에 앉아 떠오르는 태양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다. 작가와 같이 여행하면서 깊이 느끼고,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사하라 사막은 우리 밖에 있는 존재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 글을 따라 읽어 내려가면서 나의 진정성을 찾게 되고 자유로움과 풍요함을 얻는다.


  난 오늘도 사하라에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본다. 나는 별똥별이 되고 싶다. 먼지에서 별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이 걸린다. 저 많은 별들이 다 별똥별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을 태워 빛을 내는 별만이 별똥별이 될 수 있다. 나도 내 마음속에 타오르는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우주를 떠다니는 한낱 먼지로만 남을 테니까.





사하라를 걷다

주형원

니케북스 2019.10.15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니케북스)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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