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한잔,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의 제멋대로 반주 가이드
쿠스미 마사유키 지음, 박정임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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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술 한 잔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 책은 스스로를 고독한 미식가라고 하는 '구스미 마사유키'의 음주 예찬론이다. 술 종류에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목차가 포장마차의 안주목록 처럼 세로로 걸려 있는 것이 앙증스럽기까지 하다. 총 3부로 나눈다. 1부, 고독하게 먹고 마시기. 2부, 오늘 밤도 혼자 술집에서. 3부 마무리는 이걸로!로 구성되어 있다.


주당들은 보통 빈속에 술을 먹는 것을 즐긴다. 첫 모금을 들이켰을 때 위 속 내벽에 와닿는 짜릿한 느낌이 좋아서 일까? 하지만 건강을 위한다면 술을 마시기 전에 무언가 먹어 두는 편이 훨씬 좋다. 그래서 그건가 이 책의 맨 첫음의 주제는 '볶음밥에 소주 온더록스'이다. 볶음밥에 소주를 마신다는 것은 상상한 적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실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술에 얼음을 태워 먹으면 일단 음주 속도가 느려서 위장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또한 볶음밥의 가벼운 유분, 달걀과 파의 맛이 응축된 소주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맞는 안주로 가랑어에 니혼수, 돈가스에 맥주, 닭꼬치와 맥주, 오뎅에 컵 사케등 술과 안주에 어울리는 예찬을 작가 특유의 필치로 맛깔스럽게 역어 나간다.


특히 오뎅에 컵 사케는 탄수화물은 생략하고 사케와 오뎅만으로 저녁을 먹는 게 좋다는 게 크게 동감한다. 나도 그런 적이 있거든. 이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술 종류가 이리도 많다니! 하면서 감탄한다. 나도 일단 한잔하고 싶어진다.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라면서 작가가 마치 권유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와인과 어울리는 조야나베' 파트로 넘어가 보자. 나베는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이면서 먹는 요리다. 조야란 뜻은 밤새도록. 즉 밤새도록 먹어도 맛있다는 뜻으로 '조야나베'란 이름이 붙혀졌다.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서 각 음식의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정말 간단하게. 양배추는 큼직하게 썰고, 삼겹살은 기다란 걸 세 번 정도 자른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양파와 대파를 넣고 볶아준다 등등. 누구나 따라 하기 쉽게 설명한다. 피망 구이, 양파 구이 안주는 당장 해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소주에 가볍게 토핑 하는 것으로 우롱차를 추천하기도 한다. 우롱차 500ml을 서너 병 사서 냉장고에 두고 한 병씩 꺼내면 얼음도 필요 없다. 이건 꼭 실행해 봐야지.

제2부. '오늘 밤도 혼자 술집에서'는 술 마시며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야구 이야기는 좋은 안주거리 중의 하나다. 새벽 5시까지 업무에 시달리다가 술집을 찾는 이야기는 이 분이 정말로 애주가구나라며 감탄한다..

마지막 제3부는 '마무리는 이걸로'. 마무리는 카레, 메밀당수, 미소시루 등을 언급한다. 재첩 국이 제일 좋지 않을까? 오르니틴이란 성분이 있어서 음주 후에 간에 좋다고 하니까. 하지만 그는 그런 설명에는 관심이 없단다. 그냥 단순히 맛있기 때문에 선택한단다. 재첩은 맛국물이 필요 없다. 자신이 맛국물이면서 메인이 되니까. 전부 스스로 다하니 얼마나 훌륭한가. 하지만 난 마무리는 집 밥으로 하고 싶다. 어미니의 손맛이 담긴 집 밥이 생각난다.


맨 마지막은 일생의 마무리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죽기 진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건?" "그건 생각 안 해 봤는데"

<일단 한 잔, 안주는 이걸로 하시죠?> 이 책을 읽고서 지금 당장이라도 한잔하고 싶어서 슈퍼에서 소주 한 병을 샀다. 이놈을 이 책에 소개된 안주와 만들어서 일단 한잔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살림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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