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를 걷다 - 생텍쥐페리가 사랑한 땅
주형원 지음 / 니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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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형원 작가는 생텍쥐페리가 쓴 <인간의 대지>를 읽고서 사하라를 걷고 싶다는 타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사막을 직접 걸으며 여행에세이 사하라를 걷다를 썼다. 사하라 사막에서 생텍쥐페리가 근무 수행 중 리비아 사막에 조난 당했던 때를 생각하면서 같은 고민을 해 나간다. 공감을 나눈다.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사색의 여운을 남겨준다. 책의 중간중간에 작가가 직접 찍은 사하라 사막의 사진이 마치 내가 그 속에 같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는 지금 세네갈 동쪽 끝에 위치한 '음보로 비란'이라는 사하라사막 작은 마을에서 3년째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소중하다.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잘 표현했을까?


  우리는 항상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 길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많은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못 이겨서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작가도 여자 혼자서 이 사막 길을 가야 할지를 많이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원한다는 것”. 이 하나만의 이유로 과감하게 도전하여 여행에세이를 남겼다. 선택의 매 순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우리의 삶은 팍팍한 사막이 되고 만다. 사막은 사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사막의 모래폭풍을 건너고 있는 것이다. 힘들다고 피할 수는 없다. 때로는 두려움의 파도가 몰려온다. 그래도 피하지 말자. 사막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막의 리듬에 내 몸을 맡겨보자. 때로는 모래사막에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어려운 발걸음 일지라도. 

작가는 사막의 낙타를 보면서 혹 위에 얹어진 별을 발견하였다. 누군가가 얹어준 짐이 아닌 자신만의 짐은 별인 것이다. 낙타는 그 별을 보면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것이다. 낙타 몰이꾼이 당기는 줄에 끌려다니지 않고서 온전히 자신의 네 발로 힘들어 보이는 사막을 꿋꿋하게 헤쳐나가고 있다. 생텍쥐페리는 사막에 조난되어 언제 죽을지 모를 운명에 처했는데도 어떻게 자유를 느낄 수 있었을까? 그는 자신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절망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도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내 앞에 떠 있는 별 하나에만 의지하고 걸어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막의 낙타처럼. 그 별이 자기를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을 하였기에 절망이라는 단어가 가장 사치스러운 단어가 아니었을까?


  여행에세이는 빨리 읽기가 아까운 책이다. 마치 내가 이들과 함께 사막을 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같이 호흡하고 있다. 그들의 경로를 따라가면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구에 앉아 떠오르는 태양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다. 작가와 같이 여행하면서 깊이 느끼고,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사하라 사막은 우리 밖에 있는 존재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 글을 따라 읽어 내려가면서 나의 진정성을 찾게 되고 자유로움과 풍요함을 얻는다.


  난 오늘도 사하라에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본다. 나는 별똥별이 되고 싶다. 먼지에서 별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이 걸린다. 저 많은 별들이 다 별똥별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을 태워 빛을 내는 별만이 별똥별이 될 수 있다. 나도 내 마음속에 타오르는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우주를 떠다니는 한낱 먼지로만 남을 테니까.





사하라를 걷다

주형원

니케북스 2019.10.15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니케북스)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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