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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평점 :
책을 처음 접하면서
일단 제목이 나를 이끈다. 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거절'을 하지 못해서 억울한 경우가 많았다.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지? 남들은 다 퇴근해서 놀고 있는데.' 하면서 투덜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이 책은 거절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양보만 하는 사람들의 위한 인간관계 기술서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내가 왜 항상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지? 내가 왜 경쟁관계에서 밀린다고 생각하는지? 인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쪽수가 200쪽에 불과하지만 그 내용은 마음에 새겨야 할 것들이 많다. 나는 왜 남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이 책을 필사하면서 읽어나갔다. 내가 얻은 결론은 그동안 나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하지 못했고, 나의 그라운둥(Grounding)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라운딩이란 지면에 딛고 있는 발의 축을 말한다. 그라운딩이 강한 사람은 자기 신뢰감이 높아서 외부 스트레스에도 자신을 지켜 나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연습하기, 지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해야 한다. 고민이 많고 힘든 길을 갈지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헤쳐나갈 수 있다고 저자(다카미 아야)는 강조한다. 그러면 거절할 수있는 힘도 저절로 생긴단다. 타인이 함부로 나에게 부탁하기 어려워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쪽에 이런 구절이 있다. '행복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일단 내가 만족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항상 무엇인가에 쫓기면서 불안해한다. 난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행복하지 못했던 이유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나 자신을 몰랐기 때문인 것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것을 찾는 방법으로 아래의 5가지를 소개한다.
1. 그날 있었던 일 중에서 좋았던 것(즐거웠던 일이나 감사한 일) 적기
2. 나를 칭찬하는 글 적기
3. 원하는 인간관계, 돈, 일, 삶 등 적기
4. 부정적인 글(불평, 불만, 싫은 일, 원하지 않은 일) 적지 않기
5. 매일, 최소 한 달 이상 쓰기.
오늘 하루 중에서 나를 가장 즐겁게 해 준 일은 무엇일까? "바로 이 책을 읽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 "나 자신에게 '사랑해. 정말' 하면서 다독여 준 것", "퇴근하는 길에 붉게 물든 노을이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 "카톡에서 고향 친구들과 가십거리 나누기" 등등.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일을 적어보니 제법 많이 나온다. 심지어는 직장에서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표정들조차 좋아 보인다.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 중 4번째. 부정적인 글 적지 않기라는 구절이 나온다. 부정적인 글을 쓰다 보면 왜 화가 났는지, 그 일에서 자신이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등을 알아낼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은 노트가 아닌 다른 종이에 쓴 뒤 바로 찢어 버리라고 말한다. 자신을 바꾸기 위해 마련한 노트에는 좋은 에너지만 남기고 좋았던 일만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행복을 방해할지도 모르니.
나의 장점을 찾는 법은?
저자 '다카미 아야'는 심리 카운슬러이다. 수많은 상담을 통한 카운슬링 및 심리 워크숍 강사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변화를 경험하고 사고방식을 바꾸었단다. 그러면 즐거운 인생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인정하는 연습을 하자고 강조한다.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것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듣고 정리하는 것이다. 내가 보는 나랑, 남들이 보는 나는 다르다. 오히려 남들이 보는 내가 더 나 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난 성격이 급한 스타일이고 이것이 남들과 부딪히면서 가끔씩 서로의 감정에 금이 가곤 한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나에게 스트레스 주는 사건과 부정적인 자극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일단 그 자리를 피하라. 그리고 시간의 인터벌을 두고 나중에 생각해라. 또한 상대의 장점에서 자신의 장점을 찾으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자기 마음속에 있는 '가치 감지 필터'로 타인의 가치를 찾아낸다. 자신에게 그런 가치(value)가 없다면 타인의 가치도 결코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매력이 이미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억누르고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이 책에서 얻은 3가지를 내 생활에 적용하자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무한 경쟁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나 자신을 지키면서 약육강식의 정글을 헤쳐나가는 방법으로 3가지를 이 책은 말해 준다.
1. 자신의 색을 찾아라. 어떤 장소, 시간대가 내가 제일 행복하게 일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난 항상 회계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 그 해결책을 찾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를 열고 회계업무를 볼 때다. 이때는 가장 조용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대이다. 또한 피아노 핑퐁 반주 음악을 배경으로 일처리를 해 나간다면 더욱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2. 자기답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나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사랑해야 한다. 나를 칭찬하면서 좋았던 일을 블로그에 적어나간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경쟁을 걸어오기가 쉽지 않다.
3. 그림 그리는 일에 나의 에너지를 집중하자.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세세한 관찰을 통해서 그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이상적인 인간관계는 서로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것이다. 원하지 않은 관계가 일어난다면 멀리하면 된다. 나의 에너지와 집중은 중요한 일에만 쓰면 된다. 나는 단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책을 닫으면서
속이 확 뚫린다. 그동안 내가 왜 무의식 속에서 자꾸만 억압받으면서 살아왔는지? 상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끙끙 앓아 왔는지?
어쩌다가 한번 남의 부탁을 거절하기라도 하면 마음속에 죄책감을 안고서 매일매일을 불안하게 견뎌왔었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기초로 하여 거절을 통한 인간관계를 속시원히 밝혀준다. 나는 이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살지 않기로 했다. 오직 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수동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 내가 철저하게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책 제목처럼 이제는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