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에 드러난 삶의 속살
윤창욱 지음 / 시그마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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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 만큼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내가 갈 수 없는 세상이 있고, 내가 알 수 없었던 시간이 있으며, 내가 바라는 꿈들이 있어서다. 
'그리워 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영화 속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인지도. 
현실은 잠시 잊고 그들이 그려 놓은 세상으로 들어가서 '호영몽'의 상태로 유영하다 다시 '레드썬!' 다시 돌아왔을 때 내 삶을 비교해보고 나를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
비록, 남루하고 비루한 삶이긴 하지만 그런 중에 위로도 받고 성찰로 가기도 한다. 

[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은 저자가 영화에서 느낀 먹먹한 슬픔과 아름다움을 교차시켜 짜 내려간 황홀한 직물같은 매혹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기댈 곳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비판 정신으로 상처에 대한 인식과 치유에 대한 극복 가능성 모색의 장으로 읽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다고 했다.(바라는 것이 좀 많아요. 선생님.^^)
어느 그물에 걸리든 읽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저자의 의도는 성공했다고 본다. 

마흔,나이를 앞세운 제목이다.
나이 먹은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고 서는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안다. 
그래서,더 공감을 하며 읽었다.
저자가 소개한 영화를 모두 본 건 아니다.
다행히 안 본 영화보다 본 영화가 많긴 했지만 같은 영화를 보고 느낌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구나- 반성하며 읽었다.
젊어 본 영화도 있고 비교적 최근에 본 영화도 있지만 영화를 보는 관점이나 개인적인 성찰,생각해 볼 문제를 제시 할 때 단순히 재미있군, 내 취향은 아니군,으로 끝내버린 내 짧은 영화 감상평들이 부끄러웠다. 

삶에는 때로 위로가 필요하다, 시대와의 불화,찬란하 탈주의 꿈, 선택은 언제나 치열한 떨림이어라,그토록 서늘했던 폭력의 기억, 만남과 헤어짐의 다섯 가지 얼굴-다섯 챕터로 스물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평을 실었다.
평론가들이 평하는 별 몇 개의 평이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는 한 개인의 자격으로 솔직한 감상평과 삶에 빗댄 성찰, 인상 깊었던 대화, 주인공 분석,독자들에게 던져 생각하게 하는 질문의 내용이었다. 
챕터가 끝난 부분에서 '엮어 읽는 영화이야기' 지면을 통해 영화를 통한 심리 치유와 공감 이끌어 내기 부분을 할애 했다. 어려운 심리 용어와 더불어 영화적 상황을 들어 우리도(혹은 우리는) 어떠했으면 좋겠다는 방향 제시를 해 주었는데(현직 국어 선생님이시라고..)선생님 다운 지면인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봤던 영화에 대해선 나와 비슷했거나 다른 부분에 대한 비교 읽기로 영화가 한 층 풍성해 지는 느낌이었고 보지 못했던 영화는 내용을 알 수 없어 꼭 봐야겠다는 생각과 내용을 알 지 못해 더 꼼꼼히 영화에 대한 생각들을 들여다 보는 진지함의 시간이었다. 

마흔이 되었을 때,어쩐지 삶을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과 시선으로 살아가야 될 것 같았다.
흥청거리고 비틀거리던 삶에서 다잡고 세워가는 삶이어야 하지 않겠나?하는 사람 같은 생각을 하기 시작 했다고나 할까?ㅎㅎ
귀신을 보지는 못해도 귀신과 대거리 할 정도는 된다는 사십대고 보니 - 보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이전과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타인이나 상황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것과는 별개로(이건 갈고 닦은 인격의 문제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더라.ㅠ) 내 안의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가 느껴지기 시작했던 거다.
보통은 구질구질하고 칠칠치 못한 나에게 대한 실망이지만, 더러더러 내가 나를 보듬어 주는 연민의 시간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위로로 나를 위로할 때 치유의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자도 이런 시각으로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썼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설령 아니더라도 저자가 마흔의 시선으로 본 영화들의 깊이는 참 좋았다.

본 영화임에도 새로운 영화를 소개 받는 것처럼 생경해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을 책을 덮을 때 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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