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1 달기지 살인사건 - 달기지 알파 1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1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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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바라보는 동경의 대상이 아닌 사람이 생활하는 주거지의 개념으로 다가오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긴 하나보다.

2041년의 달기지 이야기가 그리 생경하거나 터무니없다고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갖가지의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으로 다가와 달기지로 가는 여행 패키지 상품이 시판되는 날도 그리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과 시골 할배 외국 여행 가 듯, 마음만 먹으면 달에 가는 일이 어렵지 않은 날이 오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건설된 상설 우주기지 달기지 알파에서 일어난 일이다.

주인공인 12살 소년 대실 깁슨의 달 생활188일째부터 190일째이 이틀 동안의 일을 시간 순서대로 전개해 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실 깁슨(여기선 대시라고 부른다)이 복통으로 화장실에 들럿다 홀츠 박사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되는데 그날 새벽 홀츠 박사는 달표면으로 무단 이탈을 감행 목숨을 잃는 것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달기지 내부의 영향력 있는 지휘자들은 모두 홀츠 박사의 죽음을 실수로 인한 사고사로 일단락 지으려 하지만 대시는 화장실에서 우연히 들은 통화 내용으로 봐서 사고사가 아닌 타살이라는 의혹을 품게 되는데...


사고사를 살인으로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시와 친구들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접근 방법도 재미있었지만, 중력이 1/6로 감소하는 달에서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 알아가는 과학적 지식도 꽤나 유용하고 흥미롭게 읽혔다.

달기지에서 지켜야 하는 수칙들을 알려주는 '달기지 알파 주민들을 위한 공식 안내서'는 소설의 일부로 구성되긴 했지만 달에서 생활하는게 어떤 느낌일지 어떤 부작용과 현상들이 생기는지 과학적 지식으로 알아 두면 좋을 내용들이 많았다.


달기지 알파의 내부 구성표가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어 내용의 이해를 돕게 했고 우주 공간속에 있을 기지가 이런 모양으로 존재하게 되겠구나 하는 상상력을 배가 시켰다. 영화에서 보던 기지와 비슷한 것도 같았지만 평면도를 볼 때마다 영화와는 다른 입체적인 공간으로 리셋되는 느낌도 좋았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서 시시하거나 싱겁게 끝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구성도 탄탄하고 이야기의 전개도 빨라 재미있게 잘 읽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뜻밖의 반전도 신선했고 다음 편으로 계속 된다는 말도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함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청소년 공상과학 이야기는 잘 읽지 않았는데 간만에 재밌게 읽은 수작이었다.


이 이야기가 재밌게 읽힌데는 달기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라는 제한된 공간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스릴도 있었지만 작가의 우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한 몫 했다고 본다.

작가에게는 진짜로 우주비행사였고 지금은 우주비행 프로그램 관리자로 일하는 친구가 있고,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안의 화장실을 체험할 기회가 있었으며, 열세 살 때 NASA에서 주최한 최초의 십대 우주비행사 선발대회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있었지만 작가의 우주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사랑이 책에 그대로 옮겨져 와 책 내용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고  골치 아픈 과학적 지식이 생활 밀착형 수칙으로 받아 들여지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달기지에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갖가지의 군상들이 존재하고 어딘들 그러하지 않으리 마는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한바탕 에피소드로 끝날 수 있는 제한된 공간의 이야기를 과학적 지식을 접목시켜 지루할 틈 없이 써 내려간 작가의 필력과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 붙들려 가라앉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시켜가는 능력이 에드거 상 최종후보에 오르게 한 저력이었지 싶다.


대시와 잔의 우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된다. 2편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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