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사요코 모노클 시리즈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건 맞다.

데코레이션이 잘 된 음식에 손이 먼저 가는 걸 보면 눈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다시 먹는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이해가 간다 .

맛을 보장 못한다는 맹점이 있긴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고 레이스 달린 꽃 무늬면 더 좋다는 걸 일러 무삼하리오.


[여섯번째 사요코]는 온다 리쿠의 데뷔작이다.

온다 리쿠의 명성에 비해 그의 책은 딱, 한 권! [밤의 피크닉]이 전부 였는데 거꾸로 데뷔작을 거슬러 읽게 되어 온다 리쿠의 처음 풋풋한 열정이 섞인 문장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검색해 보니 표지가 세 번 바뀌었고 표지마다 내용을 암시하는 붉은 장미를 내세운 강렬한 붉은 빛이 눈에 확 들어온다.

소녀 취향 나에게 썩 맘에 드는 표지다. 아름다움을 숭배한다는데 욕할 자 누구인가?^^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읽고 싶은 욕구가 불끈 솟는 표지다. 노블마인 디자인 팀에 영광 있으라! ^^


미스터리 학원물이다.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괴담이나 전설을 온다 리쿠식 구성으로 재미와 스릴을 잘 버무려 놓았다.

학교 대대로 전해오는 사요코의 내력에 숨어있는 미스터리한 이야기와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아름답고 똑똑한 전학생 또 하나의 사요코가 대척점을 이루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전설의 사요코와 현실의 사요코.

중첩되는 두 사요코를 두고 진실의 내막을 파헤치려는 잘생긴 우등생 슈의 노력과 사악한 제삼자로 지명되는 전학생 사요코와의 관계를 학원물인 듯 미스터리 스릴러인 듯 그려냈다. 


책 내용에 나오는 빨간 화병, 수령 100년의 벚꽃나무, 핒빛 테루테루보즈,붉은 꽃다발, 가까이 볼 수록 비정상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사요코..

이미지의 시각화가 너무 강렬해서 그림책이 아님에도 장면과 사물들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이는 듯 했다.

눈으로 먼저 읽고 내용을 한 번 더 되새김질하면서 읽는 소설이라 느껴졌다. 상상하기에 좋았더라다.


괴기와 신비의 경계를 왔다갔다 하던 전학생 사요코도 마지막에선 평범하고 밋밋한 보통 사요코로 변신을 하는 바람에 좀 김이 새긴했다. 마지막, 결론이 이렇다 할 뭔가가 없어서 뭐지? 했지만 (스포일러일 수 있음) 구로카와 선생님의 우수 학생 유치용 전학생 끌어오기 게임이었나 싶기도 하고.


잊지 못할 학교의 괴담이나 추억담 하나 쯤 있다면 두 이야기를 교차시켜 가면 읽는 재미도 쏠쏠하지 싶다.

책 중에 사요코를 좋아하는 학생은 남학생도 많지만 가까이서 매력에 빠져드는 애들은 여학생들이다. 이런 현상 여고일 수록 많이 나타나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때도 그랬다. (사요코처럼 이뿌진 않았지만^^) 그때 우리의 선망이었고 영웅이었던 언니들은 지금 뭘하며 지내는지 책을 읽고 나니 뜬금없이 궁금해졌다.


기어이 읽어 보고야 말리라 목록은 아니지만 심심할 때 읽어 보면 좋을 책 목록에 넣어 두었다가 (무슨일이 있어) 빨간 장미꽃을 받게 되는 날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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