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
조예은 지음 / 마카롱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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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텔레비전을 같이 보면 짜증을 낼 때가 있다.

장면이 바뀔 때 마다 '변사 납시오~'다.

'저거저거 봐라, 저 년이 사실은 나쁜 년이다. 쟈 둘이 좋아하는데 결국 안될기라~, 저그 자식이 아인거 시어마씨만 모리고 있다. 곧 알게 되모 일 난다, 벼락맞을 놈은 저 놈이다 곧 망하게 될끼다...'

누가 듣건 말건 끝이 없다. 시끄럽다고좀 조용히 보자해도 다 알면서 왜 보냐고 아무리 지청구를 넣어도 괘념치 않는다. 묵묵히 꿋꿋이 드라마가 끝날 때 까지 누가 옆에 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와 내가 한 몸이 되어 드라마 속에 엄마가 들어가 있는건지 엄마에게서 드라마가 나온 건지 장자의 호접몽은 몽 축에도 못 들 정도다.

희한한 건, 엄마가 예측한 게 다 맞다는 거다.^^

드라마를 끼고 살면 저래 되는 건지, 이런 상황에선 저런 결말이 도출된다는 드라마 공식이 있는 건지! 

결론은, 읽히는 드라마는 재미없다.


시프트

shift - 1. (장소를) 옮기다, 이동하다; 자세를 바꾸다   2. 잽싸게 움직이다, 서두르다   3. 바뀌다,...

사전적 의미가 이러하다(이러했구나..뒤늦게 앎;;)

원제가 [찬의 전이] 였는데 [시프트]로 출간 되었다고 했다.(시프트가 낫네^^)

고통을 옮기는 자의 부제가 붙었다. 한글을 사랑해야 겠지만 일목요연의 차원에서도 사전적 의미의 충실에서도 시프트가 낫다는 생각이.^^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라는 월계관을 쓴 작품이고 2017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에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북투필름이라면 책이 영화화 된다는 건데...부럽다!

후루룩 읽혔다. 재밌었으니까.


찬과 란.

고통을 옮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형제들이 이야기다. 특별하다는 건 피곤한 일이 많이 생긴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하니 이들 형제들의 삶도 녹록치 않다. 인신매매가 되었다가 사이비 교주한테 이용당하고 종래엔 쓰레기 국회의원의 병을 아이에게 옮기지 않으면 목숨을 위협받는 경우에 처하기도 한다. 


사람이 느끼는 고통이나 병을 딴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소재, 어디서 봤더라?

기시감이 있지만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소재로선 나쁘지 않았고 그런 능력을  제일 높이 살 수 있는곳이 사이비 종교가 최적이지.

형의 능력을 동생에게 전이 되는 것도 쌍둥이 형제라니까 그럴 수있고 사회악과 싸우는게 주인공들의 몫이지. 그럼, 그럼.


그런데, 뭐지?

전개도 빠르고 소재도 참신했고 더구나 교보 문고 대상작인데...


엄마와 같이 읽는 줄 알았다.ㅠㅠ

'형이 동생한테 능력을 물려 줄기다, 쟈는 살것네, 벼락을 맞은 놈들.. 곧 벼락 맞을 기구만, 갸가 그리 될 줄 알았다'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엄마, 이번에도 다 맞혔어'

모전녀전인가? 독서몽인가?


재밌었는데...

또 배터지게 먹고 나서 물이 제일 맛있네 하는 거 같아 미안하지만,

예상대로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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