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학교 - 맥주 만들기, 맥주로 창업하기 For my living 1
정연숙 글, 지한비 사진, 백윤국 / 한솔스쿨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남은 생에 마지막 할 일을 찾는다면 바닷가에 맥주집을 차려 놓고 해질녘 노을을 보며 술은 내가 마시고 취하긴 바다가 취하는 모습을 보는 나날들이었음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이 맨날 바다랑 술 내기나 하고 있으면 돈은 언제 벌고 뒷치닥거리는 누가 할려고? 이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이건 그냥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희망사항이지 구체적인 사업구상이 아니니까.

아무튼, 내 인생에 있어 맥주는 참 좋은 나의 친구다.

취해서 오를 범하기 까지의 시간이 많고 배가 부르고 마음을 나누는데 이만한 촉매제가 있을까 싶다. 한때 맥주 사랑이 극에 달했을 땐 (국내 시판 맥주에 한해서였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다 알아 맞추고 500만 마시고 갈까? 가볍게 들린 호프집에서 5000cc를 마시고 나서야 일어서곤 했다. 뭐, 자랑은 아니다.^^;


맥주가 맛 없기로 유명하다는(듣기로는 북한 대동강 맥주만도 못하다고...나는 맛있기만 하더만ㅠ) 대한민국에 수제 맥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주조에 대해 엄격했던 시대적 탓에 누구나 오비 아니면 크라운을 마셔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다양해진 취향과 기호에 따라 나에게 맞는 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외국에서 맛 본 특유의 맥주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수제 맥주는 커피집이 생겨날 때와 마찬가지로 어느새 하나 둘 상권에 침투해 가고 점포수를 늘여가고 있는 추세다.

이 보다 더 반가울 수 없다다!


맥주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많다.

할 수 만 있다면 어릴적 할머니가 누룩을 깨서 고두밥과 섞어 막걸리를 만들던 것 처럼 나도 보리를 갈아 수확을 해서 내가 마실 맥주는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

그런 호기심으로 손에 든[ 맥주학교]는 나의 희망사항이 얼마나 안이하고 대책없이 허황한 꿈인지를 단박에 깨게 해 주는 책이엇다.

한솔북스(아이들 책만 잘 만드는 줄 알았어요^^)에서 펴 낸, 10년 후이 삶을 준비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첫번째 시리즈로 수제맥주에 관한 책이다. 맥주 이해하기, 맥주 만드는 방법,  맥주 창업에 대한 실질적인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실용서의 미덕을골고루 갖추면서도 무조건 덤비지 말고 천천히 준비해 보라는 조언이 가득 담겨있다.

맥주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많았던 것도 좋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라거맥주'와 '에일맥주'에 대한 이해는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에일은 섭씨 15-25도의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효모를 사용한 상면발효 맥주이고 알콜도수가 비교적 높으며 맛과 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고, 라거는 섭씨 5-12도 정도의 저온에서 발효하는 효모를 사용한 하면발효 맥주로 알콜 도수가 낮고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대중적으로 마실 수 있는 맛이라서 상업맥주의 대부분은 라거맥주라고 한다.

람빅은 유럽 전통 맥주 양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야생 효모를 이용해 신맛이 강하다고 한다 . 발효 후에도 긴 숙성기간을 거치는데 2-3년씩 숙성시키는 경우도 있고 예측과 통제가 어려워 균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단다.

맥주 스타일의 양대 산맥은 역시 에일과 라거인데 우리나라에서 라거 맥주가 많이 팔리는 이유를 조금 알겠다. 기회가 된다면 람빅 스타일의 맥주를 마셔 볼 수 있기를..!


가장 유용했던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맥주로 창업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편집한 부분이었다. 수제 맥주를 직접 만드는 사람-홈브루어들이 직접 만드는 일-홈브루밍을 하면서 깨달은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읽어가면서 쉬운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홈브루밍의 종류도 참 다양하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알수록 다채로운 맥주의 세계여!!

마시기는 내가 마시고 취하기는 바다가 취하는 상상따윈 호강에 겨워 요강에 X싸는 소리라는 걸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 주었다. 무엇보다 수제 맥주를 만드는 일은 너무 힘들고 대량 생산이 힘들기 때문에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수제맥주 만드는 홈브루어이길 포기하지 않는 건 맥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라고 밖에 표현 할 말이 없었다. 부끄럽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더 맛있고 질 좋은 차별화된 맥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이 있으므로 나는 내심 기쁘다.

아직 커피숍처럼 많이 보이진 않지만, 차츰 그들은 세상밖으로 목소리와 향기를 가지고 나타날 것이고 나는 그때를 기다렸다 맛있게 마시면 될테니까!^^


다음 시리즈는 어떤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 소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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