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니미츠 - 별들을 이끈 최고의 리더 ㅣ KODEF 안보총서 54
브레이턴 해리스 지음, 김홍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인천상륙작전 '맥아더장군'에 대해서는 들어서 익히 알고 있지만, 같은 시대에 해군 참모총장을 지낸 '니미츠 제독'에 대해선 이 책을 읽기전에는 이름도 낯선 사람이었다.
육군사관학교를 가길 원했던 순진한 텍사스 시골 출신이 16세 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입학한 해군사관학교에서 1차, 2차 세계대전을 지켜 보며 해군참모총장의 자리에 까지 오른 니미츠의 일대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이 어떤것인지 알게 했다.
화려한 수식어로 그를 칭찬하고 떠받들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번지르한 말보다 믿음으로 보내는 눈빛이나 어깨를 치는 악수 한 번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유복자로 태어나 할어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니미츠의 어린시절은 싸움을 곧잘 하던 개구장이였고 ,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무엇이든 빨리 배웠지만 무엇에나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음을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집 주변에 야영을 하는 육군 야전포병대를 보게 되면서 위풍당당한 모습과 '기가막히게 멋진 새 군복'에 매료되어 육군장교가 되기를 결심한다. 하원의원의 추천을 받을 수없었던 니미츠는 낙담했지만, 해군사관학교의 추천권이 남아있음을 듣고는 '안 될 것은 또 뭐야?' 하는 마음으로 입학을 하게된다.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니미츠는 많은 사건과 사고를 겪게 되지만, 어릴적 할아버지의 가르침인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운 다음 최선을 다하고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을 잊지 않고 그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마다 큰 힘이되고 지혜를 얻는 말로 쓰인다.
특히, 해군사관학교 시절 샘슨 - 슬라이 논쟁으로 해군의 지위가 실추되고 서로 상처를 입히지만 얻는 건 아무것도 없는 헐뜯기 경쟁을 본 이후로 파당적이거나 개인적인 비난, 사소한 비난에 가담하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이 결심은 그가 해군 참모총장으로 자리하고 제대를 하기까지도 변하지 않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군인이기를 선택한 순간부터 그는 군인 외에 다른 인생이 있다는 걸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당시 군함에 흔히 쓰이던 가솔린 엔진의 결함을 보완할 디젤 엔진을 고안하고 그 시장이 커지자 일반 회사에서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며 니미츠에게 스카웃 제의를 했지만 '저는 해군을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로 그 제안을 깨끗하게 물리치는 걸 보며 화려한 배경을 가지거나 튀는 언변을 가진 것도 아닌 그가 이후에 해군참모총장으로 설 수있었던 이유를 설명 받는 듯 했다.
물론, 그도 배를 좌초시켜 군법회의에 회부된 적도 있고 ,일본의 공습으로 진주만이 함락되기도 했으나,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본분을 지키는 조용한 리더로 미 최고의 전쟁영웅으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
게획을 세우고 적임자를 정해 그 적임자로 하여금 확실히 임무수행을 하도록 물러나 지켜보는 신용과 관용의 리더십 이야 말로 니미츠만이 지닌 최고의 지휘방식이었다.

책 중간중간에 적힌 가족에 대한 사랑이나 부하에 대한 애정과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화술은 그를 최고의 전쟁 영웅이기에 앞서 인간적이고 따뜻함을 가진 한 가장이자 남편이고 상급자임을 알 게 해 주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겸비한 훌륭한 인격체임을 알 수있게 해 주었다.
고집불통 맥아더(나는 그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장군으로만 알았지 고집이 센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왜 한 번도 안했는지...)와 불같은 핼시, 깐깐하고 도도한 킹, 울부짖는 미치광이 홀랜드 스미스 등 미 해군과 육군, 연합군의 쟁쟁한 별들로 부터 협력을 이끌어 낸 '통합의 귀재 리미츠'라는 수식어가 붙기까지는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모두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기문이나 평전을 읽을 때면 주인공에 대한 미화나 사건이 부풀려져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과장되이 영웅시 하는 바람에 거부감이 주기도 하는데 이 책은 리미츠의 인간됨과 통솔력, 리더십을 시대와 현장을 통해 잘 드러나게 쓰고 인간적인 모습을 같이 담아 소설책처럼 재미와 감동을 함께 주는 메리트가 있다.
평전을 쓴 브레이턴 해리스의 깔끔한 문장력 덕분인지 김홍래의 매끄러운 번역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루하거나 딱딱해서 쉬었다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한 번도 들지 않아 니미츠를 새로 알아가는 독자에게도 큰 기쁨이 되었다.
進不籍人 退不尤人
'나아갈 때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물러날 때 남을 탓하지 않는다'는 성대중의 말이 생각나는 장군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장군들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고 많이 부러워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