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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반찬 :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 한 권으로 끝내는 대한민국 대표 반찬 ㅣ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한명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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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 끼리 모여 얘기하다 보면 제일 자주 나오는 얘기가 '오늘은 또 뭘 해 먹지?' 다.
뭘 특별히 해 먹는 것도 없는데 끼니마다 반찬 걱정이 되는건, 매일 먹는 반찬이라도 어제와 다른 조리법으로 새로운 음식을 창조하면 좋겠다는 욕구와 색다른 음식을 원하고 있는 식구들의 요구를 아는 까닭이다.
아무리 요리의 시간을 즐기고 잘해내는 사람이라도 매일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차려낸다는건 은근한 스트레스다.
입이 즐거운 일 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마는 입들의 행복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수고와 노력이 만만치 않음을 아는 이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이들 말고는 잘 모른다.
요리를 즐기는 이들이 이렇다 칠 때,
나처럼 요리에 관심없고 해 놔도 별 맛이 없음을 나부터 아는 사람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아무도 모른다.
거창한 궁중요리나 수랏상 요리..이런 거 언감생심 꿈도 안꾼다.
시골밥상, 사찰음식..소박한 이름처럼 보이나 이런 테마 밥상도 은근 까다롭다.
그냥 매일 먹는 반찬이지만 먹을 때 마다 맛있다..그런 말 들을 수 있다면 족하겠다.
매일이 파티같으면야 좋겠지만, 어디 그런가...그 나물에 그 밥인 밥상이 대분이잖는가!!
쉬운반찬!!!
이런 아이템 완전 좋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밥상이지만, 서민들의 대다수의 보약으로 알려진 밥을 더욱 맛나게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구하기 쉬운 재료로 하기 쉬운 요리법으로 된 반찬!!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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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재료로 쉽게 차리는매일 반찬!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맛있는 반찬
오천년 전부터 이땅의 주부들이 염원해 온 문구다.
쉬우면서 질리지 않는, 마른반찬에서 저장반찬까지!!
요리를 못하는 사람일수록 요리의 기본부터 잘 알아야 한다. 그 첫번째가 정확한 계량법이다.
엄마들이 만들어 주는 음식은 다 맛있는데는 엄마들의 정성 담긴 손맛이 담겨 있어 그렇다지만 알고 보면 오랜 시간동안의 경험이 가르쳐 준 계량의 노하우를 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끔, 재료를 얼마나 준비해서 어떻게 요리한 거예요? 물으면 10명중의 9명은 "대충, 적당히 알아서.."가 답이다. (며느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시어머니들 만의 꼿꼿한 자존심의 표출일 수도 있다.--;)
요리 입문자에게 '대충, 적당히 알아서'는 맨몸으로 산성을 기어올라가라는 말과도 같다.
사다리는 못 줄지언정 줄이라도 하나 내려주셔야 힘이 날텐데...대충, 알아서 기어 올라가 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 성이 아닌게벼..!" 전의를 상실하고 항복!! 백기투항이다.
내 이력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흠흠.
애니웨이,
이 책 참 친절하고 깔끔하다!!
계량도구의 쓰임과 정확한 계량법을 서두에 알려주고 책의 문을 연다. 그러고도 분명히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대충, 알아서.."의 관문에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음식 재료들의 100g을 눈대중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갯수와 크기로 나열해주었으며, 요리할 때 힘이 되어주는 조리기구들까지 소개해준다.
기본을 익혔으니 이제 전문 요리사의 비법을 전수할 차례라는 듯 어디에 맞춰도 다 가능할 듯한 양념공식 공개(그것도 7가지씩이나!!@@)에 삶기,데치기, 찌기와 조리기, 굽기와 튀기기, 볶기와 부침,무침의 조리 포인트를 쏙쏙 뽑아 알려주고 맛을 더하는 기본양념 7가지까지 일러주니 이제 요리의 성벽을 기어오르는 것 쯤 무섭지 않는 아이젠이 부착된 신발과 해님달님표 동아줄을 잡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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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반찬>의 고마운 점은 만드는법이 간단하고 재료가 구하기 쉽다는 점이다.
긴 말 필요없고 하라는 대로만 해...시작한다! 하더니 어느새 뚝딱 반찬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촤라락~ 보여주니 저 정도는 따라해 볼만 한데..하는 자신감이 붙는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수확인지!! 고마울 손, 쉬운반찬!!
하다가 시행착오가 있거나 첨가하면 좋은 팁을 적어두는 메모란과 요리할 때 기억해 두면 좋을 팁까지 귓속말 하듯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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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가장 흔하고 싼 재료이면서 영양가도 많은 '시금치'와 '깻잎절임'이다.
손.수. 만들었다는 걸 크.게. 말하고 싶다
샥스핀도 아니고 푸아그라도 아닌...시금치와 깻잎 갖고 호들갑을 떤다고 말씀하실양이면 속상하다.
이건, 이전과는 다른 요리법으로 만들어 새로운 맛을 내는 시금치이고 깻잎이니 말이다.
그동안 백 번쯤 시금치 나물을 해 먹었지만, 아삭거리지 않고 감칠맛이 없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건지 몰랐는데, 드디어 알았다! 그 비결을!!! (알려주기 싫은데...ㅎㅎ) 물기를 짜는 방법에 있었던 것이었다. 김발에 싸서짜면 잎도 손상이 없고 아삭아삭 줄기도 살아있고 물이 나오지 않아 싱거워질 일도 없었던 거였다. ^^
깻잎도 찌기 전에 간장에 10분쯤 담궜다가 그 간장물로 양념을 하니 물기도 많이 생기지 않고 살짝 쪄 내는 3분의 시간을 지켰더니 질기지도 무르지도 않는 향이 살아있는 깻잎을 먹을 수 있었다.
뉘들이 진정한 깻잎과 시금치의 맛을 알어!! 고래고래 고함이라도 치고 싶은 성공이었다. 하하하.
요리책을 그동안 안 봐 온 건 아니지만, 너무 어렵거나 화려해서 기가 죽었었다. 이 책은 소박하고 단순해서 손이 선뜻가는 책이다. 편한 친구처럼 부담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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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찜.
이거 엄청 좋아하고 음식점 갈때마다 눈치봐가며 두 그릇씩 달라고 때를 쓰는 아이템인데..아직 성공해 보질 못했다.
정갈하고 단백한 맛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 오늘 저녁은 달걀찜 도전이닷!! 벌써 침이 고인다.ㅎㅎ
기본부터 차근차근, 정확한 계량과 기본 양념공식 숙지, 작은 팁도 그냥 넘기지 말기...숙지 또 숙지!!
이만, 요리하러가야 해서..디 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