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할아버지의 6.25 바우솔 작은 어린이 14
이규희 지음, 시은경 그림 / 바우솔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6.25당시 전쟁에 참가해 나라를 위해 온 몸을 던졌던 참전 용사 수당이 9만원이라는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좀 부끄럽다.

그 9만원이 지급된 것도 최근의 일이라는 건 더 부끄럽고..

9 만원이 뭐냐고?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돌아온 답은 살아계신 참전용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는 기사는 더욱 읽는 사람을 아연하게 했다.

내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니 당연히 나서야 할 일이었겠지만, 누구나 목숨을 담보로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일 앞에선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으리라..죽고 싶어서 죽었고, 살아남아야 겠다는 각오 만으로 살아 남을 수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똑같은 의지와 신념으로 나라를 위해 싸우다 운명의 갈림길이 달라졌을 뿐인데, 마치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왜 살아 남아서 수당을 깍아 먹냐고 하는 말로 들려 괜히 흥분하게 된다.

맨 주먹 붉은 피로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예우가 이렇듯 홀대를 당하는데, 앞으로  나라를 위해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참전용사 대부분이 80을 넘긴 고령이라 해가 지날 수록 그 숫자가  급감하고 있다는데...살아 계신 동안만이라도 우리는 그분들에게 감사할 줄 알고 타당한 예우(금전이든, 복지든..)를 하는 게 또 우리를 지켜 나가는 일이라 여긴다.

 

이쯤에서 심호흡을 하고..^^;;

영후(피터)는 미국에 살고 있는 재미교포다.

같은 반 마이클의 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마이클의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UN군으로 참전한 참전 용사임을 알게 된다.

전쟁중에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시면서도 한국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으시고 한국이 발전한 것을 자기 일인양 자랑스러워 하시는 모습을 영후는 더 이상해 한다.

한글을 모르고 한국의 뿌리를 모르는 손자로 자라는 것을 경계하는 할아버지께 6.25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이 갖긴하지만, 영후에게는 먼나라의 이야기 일 뿐이다. 무서운 전쟁터를 찾아간 마이클 할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러나, 매년 미국에서 6.25 휴전일을 기념하는 행사인 '리멤버(Remember)7.27'에초청되어 대표로 애국가를 부르게 되면서 점점

할아버지와 마이클 할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훌륭한 일이고 대단한 일인지를 알게 된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더라면 아마, 이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억지로 읽고 적어냈던 반공도서와 다를바 없었을 것이다. 북한 공산당은 나쁜 놈,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국군은 모두 착한 사람..요즘 아이들한테도 먹힐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편을 갈라서 못 박는 교육은 이젠 시효가 지난 듯도 싶다. 이럴때 등장한 꽃지 할아버지...

미국에 살지만 6.25때 북한군 편에서 싸운 그야말로 (내가 배운 대로라면..)공산당 나쁜 놈 이다. 하지만, 꽃지 할아버지도 전쟁속에서 동료를 잃고 고통을 당하는 희생자였음을 일깨워 준다. 어쨌기나 꽃지 할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영후나 마이클의 할아버지도 가해자 일 수 밖에 없음을 ..전쟁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고통이고 상처를 남긴다는 걸 꽃지 할아버지를 통해 깨달을 수 있도록 한 부분에서 감동하고 만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화해가 시작되는 것임을 느끼게 해 준다.

 

6.25가 어느나라에서 일어났는지, 언제 일어났는지, 북침인지, 남침인지..관심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게, 자유를 위해 전쟁의 포화속에서 목숨을 건 우리나라 뿐 아니라 UN군 할아버지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걸 고마워하는 계기를 심어주는 책이 될리라 믿는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과 통일이 왜 필요한지도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해 주는 옛날에 내가 읽은 책과 비슷하나 접근 방법이 다른 '학교 권장 도서'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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