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두 번째 이야기 흑설공주 2
노경실 외 지음, 정문주 외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견을 갖는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로 인한 생각의 오류가 아니라 어쩌면 반복되는 정보로 인한 세뇌가 아닐까?

살아가는 동안에 가지는 각종의 편견의 시작이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에서의 영향력도 무시못한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조금 무서워진다. (비약이리라 여기지만..)편견을 싹트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면!

아름다운 공주는 항상 멋진 왕자와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아야하고, 새엄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한데다 주인공을 항상 구박하기만 하고, 못생기고 뚱뚱한 아이는 주인공이 될 수없다는...반복되는 구성속에 자연스레 습득되는 편견의 세뇌!!

이뿐 건 착한것이고 못난건 나쁜것이라는 은연중에 자리잡은 생각들이 안 하면 이상한 인위적인 성형수술로 표출되고 있는 건 아닌가..씁쓸하다

.

각설...

흑설공주!!

첫 번째이어 두 번째 책이다.

눈처럼 하얀 피부의 아이대신 검은 피부를 가진 흑설공주가 거울에게 가장 못생긴 사람을 알아내 사람들이 세운 아름다움의 기준은 하루 아침에 바뀔 수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누구에게나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게 해 준다는 결론이다. 장미는 장미대로 아름답고 제비꽃은 제비꽃대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시각의 전환을 열어주는 참신한 책이었다.

퓨전 동화라 할 수도 있지만, 여지껏 우리가 알아오던 이뿌기만 하고 불의에 맞서는 일없이 당하기만 하다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칠 수 없었던 왕자로 말미암은..ㅠㅠ) 행운으로 불행을 탈출할 수 있었던 공주들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야기들이어서 반가웠다. 모두가 공주가 될 수없고 모두가 아름답기만 할 수없듯  누구나 다 100년씩 잠을 자며 왕자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니까!

 

전편이 흑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나무꾼과 선녀, 콩쥐 팥쥐...주로 공주들이 많았던 반면, 두 번째 이야기는 뚱뚱이와 홀쭉이 나라를 여행하는 걸리버, 놀림에 대해 묵묵하지 않고 반항을 하는 반쪽이, 못난 뷰티를 달가워하지 않는 야수..등 왕자를 대변하는 주인공들이 눈에 띈다. ( 물론, 얼굴의 허물을 벗지 못하고 못생긴채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박씨전, 왕자님과 결혼을 거부하고 제비나라로 날아가 취재를 하고 글을 쓰며 일생을 보내는 엄지공주 이야기도 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지 않고 나와는 다른 '차이'를 알아가게 하는 시각을 갖게 하는데서 이 책의 오롯한 가치를 발견할 수있다. 서로 정 반대의 나라에서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면서 각각이 가진 특성을 인정하고 (이상한 나라의 걸리버P.8)), 열등감에 사로잡힌 반쪽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나향이를 통해(반쪽이가 떠난다.P.32),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이야 말로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걸 알게 되는 야수(못난이 뷰티와 야수P.58).

 

편견과 차별을 뛰어넘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사람을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게 하는 편견 방지용 책으로 읽혀 내심 흐뭇했다.

너무 유명해서 식상한 주인공들의 유쾌한 뒤집기 한 판도 멋있었지만, 누워만 있어도 행운이 찾아오는 공주가 아닌, 스스로 자기 일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공주의 모습을 이제라도 보게 되어 내가 더 고마웠다.^^ 평면으로 보여지던 동화속의 주인공들이 입체적으로 부각되어 스스로의 행동과 생각의 반경을 넓히는 것을 아이들이 읽으며 이전보다는 업그레이드 된 생각과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 여긴다.

 

볏 다섯에 하나 더 얹어 주고 싶은 책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