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땅을 찾아서 우리문고 20
스콧 오델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언제나 이상적인 가치를 정신에 두고 있긴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추측컨데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는 그 즈음부터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의 관심은 물질적인 것에 더 많았고 물질로 인해 벌어지는 싸움이나 전쟁이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시 해야한다고 현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도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눈앞에 이익이 보이는 상황이 되고보면 물질적인 가치를 포기하기란 쉽지않다는 게 사람의 마음일 것이다.

 

열여섯 살 소년의 교도소 안에서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물질 앞에서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정신적인 가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잘 보여준다.

16세기가 배경인 이 이야기는 지도를 그리는 일을 좋아하고 더 나은 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에스테반은 우연히 황금을 찾아 떠나는 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합류하게 된다.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전설적인 이야기로만 들려오는 황금의 땅을 향해 힘들고 긴 시간을 보내며 때론 아무것도 없는 땅에 대해 실망하고 황금을 향한 맹목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떠날 때만 해도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과 그 땅들을 보고 지도를 완성하는데 더 큰 뜻이 있었지만, 막상 황금의 땅을 찾아 그 황금이 눈 앞에 보였을 땐 에스테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험난한 여행중에도 친구들에게 보여 줄 꽃을 모으는 플란시스코 신부와 에스테반을 좋아하는 지아만이 황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말하지만, 황금이 눈 앞에 보이는 순간 동료가 목숨을 잃어도 크게 슬퍼하지 않고 서로를 배반할 준비를 하는 황금에 눈먼 사람들이 되고 만다.

 

황금을 둘러싼 사랑과 전쟁을 그린 미국의 서부영화 줄거리를 염두에 두고 읽었지만, 이 책은 황금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열여섯 살 소년이 주위 사람들의 행동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다가 자신도 예외없이 그들과 똑 같은 마음을 가지는 심경의 변화를 담담히 적어나가면서 과연, 우리라고 다를 수 있을 것인가?를 넌지시 물어온다.

 

청소년 소설이긴 하지만 인간 내면에 숨쉬는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눈앞에 펼쳐지는 이익 앞에서 얼마나 이성적인 모습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많은 백인들이 황금이 묻혀있다는 막연한 추측으로 남아메리카에 살고 있던 인디언들을 무참히 짓밟고 그들의 인권을 어떻게 유린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숙제를 던져주기도 한다.

 

어느날 갑자기 땅투기로 인해  많은 돈을 만지게 되는 경우나, 복권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됐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종종 듣지만 그들이 다 행복하게 잘 산다는 얘기는 잘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좋았던 관계도 사랑하던 사이도 황금이라는 물질이 끼어드는 순간, 악의 주술이라도 걸린 양 마음에는 금이 가고 관계는 악화되는 일이 비일비재한걸로 봐서 결코 사람의 행복이 물질에 있지 않음을 반증해 주지만, 황금 앞에서 마음을 비우기 어려운 것 조차 황금이 갖는 주술일까?

 

뻔한 도덕적 가르침을 주기위한 내용이 아니라, 황금을 앞에 둔 사람들의 갖가지 내면과 본성 결코 예외일 수없는 자신의 마음까지 훑어보게 하는 성찰의 책으로 읽혔다.

지금도 어딘가에 있을 황금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에게 과연 황금보다 더 큰 가치는 정녕 없는지 묻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