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타락천사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A. M. 젠킨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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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것.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본 상상이 아닐까?

전래동화, 고전, 만화, 영화, 연극...어디다가 접목시켜놓아도 어색하지 않고 그럴듯한 이야기들이 만들어 질 듯한 아이템.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식상하기만한 소재가 끊임없이 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날때마다 우리에게 먹(?)히는 것은 그만큼

내가 살고 있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삶보다는 뭔가 새로운 일이 계속 생길것 같고 좀 더 재미난 일들이 가득한 타인의 삶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여긴다. (타인의 삶을 동경할 때 지금보다 못하고 힘든 삶을 선택할리 없으니..말이다.)

 

게으르고 배타적인 전형적인 사춘기 모습으로 주변에 반항만 일삼는 숀의 몸을 빌린 타락천사 키리엘.

창조주에게 부여받은 임무를 거부하고 세상으로 내려온다.

사고로 인해 숀의 영혼이 빠져나갈려는 찰라 숀의 몸으로 들어 온 키리엘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신기하고

새롭고 호기심 가득한 일 뿐이다.

숀의 취향에서 벗어나 엄마가 원하는 깨끗한 옷으로 바꿔 입고, 만나면 서로 으르렁거리기만하는 동생 제이슨에게는

따뜻한관심을, 숀 형제를 혼자 키우는 엄마에게 힘을 주는가 하면 동급생 레인과의 불타(?)는 사랑을 꿈꾸고 

학교 내 폭력을 자행하는 리드맥고완을 골려 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천천히 잘 해내는 키리엘은 스스로도 뿌듯해 하면서도 왜 사람들이 스스로 행복해 질 수있는 일에 대해

무관심하고 끔찍하고 무서운 악마의 동행길에 자신을 내 던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동급생 레인과의 관계발전을 위해 일을 꾸미과 키스와 섹스에 목매는 키리엘의 심리묘사는 그 나이 또래의 마음을

훔쳐보고 지난날 나도 그랬었나를 추억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평범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하루를 새로운 계획으로 인간의 삶을

잘 살아내려는 키리엘은 시간이 지루해서 어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인지를

넌지시 일러 주는 듯 하다.(물론, 그나이엔 절대 이해할 수없는 말들이란 걸 지나 온 지금에서야 나도 깨닫고 있지만.)

 

따뜻한 인간미와 청소년의 심리상태 슬쩍 찔러주는 교훈의 메세지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와 무척 재밌게 잘 읽히는 책이었다.

단지,

천사였던 키리엘이 악마가 된 그럴듯한 충분한 이유와 인간세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본색이 드러나 갈등 겪는일 없이

영웅적이고 모범적인 모습만을 그렸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내 안에 살고 있는 수많은 나와 싸우며 새로운 삶이 재미있긴하지만  적응하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을텐데..--;;

 

아무튼, 한참 질풍노도를 겪고 있는 아이에게 권해 깜놀 반응을 얻었던 책이었다.

'또 다른책 없어요? '라고 묻는 초유의 발언을 듣게 된 책이니..놀라울 수밖에.^^

(내가 책콩 출판사를 좋아하고 신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락천사가 들어오기 전의 숀과 같은 아이들을 키우는 나로선, 이런 당치도 않는 일들이 한 번쯤 있어줘도

괜찮지 않겠나..하는 그야말로 얼토당토 않는 생각을 또 한다.

따뜻이 보듬어서 질풍노도의 아이들을 이해하기보담은 뭔가 자극적인 일로 변화된 결과만을 바라니..

내 안에도 나 아닌 타락한 부모가 있음이 분명하다.--;;

 

아이와 함께 읽고 같이 낄낄댈 시간을 준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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