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현명한 잔인함은 진정한 자비이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에서 나오는 말이다.

 

부도덕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하는 군주,

다수의 피해를 줄일 수있다면 냉혹히 행하는 소수의 처벌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군주,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힘을 필요한 군주...

 

이정도는 읽어주어야지..싶은 의무감으로 읽었던 책이었다.

이상적인 군주의 자질에 대한 언급없이 무서운 행동강령들만으로 채워진 야전교범같은 책을 보면서

'아, 내스타일은 아니군.'했지만, 마키아벨리가 왜 군주론을 써야했는지에 대한 배경에는 연민이 생겼었다.

 

팩션임을 알면서도 '냉혹한 마키아벨리가 흘린 눈물이라니??' 싶어  혹, 했음이 사실이다.

역사에(그것도 남의 나라 역사는 더더욱--;) 해박하지 못한 나는 겁부터 먹었다.

이건 무슨말? 싶은 의문에 눈이 자주 걸리면 몰입이 쉽지 않고, 소설을 읽으면서 배경지식을 검색해보는 부지런함이 내겐

없기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거!!^^

 

15세기 피렌체의 극심한 정치적 분열과 혼란스러운 종교적 갈등을 이해하고 있었다면 금상첨화겠으나, 문맥을 통해 모르는

단어의 뜻을 알수 있는 경우가 많듯, 책을 읽다보면  아, 이런 상황들이었구나.. 넘겨짚을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어있다.

(고맙게도^^)

메디치가문과 프랑스의 세력다툼 사이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연쇄살인 사건을 시발로 숨겨진 음모를 풀어나가는 팩션 스릴러다. 실존했던 인물들이 까메오로 잠깐씩 단역(?)으로 나왔다가 사라지는 걸 보는 것도 소설적 재미를 더 해주준다.

실제 그들이 이룩한 업적으로 역사적 평가를 받는 것과 소설속에서 미미한 존재 '지나가는 행인1'로 나와 보여주는 성격을 비교해

보는 것은 독자에게 할애한 유쾌한 덤이다.^^

 

소설을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인물의 편견에서 벗어나 읽으시라고 부탁하고싶다.

얼마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신윤복의 일생을 각색한 드라마 방영 후, 신윤복이 정말 여자가 아니냐?라는

(정말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 의문들이 이슈화되는 걸 보며 일반화의오류란 이래서 무서운 것이구나를..느껴서다!

소설은 소설일 뿐 사실이 아니니, 그저 소설적 재미에 빠지면 된다. 나무도 세고 숲도 관리해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한가 말이다.

소설적 재미를 확대시켜 지식의 확대로 이어가고 싶다면, 그때! 진정한 논픽션만으로 구성된 역사책을 사서 읽으시라..

 권하는 바다!

주제넘은 권장은 각설하고..--;;

 

처음부터 나오는 잔인한 고문과 살인방법들은 이 책이 중간에 덮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걸 알게한다.

묻지마식 잔인한 살인은 잊을만 하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데, 살인해석의 디테일이야말로 동급최강이다!

우연(?)히 사건에 개입하게되는 마키아벨리와 친구들은 해결을 위해 살인의 단서들을 찾아 살인이면에 도사린

정치적, 종교적 음모에 속으로  들어가는데...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이라고 책앞에 적혔듯.. 마지막에 생각치도 못한 반전이 있긴하지만,

좀 억지스런 면이 느껴짐도 어쩔수 없다.

책 중반까지 '도대체 마키아벨리는 언제쯤 등장해서 멋있게 한 칼 날릴것인가'로 조바심을 냈다면,

신기에 가깝던 살인병기 난쟁이가 여자의 단도 한 방에 맥없이 쓰러지는 걸 보는 어이없음은 살짝 실망이다.

급격히 상황이 변하는 막판 뒤집기로 분위기를 상쇄시키긴 했지만, 연결고리가 부족한 지나가는 행인이 너무 많았음은

소설의 맥을 자주 흐렸다. 마키아 벨리의 눈물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도 임팩트가 약하지않았나..싶고.

( 난, 왜이리 비평에 유독 힘을 쏟는지...ㅠㅠ)

그러나,

앞에서 밝혔듯, 역사적 지식없이 읽어도  내용만으로도 재밌는 소설이다.

장르문학을 좋아하는사람에겐 말 할 것도 없고!!^^

역사속을 거닐며 망라된 인간의 내면을 훑어보기에 좋은 기회다.

 

선입견을 파괴할 젊은 마키아벨리의 불타는 러브씬이있었더라면 그의 눈물을 이해하기가 더 수월했을텐데..

혼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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