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을 피웠어요 - 정일근 시인의 우리 곁의 이야기 2 좋은 그림동화 18
정일근 지음, 정혜정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래저래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다져지고 골격이 반듯한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언어의 쫄깃함을, 말의 배부름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정일근 시인의 동화는 또 한 분의 권정생 선생님을 뵙는 듯하다.

 

'하나 동생 두나'에 이은 연작 동화 '내가 꽃을 피웠어요'

정일근 시인으 우리 곁의 이야기 2번째 시리즈로 1번째 시리즈에 못지 않은 사랑스런 책이다.^^

쉬운듯 읽히는 시어같은 문체도 입에서 노래처럼 매끄럽게 흘러나와 행복하고,

이야기도 소박하고 따뜻해서 아이들도  금방 몰입하는 모습에 흐뭇하다.

 

첫번째 시리즈는 나무를 사러 간 시인 아저씨의 눈에 띄인 강아지 '두나'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가 적혔는데,

이번엔  그때 사 온 '목련나무'이야기다.

정작 사 온  나무는 뒷전이고 얻어 온 '두나'에 대한 식구들의 관심에 마당 한 켠에 선 목련나무는 속상하기만 하는데,

등장한 '두나'는  아침마다 맨 먼저 달려와 쉬~를 하는 무례를 범한다.

싫어하는 나무에게 '메롱, 날 잡아봐라' 놀리기도 하고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바보'라고 상처도 주고.

 

마음의 중심에 다섯 동그라미를 그리고도 한 번도 꽃을 피워보지 못한 나무는 스스로 바보라고 생각하고 엉엉운다.

울음 소리를 듣고 찾아 온  봄바람 할아버지가  몸에서 돋아난 '꽃눈'을  가리키며 몸이 뜨거워져도 참으면 꽃을 피울 수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후 자신을 대견해 하고 환 한 별꽃 모양의 목련을 피워내는 자신의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내용이다.

 (아, 내용을 다 일러주고 말았으니..어쩐다!!--;;)

 

그러나,

이 책은 내용이  전부가 아니다.

첫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아이와 함께 입을 오므리고 벌리며 읽어내는 말의  참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책의 효용가치를 반 밖에 느끼지 못했다고 감히 일러주고 싶다.

 

"딸랑딸랑 방울소리, 눈물이 뚝뚝, 큰소리로 엉엉, 솜털 보송보송, 알쏭달쏭한 말씀, 숨이 턱,턱.."

모양과 소리를 내는 상투적인 말들이 어쩌면 이리 제 자리에서 자기 목소리를 잘 내고 있는지,

정말 그런 소리들이 책 속에서 쩡쩡 들려 오는 것 같다. 음, 시인의 힘이라니!!^^

 

그림도 책 내용과 보폭을 딱 맞춰 얼마나 소박하고 따뜻한지 보고 있으면 저절로 흐뭇해진다.

부쩍 자란 두나의 모습과  똥강아지는 싫다고 불퉁하던 모습과 달리 환하게 웃는 모습도 이뿌기만 하다.

 

자꾸 쓰다듬게 되는 책이다.

세번째 시리즈가 아이보다 내가 더 기다려지는 책이기도 하고!^^

시인의 건강과 건필을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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