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어떤 한 사람을 논하기에 앞서 그사람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한번이라도 들여다 본 일이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케 되는 요즘이다.

어떤식으로든 우리에게 영향을 주었던 존재의 소멸은 애도 이전의 착잡한 애상이 겹쳐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듯 하다.

김점선.

그녀를 뒤늦게 알아가는 나는, 존재의 부재가 또 이리 무겁고 아쉽다.

아이들 그림처럼 마냥 천진하고 쉬운 그림.

지나온 삶의 질곡들이 이렇듯 단순하고 쉽게 형상화되기까지 추리고 다듬었을 생각들에 미치자 이제서야 그만 존경스러워진다.

 

점선뎐!

그동안 이름만으로 기억하고 몇몇의 작품만으로 이미지를 고착시켜 왔던 김전선과는 너무도 달라 충격적이기까지한 새로운 한 사람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기이하고 돌출된 행동.

누구도 쉽게 수용하지 않고 누구와도 공유하는 삶을 꺼린 젊음.

생각대로 행하고 행한일에 책임을 지는 고집불통.

꺽어질지언정 휘어지는 못하는 성격.

도덕적 테두리에서 자유롭지만 도덕적이지 못함엔 당당히 맞서는 정의로움.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폭발하는 내면의 힘이 느껴지는 삶!

 

파란만장, 엽기만발, 독야청청..

표지에 씌인 그녀를 상징하는 문구에 나도 한 표!^^

 

자서전인 듯, 일기인 듯, 잔잔한 수필인 듯 읽히는 책은 기이하고 엽기적인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내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친절한 사진으로 간간이 확인시켜준다.

아하하하..

어이없는 웃음을 웃다가도 그 시대에 그 나이에 그런 행동을 할 수있었던 정신적 구축이 되었을 신념과 철학이 존경스러워진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채,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지만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그녀의 젊음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았으리라.

어이없이 결정하는 결혼과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좌충우돌 경험들은 유쾌하고 재밌지만, 그리 녹록치않은 삶의 굴레들이 스치고

지나갔음도 짐작케된다.

 

지인들과 같이 찍은 사진속의 그녀,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그림들,

삶의 편린들이 뚝뚝 떨어지는 감칠맛나는 글.

 

김전선에 대해 뭔가 좀 알았다고 말하기보다는 이제 조금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이 한 권으로 인한 새로운 만남에 나는 기뻐하면서도 못내 서운하다.

이제는 호탕하게 웃고 있는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는데 대한 안타까움이다.

 

부재는 이래저래 슬프다.

세상모든 아름다운 사람들은 다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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