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래 : 세상은 백성의 것이다 샘깊은 오늘고전 9
작자미상 지음, 윤기언 그림, 김기택 글, 강명관 해설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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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래하면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가사 중 '못살겠다 홍경래!'가 저절로 입속에 맴돈다.

못살겠다 홍경래~^^;;

홍경래 때문에 못살겠다는 말인지, 홍경래 자신이 못살겠다는 것인지 부르는 아이들도 깊이 아는 아이가 드물것이다.

아이들이야 그렇다 치고 어른인 나는 또 얼마나 홍경래에 대해 알고 있나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홍경래......

국사시간에 분명 배웠었다.

힘들고 피폐해진 삶을 견디다 못한 농민들의 봉기가 잇달았는데, 그 중 가장 규모가 컸고 오래 지속되었던 난이

홍경래 난이었다는 것을!

더 나아갈 것도 보탤 것도 없는 단편적인 지식이 전부다. 부끄럽게도!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이 덕이다.

아이가 흥얼거리는 노래 속 사람들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에 이 책을 선택했으니까.

읽으라고 던져주면 억지로 서너 장 읽다가 다음에 또 읽을께요..할까봐 그다지 많지않은 분량이라는데

용기를 얻어 같이 읽어 나갔다.

아이가 손으로 짚어 나가면 내가 읽으며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가난하고 신분 낮은 서북(평안도)사람으로 태어난 홍경래가 과거시험에 낙방하면서 썩어가는 정치와

힘과 뇌물로 벼슬을 사는 현실에 대해 분개하는 장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세상을 바꿀 인재들을 모으는 부분,

처음의 봉기는 성공이었지만, 점점 관군에게 밀려 동지들이 하나 둘 죽고 홍경래 마저 뜻을 펴지 못하고 숨졌다는 내용을

차례대로 읽는데, 아이는 조금 흥분했다.

 

불쌍한 백성을 위해 하는 옳은 일이 왜 승리 할 수없는지,

임금은 잘 한게 없으면서 왜 못사는 백성을 도우는 홍경래를 죽이려고 하는지,

영화나 만화처럼 홍경래가 멋지게 죽지 않고 그토록 허무하게 죽는지..

속상해 하고 안타까워하는 걸 보며 상황을 나름 설명을 해 주긴 했지만, 아이는 홍경래가 안됐고 불쌍하다고 계속 주억거린다.

 

음,

드디어 니가 부동자세 부조로 붙어 있던 역사속 인물을 펄펄 날아다니는 입체적 인물로 인식하기 시작했구나..싶어

아이가 뭔가 하나 더 알아줬음 싶은 얄팍한 계산을 가진 아둔하고 눈이 깊지 못한 엄마는 내심 쾌재를 불렀다.^^;;

 

책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숨은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나도 쏠쏠했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책 속에 나온 시대적 상황이야 대강 들어서 맞춰서 알고 있었지만, 홍경래가 뜻을 같이할 인재들을 모으는 장면에서

거론된 우군칙, 이희저, 김창시, 홍총각, 이제초, 김사용, 그리고 김삿갓 김병연의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동참하게 된

일화들은 무협지나 삼국지를 읽는 재미와 비슷했다.

아이가  지루해 할 즈음에  이제초의 맹활약을 장비에 빗대어 얘기해 주고, 김익순의 변절을 그의 손자 김병연이 과거시험 답안지에다

욕을 해 할아버지를 알지보지 못하고 욕한 부끄러움에 평생 방랑시인으로 살았다는 이야기를 곁들이자 아이는 처음 책을 훑어보던

지루한 모습은 언제? 싶을 만큼 눈빛이 반짝였다.

소기의 목적은 이룬 셈!! ㅎㅎ

 

비록, 뜻을 다 펴지 못하고 실패한 거사지만 (역사는 역시 승자의 기록이어서 아직도 홍경래가 일으킨 거사는 '난'으로 불리우는

모양이다.)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실천에 옮겼다는 점은 훌륭했다고 아이에게 넌지시 일러준다.

불의를 참지않고 당당히 일어서는 작은 힘이 세상을 변하시키는 큰 원동력이라는 걸 아이가 다 이해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던 시간 만큼, 아이에게도 큰 뜻을 품은 홍경래가 마음속에  훨훨 살아오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는데 대해 무척이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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