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 - 동심으로의 초대 어른을 위한 동화
이세벽 지음, 홍원표 그림 / 굿북(GoodBook)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이 없듯 오래 변치 않는 사랑 또한 없는 것일까..새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어디 꽃 뿐이랴, 세상사 모두가 다 그런 이치 아니던가..싶기도 하고.

하지만, 꽃이 붉은채로만 세월을 이긴다면  열매를 기대하기 어려운게 자명한 이치이기도 하니

꽃이 진다고해서 꼭 서러워 할 일은 아니라는 위로와 비슷한 관조의 시선이 되기도 했다.

 

살아보지 않고 견뎌내지 않은 일들에 대해 미리 말하지않기.

아픔을 견뎌내고 상처를 껴안으며 서있는 나무앞에선 더더욱!

여린 줄기의 성장 여정을 통해 자연스레 인간의 삶을 접목시켜 보게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그대로 투영해 놓은 듯 했다.

달뜨던 열정에 비해  쉽게 지치고 사랑에 인색하면서 책임에는 둔감한 우리의 모습들.

 

여린 풀잎이 자라서 커 가는 이야기다.

똑 같은 풀잎을 만나 뜨거운 사랑으로 포옹하게 되지만, 그 포옹이 서로의 자유를 구속하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느끼면서 시작되는 갈등.

꽃은 시들고 서로에 대한 사랑에 금이 가지만, 시련을 이겨내고 상처를 보듬으면서 한 몸으로 서있는 서로의 몸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회..

동화라기 보다는 읽어서 어리석음을 깨치고 반성하는 우화로 읽혔다.

잔잔한 감동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뜨끔,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

 

사랑 앞에서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

시련이 닥쳤을 때, 너를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사랑이 지난 후, 남은 상처와 눈물까지도 보듬을 아량이 있느냐?

두 나무를 통해 조용히 나에게 묻는 글들이었다.

 

비록,

뜨거운 정염이 사라지고 난 후, 남은 사랑에 대해 처해야 할 우리의 자세를 우화처럼 읽히게 하는

반성의 일기장 같았다고나 할까..

달뜨게 시작한 사랑이더라도 묵직히 껴안고 서로를 위해 견뎌주라는 아버지 말씀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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