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읽기도 전에 반전이다.

'단편!'이라니..

안봐도 비디오, 히가시노 였던지라 응당 한 권짜리 장편을 생각했었는데 '속았지?' 하며 7편의 단편들을

쫘라락,,깔아 놓았다.

 

불 잘드는 아궁이에 청솔이면 어떻고 마른솔이면 어떠랴!!

책장은 예상했던 바, 화라락 불 붙듯 넘어가 '음, 이거 골라 읽는 재미도 쏠쏠하군...' 싶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라고 하니, 오늘날 보여주는 그의 작품마다 풍기는 강한 포스와

신간이 나오기가 무섭게 물 바가지에 깨 달라붙 듯 하는 매니아들이 형성되기 이전의 글 일것이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얘기가 이런 경우인가 싶다.

'왜 이래? 아마추어 처럼!!' 

내가하면 더 썰렁해지는 유행어를 굳이 사용하고 싶진 않지만,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가라앉는 여운없이 얼띤 열정 뿐인  날리는 글이 아니라는데 그의 저력을 본다. 

'엉성하지 않고, 탄력있는 것이 읽으시기에 좋았더라'다!!^^

 

초기작이라고 읽고 보니 보이는 공통점이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학생이다.

지금보다는 젊었을테고, 인생의 깊이를 관통한 글보다는 지나 온 젊은 시절의 한 때를 반추(?)하기가

더 수월한 이유였을까?

그때 아니면 쓸 수없는 글들이 있을진데, 주인공들와 오버랩되는 히가시노의 젊은 피가 스민글 같아서 더 신선하다.

 

읽는 사람의 경험과 성향 차이가 있겠지만, 아주 좋다가 괜찮다가 이건, 쫌...싶은 글들을 파도를 타듯

넘실넘실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단편에서 느낄 수있는 묘미가 아닌가 한다.

 

타이틀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과 [어둠 속의 두 사람]은 이 책의 백미로 보였다.

히기시노표 반전이야 기대하고 있던 바였지만, 반전에 반전, 허를 찌르는 의외의 반전은 언제 읽어도 입에 당기는

불량식품처럼 달고 맛있다.

가끔, 예상되는 결말을 미리 깔아주고는 '좀 하는데..' 칭찬하며 쓰다듬던 손으로 강하게 후려치는 뒤통수!!

이, 뜨악한 즐거움 이라니!!

 

단순히 반전만으로 이루어진 미스터리물이라면 다들 거기서 그기다.

그 나물에 그 밥!!

히가시노가 이 바닥에서 차별화 되고 쉽게 각인되는 것은, 그 나물과 그 밥에 양념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향기를

주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이 아닐까한다.

순수문학에서나 느끼던 삶을 관통하는 희노애락을 형용사를 추려내고 넘치는 감정들을 꾹꾹 다져서 추리물에

잘 담았다. 반전뒤에 오는 쓸쓸한 삶의 애상을 보너스로 주는 셈이다.

 



표지 디자인의  센쓰도 보너스를 주고싶다.^^

마지막의 뒤집어 쓴 글자!!

이야기의 반전을 암시하는 것도 같고, 양면성을 가진 밤과 낮의 인간의 얼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한 번 보면 기억하기 쉽다.^^

 

히가시노,불량식품 같은 이름이다.

일단 맛을 들이면, 몸에 좋고 나쁘고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입에 확~ 번지는 달콤함만 생각난다.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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