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놀라게 한 요상한 동물들

조선을 놀라게 한 요상한 동물들 - 조선왕조실록 속 좌충우돌 동물 이야기 ㅣ 고전에서 찾은 맛있는 역사 1
박희정 글, 이우창 그림, 신병주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4월

조선을 놀라게 한 요상한 동물들!!^^

표지에 그려진 그림과 제목부터 얼마나 재밌는지 함박 웃게된다.

요즘엔 워낙 매체가 발달되어 있어 지구상 어디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금방 알수있지만,

시대가 조선이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통신기술의 뒤늦음은 차치하고, 지리적 위치마저 이웃나라와 왕래하기 쉽지 않았던 반도에 자리잡은 조선시대때의

좌충우돌 동물이야기는 상상해 보는 재미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책이었다.

 

동물원에 가면 언제든지 쉽게 접할 수있는 친근한 동물들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땐,

모두가 놀랜 신기한 동물이었고 숱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또 입에 오르내린 화제의 동물이었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코끼리,물소, 잔나비(원숭이), 양, 낙타.

모두 5마리 동물들이 처음 우리나라에 선 보였을 때 상황을 재미있게 재구성해서 들려주는데 글도 그림도 익살스러워

아이들이 깔깔대며 읽는 모습에 보는 나도 흐뭇했다.

 

일본에서 보내온 코가 길다고 처음엔 '코길이'라고 불렀던 코끼리는 날마다 콩 4,5두씩을 먹어대는 엄청난 식성과 

배설물 처리에 대한 고충이 생생이 전달되는 이야기,

물에서 주로 생활하는 물소를 일소처럼 부리려다가 혼쭐나는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수입한 물소,

임금이 사랑하는 동물이긴 했지만, 신하들의 반대로 추운 겨울 옷 한 벌 해 입히기도 쉽지 않았던 원숭이,

너벌섬(지금의 여의도)에서 제사음식에 올리기 위해 길렀던 중국에서 온 양,

군사를 일으킬 때 양식을 실어나르기 위해 사들인 낙타의 기이한 모습..

 



조선시대때 그 요상한 동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시대적 배경,

동물들의 생김새에 대한 자세한 기록, 신기한 동물들에 대한 임금과 대신들의 엇갈린 반응,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 전달하는 재밌는 이야기, 다각적인 방법으로 동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책은

뜻밖에도 재미와 지식을 함께 아우르고 있다.

재미있게 구성된 이야기를 읽고 나면, 역사 돋보기를 통해 요상한 동물이 들어온 그시대의 상황을 역사적 자료들과 함께

설명하고 상식이 되는 이야기들과 생각해 보면 좋을 주제들로 아이들을 재미에서 지식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또 하나,

책 속 캐릭터들의 익살맞은 모습은 임금님이나 평민이나 모두 친근감을 주게 그렸는데,

근엄한 임금님의 모습만을 그려 보이던 기존의 책에 비해 딸기코에 수염이 제멋대로 난 모습으로 파격변신을 시킨 삽화들은

이 책이 주는 덤으로 받은 유쾌한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보너스로 여겨지는 마지막 부분에 첨부된 '책속의 책'은 어른이 읽어도 새로이 알게 되는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신선하고 따끈한

지식들이 많다. (이건, 어른이 읽어 아이들에게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면 더 좋을 듯 싶었다. 지식습득에 욕심을 내면

책에 대한 흥미 먼저 잃는 걸  많이 봐 온 쓰라린 경험담이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각색된 상황에 더 재미를 느꼈겠거니..했는데, 코끼리 이야기를 읽고나서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 구경만 했지, 사육사들의 고충을 모르고 있었다는 제법 대견스러운 말을 하고,

물소가 밭을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다는게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걸 보며..

혼자, 만세!!를 외쳤다. 책이 아이를 키운다는게 빈말이 아니었구나..하면서.^^

 

푸른숲 출판사에서 고전에서 찾은 '맛있는 역사 시리즈'가 계속 나온다고하니 고맙기만 하다.

다음 시리즈의 주제는 무엇일지 또 어떤 구성으로 재미를 선물해 줄지 궁금한 건 아이나 부모인 나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