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냉철 : 생각이나 판단 따위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침착하며 사리에 밝다. 

 

'냉철하다'는 표현이 이토록 마음에 들 수가 없다. 이렇게 멋진 단어였어? 싶어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주 혀를 굴려 씹었다.

잭 리처, 그를 만나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냉철하군!'이었으니!!

 

책의 내용에 앞서 표지에 소개 된 작가 리차일드의 화려한 이력에 담박 기가 죽는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 후, 6달러짜리  펜과 노트로 쓰기 시작한 데뷔작 [추적자]의 대성공,

현재까지 13편이 출간된 잭 리처 시리즈,

40여 개국에서 출간되어 2천만 부에 달하는 판매고,

곧 영화화 되어 나오는 시리즈 물 [One Shot],

세금만 1천 8백만 달러!! (와우~ 계산하기 쉽게 1000원으로 잡아도 도대체 얼마야?@@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전세계가 이렇게 열광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만, 장르 문학엔 언제나 시큰둥 한 (피부로 치자면 공룡 껍데기에 가까운..)

벽을 가지고 있는 나같은  독자도 있다.

전작 [추적자]로 열혈 봉신자 군단의 입소문에 귀가 따가웠던지라 '그 열광의 대열에 합류 시킬 수 있다면 내 인정을 해 주지'

다소 꼬인 마음으로 책을 폈다.

시니컬..

이건 뭐, 가타부타 부연 설명도 없고, 따라 올테면 따라와 봐~다.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착각마저 든다.

그래, 즐겨주지.. 기꺼이!!

 

영화의 한 씬을 연상시키는 짧은 챕터.

읽는대로 영상이 떠오르는 그려놓은 듯한 상황묘사.

스피디한 사건의 전개와 반전의 기대가 있는 스토리 텔링.

살아있는 듯한 잭 리처 표 흉내내고 싶은 말투.

번역의 매끄러움.

 

내가 그리 줏대가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남들이 좋다면 나도 좋구나!! 무릎 팍 꿇으며..

이상 소감 끝.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됨은 내가 이런 장르의 인물 중에서 아는 이가 드문 이유일 수도 있다.

몸이면 몸, 성격이면 성격, 싸움이면 싸움, 사격이면 사격, 신분이면 신분..

그리고, 사지에서의 불꽃 튀던 사랑에 무게를 싣지 않고 미련없이 떠날수 있는 비정함까지!!^^;;

뭐 하나 모자란 것이 있어야 말이지. (친하게 지내기엔 무리인 엄친아군 싶기도..아항--;;)

 

옥에 티라면 흠이랄까.. 

분량에 구애받지 않고 연방 침을 삼키며 읽어내리면서도 어쩐지 편도선이 부은 것 마냥 가끔 침 삼키기가 거북했음을 고백하는데,

(영화로 만들어질 걸 염두에 두고 쓴 느낌이 너무 강한 ) 너무 할리우드 적이라는 것이다.

초반부터 읽어지는 영웅 만들기와 짐작되는 종반에 펼쳐질 한바탕의 총격전!!

'바보야, 문제는 (이 소설이) 영웅담이라는 거야!!' 내지는 '표지는 뻘로 있겠어? 총이라구,총!!'

(*랜덤하우스 디자인팀 강희철, 길하나 님..디자인 아주 좋았습니다.^^;;)

한다면 나는 슬며시 들었던 패를 접고 잭 리처 화법으로 'die'를 내 뱉을수 밖에 없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만 본 내 눈을,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보는 내 안목이 그것밖에 안되는 탓일테니.

 

그러나,

이런 장르에 비호감인 나이 든 여성 한 명을 확실히 확보했음을 시인한다.

"시니컬하면서도 시원스럽고 바람 같으면서도 믿음직한 위험한 여행길에 오른 여성이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동반자!!"

잭 리처, 나도 그의 곁에 설 영광을 달라..외치고 싶다!!(아, 망발은 끝이 없고..)

그리고, 또 하나!!

 책을 읽기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번역가에 주목하게 되었다.

잭 리처의 말투가 워낙 시니컬 하기는 하지만, 번역으로 더 빛나는 파닥거리는 말투.

(이를테면, 당신이 펼친 아슬아슬한 책략에 놈은 똥을 지리더군(P.342)같은 구절은 원문이 궁금해지곤 했다.--;;)

부각되는 인물 됨됨이는 분명 번역의 힘이라고 느껴졌으니!!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하드보일드 스릴러에 발을 담근 나는 잠깐 멀미를 한다. 이거, 쫌, 짱인데!!

 

"문제가 있음 문제를 해결하는 거요. 그게 내 규칙이지."(P.544)

그래, 해결해 줘서 고마워요, 잭!!^^

"언제나 이렇게 쉬웠으면 좋겠네요!"(p.544)

나는 숨어서 홀리 흉내를 내는 파렴치를 불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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