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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2
미도리카와 세이지 지음, 미야지마 야스코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4월
평점 :
'맑은 날엔 도서관에 가자!'
캠페인 문구처럼 들리는 제목이다.^^
맑은 날은 도시락 싸서 놀러가기 좋은 날이 아니던가.. 그런데, 생각만 해도 잠이오고 따분한 도서관이라니!!
영화 제목 '박물관은 살아있다'처럼 밤마다 전시되어 있는 동물들이 움직이고 원시시대로 되돌아 가기도 하는..장면이 생각나면서
뭔지는 모르지만 도서관에도 분명 신기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싶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편 책이었다.
기대와는 달리 환타지도 없고 스릴도 없지만, 내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있는 도서관에서의 일들을 읽으며
같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어이없어 잠깐 실소가 나오기도 하는 부분을 지나다 보니 금방 책은 끝났다.
책 읽는 시간을 가장 사랑하는 소녀 사오리!!
한 권의 책은 그대로 한 권의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사오리가 소개하는 좌충우돌 도서관 체험기를
사오리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도서관 안으로 한 발 들여 놓아보자.
[내책]에서 꼬마 마사에가 왜 '마녀가 사라진 숲에'를 자기책이라고 하는지,
[기나긴 여행]편은 60년 만에 되돌아 온 책에 담긴 사연,
[젖은 책의 수수께기]가 주는 젖은 책에 스민 친구의 우정,
[사라진 책을 찾아라]에서 도서관 책을 되찾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
[끝은 시작]에 담긴 사오리와 아빠의 재회에 관한 잔잔한 감동..
스릴있고 특이한 사건들을 다룬 건 아니지만, 평소에 우리가 자주 접하고 겪을 수있는 내용들을
아이들 시선에 맞춰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들을 한 문장, 한 문장 가르치듯 반듯하게 적어 놓은것이 아니라,
읽다보면 '아, 저래선 안되지! 이제부터 나도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 시각에서 책을 어떻게 다루고 읽어야 하는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이 아닌
사람과 책이 만나 변화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억지의 가르치려는 의도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한다.
'책과 콩나무' 출판사는 최근 아동문학에 관한한 독보적인 신뢰감이 형성된 출판사이다.
책 내용에 앞서 출판사에 대한 믿음으로 책을 선택하는 몇 안되는 출판사인지라, 이 책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지 않았었다.
그치만, 늘 기대가 기대한 만큼의 만족치를 다 갖다 줄 순 없는 것인가보다.
눈높이를 높이고 이전에 봐왔던 책과의 차별화로 늘 신선하고 따끈한 책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던 터라,
내심 제목의 평이함과는 다른 색다른 연출을 기대했음일까..
글 전개의 안정감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평이함은 차치하고서라도, 호흡의 높낮이 없이 읽어가는 나른함에
뭔가 2%부족했다는 느낌이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자극적이고 괴이한 이야기들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아이들이 최소한 책을 읽는 끊임없이 궁금함을 가지고 책을 붙들고
있게 해야하는 장치는 두어야 했지 않나 싶다.
'이거 뻔한 얘기아냐? 안다구, 잘 하라는 얘기.. '그렇게 느껴지면 아이들은 금방 하품을 하고 책을 덮게 된다.
그리고 그 책을 다시 펴기까진 무수한 잔소리 세례를 받은 후거나, 억지의 숙제를 해야할 경우다.
공감가는 얘기를 따분히 여기는 진득하지 못한 사람의 푸념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들이 이 책을 정독해 주길 염치없게 또 바란다.--;;
아무리 가르쳐도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실천이 되지 않는 쉬운 공중도덕,
책을 통해 사랑이 싹트고 우정이 이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내가 할 100번의 잔소리를 한 권으로 줄여 다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아이들 손을 잡고 도서관 가는 걸 습관화 시켜 줄 어른에게,
맑은날도 도서관에 가면 재밌는 일이 많다는 알게 될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