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 - 중국 간신 19인이 우리 사회에 보내는 역사의 경고
김영수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3월

깊이있는 탐구의 흔적을 느낄 수있다는 것은 독자로서 참 감사한 일이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접하고, 그 책에서 갈증을 해소하는 한바가지의 물을 얻어 마신 기분은 평생가는

배부름의 기분좋은 포만감과 비슷하다.

 

몇 해 전 우연히 EBS에서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라는 특별기획을 시청하고는 중국사에 대한  박식과 깊은 통찰에

저자에 대한 호감과 존경을 동시에 느꼈었다.

활발한 저술을 느낄 수 있는 출판된 책 목록들을 볼 때마다 저자의 중국사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탁견을 짐작할 만 했다.

출판되는 책 모두를 섭렵하지는 못했지만, 손 뻗어 만난 몇 권의 책들에서 느낀 한가지로 일관되는 느낌은 프로페셔널이 주는

흡족함이었다.

학문의 깊이와도 연관된 발로 품을 판 100여 차례 중국사의 현장 답사가 말해 주 듯, 중국사에 관한 그의 식견은

독보적인 수준이다.(미천한 내 눈으로 읽기에도.)

중국사라는 큰 맥락을 공통으로 하되, 주제에 따를 세분화된 자료수집과 그에 대한 통찰은 읽는 사람으로하여

글을 쓴 의도와 읽어야 내야 할 핵심 키워드를 분명하게 알게한다.

산만하지 않은 각인되는 책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이 책 앞에 읽었던 저자의 책이 우연인지, 공교로움인지 사람을 쓰는 방법에 관한 <용인>이었다.

중국사의 <용인>의 예를 통해 국가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중요성을 피력한 책이었는데,

이 책 또한 <용인>과 같은 맥락이지만 그 반대급부를 다뤄 경각심을 한층 더 고조시키는 효과가 있어

<용인>에서와 같은 사람의 중요성을 피력한,교훈은 같으나 다른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중국사에서의 대표적인 간신 19명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틱한 내용이다.

간신의 탄생배경과 그들의 자랄 수있었던 시대적인 배경, 숙주 곁에서 기생하며 풍겼던 악취, 권세의 끝과 마지막 파멸을

일대기로 그려놓은 한 명,한 명의 삶 자체가 그대로 드라마이다.

권력의 욕망을 위해 자식을 삶아 바치고, 유서를 고치고 제국을 훔쳐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간신에서 부터

개인의 탐욕과 사리를 채우는 간신, 국난을 틈타 매국까지 서슴치 않는 간신까지 간신 역사의 깊은 뿌리를 훑게 한다.

간신들의 말로가 비참했거나 참혹했음은 인과응보에 해당한다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죽은 이도 많았고, 죽은 후까지 칭송을 받은 자도 있었다 하니 방심한 역사의 안이한 대처가

뭍 백성의 비명으로 이어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일으키고 강건케하는 영웅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하는 간신의 역사 또한 깊고 유구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군자가 여럿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일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는

한마디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간신은 싹이 트기전에 잘라야 한다는 것과 그러기 위해선 인간의 본질을 정확히 간파하는 이성적 판단과

과학적 사고, 투철한 역사관으로 무장해야 (p.112)한다는 당부도 새겨 읽는 교훈이다.

그리고,

그들은 역사속에서 살았다가 사라져버린 인물들이 아닌 지금 이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그 뿌리깊고 어디서나 기생하며 살 준비가 되어있는 간신의 무리들을 어떻게 알아보고 추방해야 하는지에 대한

눈을 키워준다는 것에 이 책은 무게를 더 한다.

저자가 강조하고 경각심은 높이고 자 한 부분이기도 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간신들의 유형들을 보며 간신을 키워내는 사회 추방과 권력의 사각지대에 대한감시가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강조하고 있다.

소설적 재미와 역사가 주는 통찰을 고루 느끼면서도 우리가 짚고 가야할 시대적 문제를 생각케하는 두께만큼이나

묵직한 감동의 책이다.

저자의 수고가 책의 가치와 연결되는 아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