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1반 구덕천
허은순 지음, 곽정우 그림 / 현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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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집단 괴롭힘이라는 '이지메'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난 뒤,

우리나라에도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들 사이의 왕따현상은  또래집단의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 당사자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자살까지

속출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내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알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그냥 흘려 듣던 이야기들을 덕천이의 친구 현수를 통해

듣게 됨으로 '이렇다면, 정말 심각한 것 아닌가?' 싶어져 혼자 비분강개해 했다.

 

왕따를 당한, 6학년 1반 구덕천,

덕천의 동생, 5학년 6반 구덕희,

덕천이를 왕따시킨 3학년 6반 강주명.

3명 아이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나온다.

 

3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듣다보면, 모두가 피해자다.

처음 덕천의 친구 현수의 목소리로 덕천이 따돌림 당하고 괴롭히는 얘기를 들었을 땐,

주명이 아주 못되먹고 선생님 눈을 피해 덕천이를 괴롭히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비열한 아이로 나온다.

덕천은 그저 부모가 힘이 없어 도움을 줄 수없어 할 수없이 참고 지내야 하는 힘 없는 왕따이고,

주명은 선생님이나 어른들이 보기엔 반듯해 보이지만, 힘 없는 아이들을 교묘하게 괴롭히는 용서받을 여지가

없는 아이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이 되도록 이 학교 저 학교로 전학을 다니며 자신에게 향한 불쾌한 선입견 어린 시선에

어느곳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대 놓고 싫어하거나 유령취급 당하는데 대한 주명의 억울한 속내를 듣고 나서는

주명도 피해자 였구나..싶어 다시 측은해 진다.

잘못을 깨달았을 땐 이미 시간은 한참 흘렀고, 어디에다 잘못을 빌곳을 찾지 못한 채,

스스로를 끔찍해 하며 지냈을 시간들을 생각하니 측은하다 못해.. 아니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며

껴안아 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제일 가슴 아팠던 사람이 덕희와 덕희 엄마이다.

오빠가 사고로 죽은날 아침, 홧김에 한 이야기가 정말 현실이 되고,

아무 잘못도 없는 오빠가 죽었는데도 벌을 받는 사람이 없으니 덕희는 자기 탓이라고 여기는 덕희의

넋두리는 우리 현실의 고발이다.

아무런 힘도 없고 살아 내야하는 생활고로 인해 자식의 고통을 보듬어 주지 못했던  덕희 엄마.

자식이 힘들어 하는 걸 알면서도 힘이 되 주지 못했던 그마음을 충분히 이해 할 듯해, 

덕희손을 잡고 위로하는 옆에 말없이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은 마음에 눈물났다.

 

현수의 눈으로 본 덕천의 사고 후, 학교 선생님의 반응이나 동네 사람들의 이기적인 태도에 대한

분노어린 '으아아아아!'의 고함소리는 어른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일러주는 고함 같아서 아직도 귓전에

찌렁찌렁 울리는것 같다.ㅠㅠ

주명을 둘러 싼 선생님들의 입장과 태도가 작가가 봐 온 실존 인물들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말에 아연해 하면서도 왕따를 만들고, 문제아라 이름붙인 상처받은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내 모는 것은 어쩌면 기성세대인

우리 어른들의 행동에서 비롯된 아이들의 습득된 행동은 아닐까...하는 자책과 함께 반성하게 된다!!

 

아직 학교에도 희망이 있고 다 똑같은 사람만 모인 게 아니라는 걸 유순해 선생님을 통해 위로 받으며,

상처 받은 아이들이  일어서려 할 때,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어른들이어야 한다는 걸, 이 세 명의 아이들로 인해 배운다.

 

짧은 이야기 임에도 커가는 아이들의 내면과 그들이 느끼는 세상으로 향한 생각을 치우치지 않은 고른 시선으로

분배해 어른이 해야할 바를 일러주는 뜨끔한 책이고, 왕따로 인한 학원문제의 현실을 제대로 일러주는 회초리같은 책이다.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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