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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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컨데,

마사의 부모는 <의로운 사람들>에 소속된 아미쉬가 아닐까...한다.

 

퀼트를 취미로 하는 후배가 있는데, 이 집은 이불, 옷, 가방, 벽걸이, 장난감, 인형,슬리퍼..하다못해 걸레 까지 퀼트다.

코딱지만한 바늘로 쉴새없이 조물조물 뭘 만들어 내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종류와 방법도 어찌나 다양한지 의지와 끈기의 한국인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시도해 볼만한 취미는 아니더란 게 쭈욱~ 지켜본 내 생각이다.

어느날, 줄지어 앉아 있는 인형 무리들 속에서 파란 남방에 레더호젠 바지를 입은 남자인형과  회색 원피스에 하얀 에이프런, 보닛을 쓴 특이한 느낌의 인형을 발견하고는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노라니 <아미쉬 인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현대문명을 거부하며 모여 살고 있는 아미쉬!!

이 아미쉬에 대한 호기심이 더럭 생겨서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한 Witness도 찾아보고, 아미쉬 공동체에 관한 책 몇 권을 읽기도 했는데,

몇 해전 미국 여행 중 같은 모텔에 투숙하게 된 아미쉬 무리들을 보게 됐었다.

저녁 무렵, 모텔 마당에서 들리는 히이힝~하는 말소리와 따각거리는 마차 소리 !!

잘못 들었나..했는데, 계속되는 말울음에 심상찮음을 느끼고 내다보니, 오잉...@@ 놀랍게도 비슷한 행색의 단체 아미쉬 여행객들이다.

(그때가 2006년이었는데, 마차 여행이라뉘..)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들인지라 사진을 찍는 것도 사진에 찍히는 것도 싫어해 같이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문명의 도시에서 만난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문명으로의 여행은 왜 왔을꼬...의문의 기억도 함께^^)

 

아, 각설하고...

책 표지에 그려진 마사의 모습을 보는 순간 아.미.쉬?? 하는 느낌이 확~왔는데, 내용의 정황상 마사의 부모는 아미쉬를 모델로 한

사람들일거라는 생각이 점점 더 들었다. (작가가 영국 사람이고 배경이 스크래칠리라고 밝혔지만.. --;;)

엄마가 만들어 준 제복 같은 회색 옷, 마사의 부모가 강조하는 소박한 음식, 텔레비전 없이 정해진 채널만 듣는 라디오, 그런 삶을 지양하는 의로운 사람들의 집단..마사의 집에선 난방 시설이 있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만,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사용하는 걸로 봐선 분명 한꼭지라도 연결되어있을 거라는 택도없는 의심이 책 끝을 보이는 순간까지 계속 되었다.

 

의심의 생각은 그만, 이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마사는 겉도는 옷차림 덕분에 '누더기 앤'으로 불리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왕따'다.

점심시간에도 싸 온 샌드위치로 혼자 밥을 먹고,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을 뿐아니라, 준비물 같은 걸 빌려주는 아이도 없다.

아이들이 덜 괴롭히는 교무실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유일한 방어수단인 앤에게 전학 온 스콧이라는 같은 편이 생긴다.

스콧은 마사가 이상하게 끌리고 자꾸 생각나게 하는 마술을 부렸다고 생각하지만, 마사에겐 스콧이 일곱째 날 하나님도 줄 수

없는 안식을 주는 친구 이자,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는 부모로 부터의 탈출구이자 유일한 구원이다.

 

마사의 안식이자 구원처인 스콧에게도 여전히  털어놓을 수는 비밀이있고, 스콧은 스콧대로 마사의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다 동원한다.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마사를 격려도 하며, 인터넷으로 SOS를 치는 등 백방으로 뛰는 스콧을 보고 있자니..

사랑에 눈 먼, 아니 사랑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용감한 열혈남아다.^^(어리다고 놀릴게 아니다..정말^^)

서서히 밝혀지는  '혐오'의 이야기는 놀라움과 슬릴러에서나 느끼는 반전의 묘미까지 더 해줘서 자꾸 얇아지는 남은 책장이 아까울

정도다.^^

 

아이에게 먼저 읽혔는데, 도중에 물 한 컵 찾지 않고 단숨에 읽어내리던 소설이었다.

혐오가 뭐냐고 묻는 질문에도 알면 재미없다고 일단 읽어보길  권하던, 서로가 입장이 바뀐 시츄에이션을 연출해 내서 마주 보고 웃었던

기분좋은 기억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잡고는 끝까지 내려 놓지 못하던  책의 재미와 함께 우리 아이들 주변에서  흔히 보고 접하는

사회적 문제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하는 내공깊은 책이기도 했다.

마사의 왕따가 표면에 드러난 문제라면, 숨어있는 아동학대와, 사춘기 과도기적 가출, 가출한 아이들이 직면해야하는

수월치 않은 현실, 현실과의 괴리가 있는 종교관, 임신과 낙태까지..

이 모든 일들이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서 시발이 되더라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임을 알려주는 듯도 하다.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꿈 꿀 수 있고, 아이답게 생각하며 살아간느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마사는 자신을 처지를 보여줌으로 우리의 행복을 확인시킨다.

 

마사와 메리가 이후로 행복했으면 한다. 그리고 남겨진 용감한 흑기사 스콧도!1

이해하는 폭과 사랑하는 방법이 틀려 끔직한 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마사의 부모로선 어쩌면 최선의 길이라 믿었을

어쩔 수 없는 선택에도 연민이 느껴져.. 벌을 받게 하기보단 남은 삶은 좀 더 여유롭고 평안하길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책과 콩나무!

최근 들어 알게 된 출판사지만, 책의 평에 앞서 출판사 이름 만으로도 내용에 믿음이 가는 '안 봐도 비디오'로 각인되는 출판사다.

앞으로 출간 될 도서에도 기대가 되면서, 아이들 시선의 폭과 마음의 깊이가 책을 통해 자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를 염치 없이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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