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 독깨비 (책콩 어린이) 1
알렉스 쉬어러 지음, 원지인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꺼림칙한 느낌을 가진 숫자를 말하라면 보통은 '4 13'을 말한다.

한문의 어원에서 비롯된 4는 그렇다 치고서라도 13이라는 숫자는 분명 우리 정서에서 시작된

숫자는 아니다.

공포 영화의 제목으로 각인 된 13이라는 숫자의 출처가 어디쯤인지..알 수는 없으나,

쓰임의 용도나 굳어진 이미지로 볼 때, (안됐지만..)기분 좋은 숫자로 여겨지기엔 힘든 숫자가 된  듯 하다.

무려 13이라는 숫자가 3번이나 반복되는 이 책을 마주하고서는..

'이런, 또 마녀들의 잔치가 벌어졌나보군..' 여겼다.

더구나, 보름달이 뜨는 밤이라니...이건 사람도 늑대로 변하게 만드는 그 밤이 아닌가!!

그래, 이왕 초대된 마녀들의 잔치라면 기꺼이 즐겨 주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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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머리와 주근깨, 통통한 몸, 혼자 공상하는 시간이 많은  칼리.

12살 소녀의 소근대듯 독백으로 시작하는 책의 처음을 읽으면  마녀의 초대와는 방향이 틀린 

평범한 아이의 일상을 듣고 있어야 하는 나른함을 마저 느낀다.

하지만, 이뿌고 날씬한 모습의 메르디스가 전학을 오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호흡이 가쁘게 전개 되는데,

외모와 달리 매사에 시큰둥한  메르디스에 대한 호기심은 메르디스의 할머니 그레이스에게로 옮겨 가고

그레이스 할머니에게서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럴수가, 마녀라니!! 정말, 마녀의 초대를 받고 만 것이다!!)

할머니의 몸 속엔 어린 메르디스가 살고 있고, 어린 메르디스 속에 살고 있는 게 사실은 늙은 마녀라니!!

의기투합한 두 소녀(?)와  마녀의 대결 계획은 점점 구체화 되고, 운명의 날이 오는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그러리라 예상했던 그저 그런 소녀들의 의기투합 마녀 퇴출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시작되고,

아이들 소설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스릴과 서스펜스가 책과 독자 사이를 넘나든다.

오호라...이건, 제대로 된 마녀들의 파티잖아!!

속과 겉이 다른 두 팀을 오가며 그들이 건네는 때론 쓰고, 때론 단 잔들을 차례로 마시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들의 얘기에 취해있다.

 

"무엇도 영원히 그대로일 거라고 기대하지마. 무엇이든 다 변할 수 있어....행운이란 밀물과 썰물처럼 바뀔 수 있는 거야."(P.49)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는 행운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칼리와 메르데스는 실천하는 용기로 보여준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온기와 희망을 느낀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를 익힐 수 있게 하는 책,

나와 상관없을 것 같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마음까지 깊어지게 하는 책이다.

 

한번 잡으면 손에서 쉬이~ 떼 놓기 힘든 흡인력이 있다.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 싫다면, 밥 먹기 전엔 이 책을 손에서 들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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