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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 - 중국 간신 19인이 우리 사회에 보내는 역사의 경고
김영수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간사한 신하를 일컫는 말인 '간신'.
이 간신들은 우리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역사속에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시대와 장소가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 존재 간신.
이 책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은 중국의 역사속에서 등장한 간신 중 19명을 추려내어
이들이 역사속에서 어떤 식으로 간신 행동을 해왔는지 비교적 상세히 소개를 하면서
이를 통해 우리들이 어떤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지, 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려야 하는지를 깨닫게 만들어주고 있다.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들이 얼마나 많은 나라와 백성들을 위험에 빠트렸는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우리는 바로 이 19인의 간신들을 통해서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같은 반 친구 중에 일명 '간배'로 불리던 아이가 있었다.
그 친구의 가장 큰 소임은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떠든 아이들의 이름을 칠판 한 구석에
'떠드는 아이'라고 해서 적는 일이였다.
보통 반장이나 주번들이 하는 일을 우리반은 '간배'가 맡아서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간신배'라는 말의 뜻도 정확히 잘 몰랐을텐데 아이들이
'간배'라는 별명까지 지어서 부를 정도였으니 '간신'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간배'는 그 어린 나이에도 선생님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친구들의 미움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 노력을 하는 아이였다.
그때는 선생님께 알랑방귀를 뀌는 그 아이가 미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간배'는 간신이 아니라 단지 누군가의 사랑을 받길 원한 어린 아이였던것 같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만나볼 이런 귀여운(?) 간신배들과는 차원이 다른 간신들이
등장하는 책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의 저자 김영수씨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 중 한 분이시다.
지난 20년 동안 100여 차례 중국 전역을 다니면서 중국사의 현장을 조사하는 한편,
양서 번역과 저술 활동을 통해 중국사 대중화 작업에 앞장서 온 그는
<간신은 비를 세워 영원히 기억하게 하라>, <역사를 훔친 첩자> 등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이번에 그가 새롭게 선보이는 책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은 중국사의 흥망성쇠를
좌우한 간신들의 삶이 중국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봄으로써,
오늘날에도 정계, 관계, 종교계, 경제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여전히 활보하고 있는
간신배들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책이다.
사람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는 권력자의 말에 자기 자식을 삶아 바친 역아,
은혜를 원수로 갚는데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재물과 여색을 끔찍이 밝히던 간신의
전형적인 모습을 남겼던 백비,
평생을 잔꾀와 속임수로 나쁜 짓을 일삼은 전형적인 거물급 음모가였던 간신 조고,
환관에 의한 간신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석현,
권문세가의 방탕한 망나니였지만 집안의 권세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 아비의 뒤를 이어
대장군 자리에 까지 오른 양기,
군대로 조정을 유린하고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 '무간'의 시대를 연 동탁,
'대분열 시대'가 낳은 황제 위의 권력 우문호,
명장, 권신, 간신의 면모를 모두 갖춘 다중 인격체로서 '시대의 기형아'로 불린 양소,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추고 있다'는 뜻인 '소리장도'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이의부,
'입은 꿀을 바른 듯 달콤한 말만 쏟아내지만 속에는 검을 감추고 있다'는 뜻인
'구밀복검'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임보,
친척인 양귀비의 치맛바람을 타고 조정에 진입한 뒤 권력에 맛을 들이고, 양씨 자매의
치맛자락을 이용하여 집권 막바지 혼군의 길을 걷기 시작한 현종의 비위를 맞추어
권력의 정점에 오른 양국충,
권력자를 철두철미하게 속여 끝까지 자신의 간행을 눈치 채지 못하게 만든 완벽에 가까운
간신의 전형 노기,
교활하고 변화무쌍한 간신 채경,
송 왕조 전체를 통틀어 처음으로 중원을 수복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든 황잠선,
중국 역사상 모든 사람이 이를 갈고 욕하는 매국노 간신의 전형 진회,
명나라는 물론 중국 역사를 통틀어 재상급 간신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엄승,
가장 흔하고 뻔한 수법이지만 그 위력이나 영향력만큼은 최강인 패거리 짓기의 명수 위충현,
꿍꿍이를 헤아리기 힘들고, 마음이 독한 온체인.
이 19명 간신들에 대한 저자의 재미있는 설명과 다양한 사진들을 보고 있다보면
중국의 역사속에서 꽤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간신들에 대한 대략적인 이미지들이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하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이들만큼이나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많은 간신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는가.
지금도 우리의 바로 눈앞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들을 바로 잡기 위해서
간신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제는 좀더 신중하게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우리의 역사속에서 간신들을 뿌리 뽑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힘을 모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