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적 이성 비판 - 이성의 상실
M.호르크하이머 지음, 박구용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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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에서 느껴지는 염세적인 이성에 대한 성찰이 스스로를 너무 옭아매지는 않을까라는 염려로 책장을 넘겼다. 부재 '이성의 상실'에 대한 비판과 성찰로 현대 사회에서 물질이나 출세 등등의 목표나 대중매체, 각종 타자성의 요인에 휩쓸려 제대로 된 개인의 이성의 힘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을 문제삼았다.

호르크하이머는 '개인'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 같다. 완전히 성장한 개인은 완전히 성장한 사회의 완성이다. 개인의 해방은 사회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집단화와 대중문화의 시기에 정점에 이를 수 있는 원자화, 바로 그 원자화로부터 사회를 구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page 172
하지만 오늘날의 개인은 조상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들이 전망할 수 있는 시간은 현대 사회의 빠른 물결에 맞추어 더 짧은 시간밖에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러한 호르크하이먼의 현대 비판은 그의 철학 중심에 있다.

나 역시 현실을 고민하고, 불만이 있지만 적절하게 해소하고 찾은 결과는 늘 언제나 현실과의 타협일 뿐임을 고백하게 된다. 즉, 호르크하이머처럼 날카롭게 비판 이론을 붙들고 씨름해야 할 현실은 나에게 저 멀리 있으며, 이 부정적인 현실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현실은 거의 없을 듯 하다. 시크릿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자 외에는...^^)의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겨두는 편이 내 생활에 더 유익함을 익히 알고 있다.

그의 태생 때문인 것일까? 유태계의 독일 철학자의 사고는 그리 긍정적이 되지 못함을...하지만 그는 현실의 허무주의자도 아니고 염세주의자는 더더욱 아니다. 그가 알고자 한 자아와 이성.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의식이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다가오지만 그 누구도 이러한 사유에서는 평생 떠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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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군중
데이비드 리스먼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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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일반인'이 못되나 보다..를 느끼며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현대 사회학의 명저라는 소개) 더디게 읽어나갔다. 제목에서처럼 반어적인 고독한 군중은 미국의 19세기를 조명하고 있다. (최근에 읽은 타샤 튜더는 19세기의 삶을 동경한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는데 핵심적으로 이해해야 할 개념들이 몇 가지가 있다. 사회적 성격, 전통 지향형, 내적 지향형, 타인 지향형. 이 네 가지가 그것인데 사회적 성격은 나머지 세 가지로 구분을 한다. 사회적 성격은 단어가 주는 뉘앙스로 짐작이 가능하다. 개인의 행동과 사회구조 사이에서 그 둘을 연결시켜주는 징검다리로서 사회(어쩌면국가)가 그 구성원(국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전반적인 생활양식이다. 전통지향형은 전통에 가치를 두고 그것을 따르는 경향. 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내적지향형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어릴 때부터 일련의 목표를 내면화하는 경향에 의해 동조성이 보증되는 행위유형'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타인지향형은 타인의 기대치에 부응하기위해 그들을 추종??하며 비슷해지려고 행동하는 행위유형이다.

크게 1부, 2부, 3부로 나누어져있지만 그 중에서 조금 더 관심이 가는 챕터는 역시 유아기부터 젊은이까지의 행동유형을 살펴본 1부. 그리고 3부 자율성이다. 유아부터 형성되는 성격에 어떻게 타인과 동세계의 영향을 받는지, 매스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 등이 깊이있게 설명되고 있다. 마지막 챕터의 자율성에서는 역시나 사생활 역시 진짜 사생활이 아닌 것이 되어버린 현대사회를 꼬집고 있다. 아이들에게 실험을 한 예 (아이들이 선호하는 진짜 놀이는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이 할 수 있는 놀이, 독서 등..)가 고독한 군중을 절실히 말해주는 듯 보였다.

내가 이 책을 전부 이해하며 읽기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 할 것 같다. 하지만 현대사회학의 명저를 통해 사회적 행동과 사회적 성격. 개인으로 구성된 사회이지만 종착점은 개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론적, 논리적으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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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홍신사상신서 47
토머스 모어 지음 / 홍신문화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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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천국이 있다면 지상엔 유토피아. 몇 백년 전 이 유토피아를 그린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이다. 그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공화국인 유토피아가 그 곳에서 여행자로 몇 년동안 머무른 라파엘의 회고로 자세히 그려진다.

유토피아 1부에서는 헨리 8세의 신하가 되어 어떻게 포악한 왕을 섬길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이 나온다. 실제로 모어는 선량하고 매우 인간적인 사람이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왕이 내린 직분을 거부하지않고 (자신의 의지나 정치 철학에 맞지 않았음에도) 그 지위에서 일을 한 것은 적어도 왕의 나쁜 정책만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결국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면서 정치생활을 했다고 한다.

유토피아 2부에서는 1부에서 만난 라파엘과의 대화로 유토피아를 그리는데 시민들의 생활부터 정치, 경제, 전쟁, 외국과의 교역, 종교 등이 자세히 나온다. 이 책이 씌여진 수 세기가 지난 지금. 유토피아는 존재할 수 없고, 사유재산이 없는 기반의 사회는 발전이 더디거나 후퇴한다는 사실이 자명해졌지만 토마스 모어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대단히 안정적이고, 발전적이며, 종교적 자유까지 있는 사회이다. (이 종교적인 문제는 모어 자신의 입장에서 나왔다고 보기 무색하지만...) 사유재산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 그것이 곧 공산주의는 아니겠지만 분명 그 사회는 어딘가 어색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그런 이상향의 사회를 꿈꾸는 것은 모어가 그린 유토피아 공화국에서 조금은 찾아볼 수 있다. 과도한 욕심이 없기에 여가를 즐길 수도 없을 만큼 과도하게 일할 필요도 없고, 사회 대부분의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요즘 사회에 만연한 폭넓은 실업자를 보면 생각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적당량의 노동만으로 충분한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분명히 유토피아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회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도저히 이루어 질 수 없는 국가라고...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도 추문으로 얼룩져 그 명맥을 잃은 지 오래이고, 전  세계의 단 하나남은 북한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너무 사유스러운 삶에 찌들려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일까?

수 세기 전의 책이라고 생각하니 그의 유토피아에 대한 포부의 크기를 더욱 가늠하기가 힘들다. 그는 비록 형장에서 한 목숨을 다했지만 유토피아에서 나타난 건강한 국가의 각종 요인들을 꼼꼼히 살펴 오늘날의 우리 삶에 부분부분 적용할 여지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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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6
에밀 아자르 지음, 지정숙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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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편의 가슴 아픈 아우슈비츠에 관한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다. 주인공을 맡아 기르는 로자 아주머니는 유태인으로 강제노동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 살아나왔다. 모든 그런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도 그 시절의 악몽에서 평생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이 이야기는 그것이 중심에 있지는 않다.

로자 아주머니의 손에서 11년 동안 자란 모하메드. 모모의 이야기이다. 어린 모모는 창녀의 아들로, 그런 뒷거리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로자 아주머니에게 맡겨진다. 유독 로자 아주머니가 예뻐하는 모모는 자신의 나이를 열 살로 속인 아주머니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거친 언어들이 쏟아지는 주변 환경이지만 모모는 특유의 아이다운 어여쁜 용모와 천진함으로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모모 자신의 삶이 행복의 중심에 있다고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마약이나 (실제 열 네살이기에 그를 유혹하는 사람들) 뒷거리의 삶에 휩쓸리지 않는다.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가난한 아파트의 사람들, 카츠 의사, 하밀 할아버지, 나딘 아줌마 등이 있어 버티지만 그의 삶의 중심에는 자신을 돌보아준 늙은 로자 아주머니가 있을 뿐이다. 뭐니뭐니해도 이 소설의 압권은 로자 아주머니를 안락사 시키지않기 위해 95kg의 그녀를 지하실로 데리고와 그 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모모 역시 처참하게 지내는 며칠이다. 코끝이 찡해질 수 밖에 없는 모모의 행동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나라면 결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모는 진심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또한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한 로자 아주머니가 없는 '여생'은 막막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가 생각났다. 콜필드 역시 특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년이였다. 콜필드도 그랬지만 모모도 치열하지 못한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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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홍신사상신서 56
존 스튜어트 밀 지음 / 홍신문화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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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자유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자유론]에서는 사회에서의 인간 본연의 자유에 대해서 많은 고찰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을 중심으로 놓고 지적 존재, 그리고 도덕적 존재로서 인간 속에 있는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의 원천, 즉 인간은 오류를 능히 정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무한한 '자유'를 누렸을 때 오는 과오를 제재하고 반성하고, 그것을 디딤돌 삼아 역사적 발전까지 행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밀의 사상에서 가장 마음이 끌린 부분은 두 부분에서다. 종교적 사상에서의 자유와 개성을 다룬 부분이다. 나는 종교를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생각하곤 하지만 밀의 종교론은 다르다. 진리가 가진 강하고 참된 힘(어떤 의견이 진실이라면 그것은 몇 번 소외당할 수 있지만, 몇 시대를 지나는 동안에 그 진리를 재발견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재발견된 진리 가운데 하나가 다행스럽게도 박해를 면해, 그 이후의 모든 억압과 싸워 이길 만큼 강력한 진리가 된다.)을 믿으며 종교적 자유를 고찰한다. 개성에 관한 부분에서는 칼뱅 파의 이론을 해석하며, 그것이야말로 자유의 말살로 스스로 따라야 할 본성조차도 가지게 되지 못할 것이라며 경고한다. 자유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개성이 개인과, 사회, 역사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고, 역사는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다.

밀의 자유주의 옹호와 중요함은 '그 사람이 취한 입장으로 봐서 그게 비록 우리 자신의 입장과 반대된다 할지라도, 앞에서 열거한 악덕 행위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문장에서 잘 나타나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가 결코 무분별한 자유의 옹호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자유를 지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자유론부터 내가 특색있게 읽은 두 부분까지 밀의 자유에 관한 사상은 충분히 오늘날에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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