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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학문
막스 베버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막스 베버가 인생 말년에 강연을 한 것으로 그의 원숙한 사상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베버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문헌이라고 한다. '직업으로서의 학문'과 '직업으로서의 정치'의 두 편의 강연과 베버 연구가인 볼프강 슐루흐터의 두 강연을 분석한 논문이 함께 실려있어 일반 독자의 편의를 돕는다.
나는 일단 직업으로서 학문을 지고 가는 사람이나(특히, 초등학교 교사) 정치를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을 일단 불신하는 나로서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보다 더 관심이 갔다. 아주 유명하고 인정받는 사회학자의 사상이 무척 궁금했다.
다행이겠지만 막스 베버는 '교사'와 '지도자'를 구분하고 있다. 그가 말했듯이 인간의 생활 전체 속에서의 학문의 사명은 무엇이며 또 그것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다. 특히, 고대 그리스인의 학문에 대한 태도와 결실의 예는 오늘날의 그 어떤 학자도 따라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누가 그런 진지한 고민을 한단 말인가?) 두 강연의 끝에 실린 여운이 가득 담긴 인용된 글은 막스 베버의 진지한 고민과 해답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학문보다 더 한숨이 나오는 정치. 그의 강연에서는 일단 어떤 정치를 행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제외시킨다. 보다 본질적인 정치와 광범위한 정치를 다루고 있는데 정치가, 언론, 저널리스트, 고대 정치의 여러 형태 등 다양한 곳에서 올바른 정치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두 가지 형태를 '정치를 위해 살거나', '정치에 의해 살거나'라고 말하면서 이 대립은 결코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가 소망하는 진정한 신념정치를 바라며 그 어떤 일에 직면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정치에의 '소명'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고인이 된 대통령 한 분이 생각하는 대목이였다. 막스 베버가 소망하는 정치가가 많을 수록 안타까운 일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