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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타자
엠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강영안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종교에 관해서는 의문점이 하늘을 찌르지만, 비슷한 예로 문제를 제기한 레비나스. 1500년 동안이나 기독교 복음의 영향을 받아온 유럽이 그처럼 엄청난 살상과 파괴를 자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때문인가? (종교와 그 사람의 행동, 됨됨이가 지극히 별개라는 것을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여기에서 출발한 레비나스의 철학은 타자의 철학, 평화의 철학 이론을 세웠다. 하지만 타자, 쉽게 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타자의 개념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래도 이 책에서는 인간의 삶의 여정과 관계된 것들을 짚어봄으로서 그의 철학적 이론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존재의 고독과 홀로서기, 일상적 삶과 먹거리들. 그리고 고통과 죽엄. 타인과의 관계의 정점으로 여성성과의 에로스로 귀결된다. 자신은 남성성으로 일반화하고 그에 대응하는 타인의 일부를 여성성으로 대치시킨 점은 난해하다. 그것에 별 의미가 없어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넘어갈 수 밖에.. 일상적 삶에서 고독을 주체의 물질성과 결부시킬 때, 물질은 자기 자신의 삶에 매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구원이라함은 삶의 플라토닉 자세와 같이 느껴진다.
레비나스의 타자성은, 우리의 사회적 관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비상호적 관계라고 한다. 다름이다. 그런 타자와의 관계의 흔적들이 에로스의 형태로 (긍정적인) 나타난다. 타자성. 상반된 것에 대해 완벽하게 상반된 것, 그 상반성이 그 자신과 상관자의 관계를 통해서도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전적으로 다른 것으로 남아 있도록 허용하는 상반성을 여성적인 것이라고 레비나스는 말한다.
타자, 타자성에 더 집중하여 읽었다. 이타적 정신을 바탕으로 그의 철학이 진행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다. 아직도 애매한 부분이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타자성은 평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고, 그 속에서 자아는 어떻게 확립되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경쟁, 다툼보다는 평화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에 반하여 말이다. 이런 일련의 내 생각들이 레비나스를 올바로 이해한 결과물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