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책고래마을 61
김준호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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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고래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을 열면 / 김준호 글 / 용달 그림 / 책고래 / 책고래마을 61 / 2025.06.25


그림책을 읽기 전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 서먹서먹한 느낌이에요.

얼굴에 표정이 그려지지 않는 아이들 눈빛 너머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문틈 안쪽이 궁금해져요.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어지네요.




그림책 읽기




우리 반은 한 명이에요.

어떤 두 명이고요. 어떤 날은 세 명이에요.




오늘은 수목원 가는 날이에요.

와글와글 떠드는 아이들 목소리가 버스 안을 가득 채웠어요.




버스가 멈추자 아이들은 신이 나서 와아아! 뛰어나갔어요.

나도 모르게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어요. "어흥!"




그림책을 읽고


선생님에게 반 아이들은 때때로 한 명처럼 보이기도, 두 명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현장체험학습 날, 긴장한 선생님은 아이들을 단속하느라 평소와 달리 무섭고 엄한 모습을 보였지요.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모두가 허둥지둥 어두운 건물 안에 숨게 되었는데, 잠시 후 비가 그치고 문틈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왔어요. 그 순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웃는 아이들과 선생님은 처음으로 '우리 반'이 되었지요.


표지에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그 첫날의 어색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요. 생기가 없는 듯 무표정하거나, 아예 표정이 그려지지 않은 아이들도 있어요. 아직 서로가 낯설고 어색하니, 웃음은커녕 어떤 감정을 드러내기조차 어려웠겠지요.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는 마지막 장을 보니 아이들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어요. 무표정했던 얼굴들이 이제는 각자의 표정을 찾고 있거든요. 활짝 웃기도 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모두가 편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는 거예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체험학습에서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로 인해 모두가 어두운 공간 안에 함께 있던 그 짧은 시간, 서로를 마주 볼 여유 없이 정신없던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작은 마법이 찾아왔던 거죠.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문틈으로 쏟아져 들어온 햇살처럼, 마음속에도 상대를 향한 작은 틈이 생긴 거예요. 그 틈을 통해 서로의 눈을 처음으로 제대로 바라보고, 그제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어쩌면 우리도 관계를 맺을 때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는 작은 문틈 하나가 필요한 것 같아요. 문을 열어야 하는 순간에 망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그 작은 관심이 쌓이면 아이들 표정처럼 밝고 편안해지겠지요. 문을 열고 나가는 첫걸음이 어렵다면, 문틈 사이로 비치는 햇살 같은 미소를 먼저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 <대주자>에 이은 <문을 열면>은요.... -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김준호 작가는 <문을 열면>을 통해 섬세하지만 간결한 문장으로 선생님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대주자>에서 호흡을 맞춘 용달 작가는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맑고 투명한 그림에 담았습니다. -출판사 책 소개 내용 중


출판사 책고래 SNS : https://www.instagram.com/bookgorae_pub/




- 용달 작가님의 그림책 -



자연을 품은 시골에서 자란 그림쟁이입니다. 욕심이 많아 금속공예, 편집디자인, 일러스트를 배우며 다양한 예술 세계를 기웃거리다 그림책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며,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용달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yongdall_artwalk/



<성탄 나무> : https://blog.naver.com/shj0033/223689047158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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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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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 석영주 글 / 차호윤 그림 / 마술연필 역 / 보물창고 / I LOVE 그림책 / 2025.07.10 / 원제 : The house before falling into the sea(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6·25 전쟁에 대한 그림책을 찾아보던 날,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의 출간 소식을 들었어요.

만나기를 기다렸던 그림책이라 그런지 마음이 먼저 설렜고, 궁금함도 더 커졌지요.

금방이라도 바다에 잠길 듯 아슬아슬한 집. 하지만 묘하게도 그 집은 조용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어요. 위태롭지만 단단해 보이는 그 집 안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부산 어느 바닷가의 집. 피난민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우리 집 대문 앞에 도착했어요.

엄마는 서둘러 그들을 집 안으로 들였어요. 아빠는 자물쇠를 채웠고요.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어느 날, 나는 선희 언니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라는 것을 보았어요.

나는 언니 손을 잡고 바다로 데려갔어요.

사이렌이 우리를 찾아냈어요. 그리고 땅을 뒤흔들며 우리를 후다닥 움직이게 했지요.

"지하실로 가!"

 



차갑고 고요한 공기 속에서 내 근육은 바위처럼 굳어 버렸어요.

"모든 게 원래대로 되돌아갔으면 좋겠어.

사이렌이 울리기 전으로, 낯선 사람들이 우리 집에 들어오기 전으로."





그림책을 읽고


6·25 전쟁, 그날.

부산의 어느 바닷가 집에 피난민들이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몰려오지요.

경이의 부모님은 그들에게 기꺼이 보금자리를 내어주지요.

어린 경이는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곧 깨닫게 돼요.

모두가 두려웠던 그때, 우리는 함께였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지요.


이야기는 경이의 기억 속, 전쟁을 피해 피난 온 사람들을 따스하게 맞이하는 어느 가족의 집에서 시작돼요. 낯선 얼굴들이 하나둘 모이고, 작고 오래된 집 안은 하루아침에 많은 이들의 피난처가 되었지요. 등에 멘 지게의 무게,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의 손끝, 그리고 320km를 지나 마침내 도착한 ‘마지막 집’에서 느껴지는 안도감까지. 전쟁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요.


이 그림책은 전쟁의 비극을 소리 높이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일상에 시선을 두고 있어요. 어린 화자는 직접 총성을 들은 것도, 포화를 목격한 것도 아니지만, 등 뒤 어딘가에 ‘적군’이 있다는 막연한 공포를 느끼지요.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어두운 지하로 급히 숨던 기억은 아이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고, 전쟁이 남긴 상처 중 하나로 남았어요.


두렵지만 서로 뭉쳐 함께 버텨주면, 맞서기가 더 쉬워질 거라며 아빠는 말했지요. 피난 온 모두는 그렇게 두려운 시간을 견뎌냈어요. 경이의 부모님은 등을 내어주었고, 누군가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었어요. 그림책은 그 속에서 피어난 아주 작고 조용한 희망을 따뜻하게 품고 있어요.



책의 앞과 뒤 면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더 깊은 여운이 남아요. 앞쪽 면지가 6·25 당시의 마을이라면, 뒤쪽 면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풍경이지요. 같지만 다른 시간의 모습이 보였을 때, 마음 한구석에 뭉클함과 아픔이 함께 밀려와요.


작가의 가족이 실제로 겪었던 전쟁의 시간들을 그림책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역사와 개인의 서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지요. 특히 책 말미에 실린 부록은 아이들에게 전쟁의 맥락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주어, 기억이 아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깨달음으로 이어지지요.


‘우리는 전쟁을 왜,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돼요. 전쟁이라는 거대한 상처 앞에서 저는 “모르겠다”, “말하기 어렵다"라며 한 발짝 물러섰지요. 이 책은 그런 저에게 이렇게 들려주는 것 같아요.

“그 시절에도 아이들은 웃고, 나누고, 사랑했어요. 그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세요.”





-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독후 활동지 -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의 독서 활동지를 공유하셨어요.

그림책 읽기 전, 읽기 중, 읽은 후 활동까지 꼼꼼하게 챙기셨네요.

온라인 서점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출판사 보물창고 SNS : https://www.instagram.com/proonibook/





- 차호윤(Hanna Cha) 작가님의 그림책 -



미국에서 태어나 서울과 미국 여러 주를 오가며 살았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을 졸업했으며, 그림책 <용을 찾아서>로 한국인 최초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했다. 직접 쓰고 그린 <산 사이의 작은 발>과 6.25 전쟁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책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처럼 작품 속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 남편과 호랑이처럼 귀여운 고양이 호박과 함께 미국 보스턴에 살고 있다.


차호윤(Hanna Cha)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hannayoonicha/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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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네 똥개 이형진의 옛 이야기 2
이형진 지음 / 느림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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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네 똥개 / 이형진 / 느림보 / 이형진의 옛이야기 2 / 2009.08.06


그림책을 읽기 전


이형진 작가님의 옛이야기 그림책 시리즈에 반했던 기억이 나네요.

네 권의 시리즈를 모으기 위한 나름 애쓰던 마음도 기억나고요.

이렇게 마음을 다 하던 그림책들을 이사를 위해 정리하고 나니 더 아쉬움이 남네요.

남아 있는 그림책들이라도 더 아껴줘야겠어요.





그림책 읽기




동네 사람들은 나더러 똥개라고 놀려. 흥부네 식구들을 그렇지 않은데!

내가 아홉째거든. 내 뒤로도 세 명이나 더 있다고!




불쌍한 우리 막내 흔들이, 어디가 아픈 거니?

그래! 이젠 형이 맛있는 고기 먹게 해 줄게. 더는 아프지 않게.




지붕에서 커다란 박이 떨어졌어!

식구들이 흔들이를 안고 달려 나갔어. 왜 아무도 돌아오지 않지?





그림책을 읽고


흥부네에는 열두 식구가 살고 있어요. 그중 아홉째는 개, 점박이지요.

동네 사람들은 점박이를 ‘똥개’라 놀리지만, 점박이에게 흥부네는 분명한 가족이지요.

굶주림에 익숙한 집안에서 점박이는 따끈한 똥 한 덩이면 배가 부르고,

그걸 내주는 막내 흔들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어요.


그런데 요즘 흔들이가 이상하지요.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고, 늘 익숙했던 똥 맛도 달라졌어요.

아버지가 흔들이를 업고 약방에 다녀온 날, 식구들은 무거운 눈빛으로 이렇게 말해요.

“내일 날 밝는 대로 잡자.”


점박이는 다 압니다. 그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란걸요.

도망치고 싶지만, 흔들이를 생각하면 발이 떨어지지 않아요.

그렇게 스스로를 내어줄 결심을 한 새벽, 지붕에서 ‘쿵!’ 하고 박이 떨어졌어요.


점박이는 기도하지요. 제발 고깃덩어리가 나오기를. 흔들이에게 고기를 먹이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박 속에서 쏟아진 건 반짝이는 금은보화였고, 흥부네는 기뻐하며 떠나지요.

점박이는… 거기에 남겨졌지요.


고전 <흥부전>의 외형을 빌려오되, 이 책은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의 구조를 따르지 않았지요.

<흥부네 똥개>는 점박이의 시선을 통해 무심한 인간의 본성을, 유머와 슬픔 사이에서 섬세하게 들여다보지요.

이형진 작가는 처진 눈과 혀를 쏙 내민 점박이라는 캐릭터로 무겁고 아픈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지요.


만화적 드로잉, 2D 애니메이션 느낌의 경쾌한 채색, 거칠고 투박한 삼베 질감이 더해진 화면,

그리고 밝게 시작해 점점 어두워지는 색감의 흐름.

이 모든 요소가 이야기의 정서적 변화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점박이의 감정선을 전달해 주네요.


풍자는 아프지만, 캐릭터는 유쾌하고, 그림은 밝지만, 끝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지요.

점박이는 충직해서 기다린 것이 아니에요.

사랑받고 싶었고, 함께하고 싶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진심을 지켰던 거예요.

그래서 점박이의 기다림은 저의 마음에 편치 않은 울림을 남겼어요.

그리고 마지막, 책의 뒤표지에서 우리는 뜻밖의 장면을 마주하게 되지요.



점박이가 집 밖으로, 어딘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갑니다.

과연 그 기다림의 끝은 무엇이었을까요? 다시 누군가를 향한 발걸음일까요?

아니면, 이제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는 작고 단단한 다짐일까요?

말이 없는 점박이지만, 그 뒷모습 하나로 참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요.

가벼운 그림 속에 무거운 현실이 있고, 점박이의 조용한 결심 속에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숨어 있어요.





- 이형진 작가님의 옛이야기 그림책 시리즈 -



<여우누이>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재해석한 <끝지>

<심청전>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의 문제를 다룬 <비단 치마>

<흥부전>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라는 주제로 재해석한 <흥부네 똥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도깨비로 화한 인간의 폭력성을 호랑이의 시각으로 전달한 <호랑이 잡는 도깨비>


현대적인 시각으로 옛이야기를 새로 쓰는 작가 이형진 작가님.

우리나라 옛이야기 그림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작가 이형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이형진의 옛이야기'는 총 10권을 발간할 예정이다.

- 느림보 출판사 책 소개 내용 중


이런 내용들이 책 소개에 있네요. 시리즈에는 4권의 그림책이 출간되었는데 작가님도 출판사도 아쉬웠을 것 같아요. 아니면 작가님이 너무 힘드셨을까요? 그림책 출판을 위한 모두의 노력을 생각하면서 그림책에 더 집중하게 되네요.





- 이형진 작가님의 작품 -



새로운 생각을 심어 주는 그림 작가 이형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어린이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쓸 만한 책을 만드는 게 꿈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글도 쓰며 그림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정말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셨고, 쓰고 그린 그림책들도 많아요.

작가님의 작품 전부를 담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쓰고 그린 작품을 담으려 노력했지요.

가장 최근 출간 작은 <소년병과 들국화>로 2018년의 작품을 이형진 작가님의 그림으로 다시 탄생했네요.

이 작품을 6.25 전쟁 이야기가 담긴 남미영 작가님의 동화이네요.

제가 <흥부네 똥개>를 마무리를 못하고 6월 25일에서야 마무리하면서 이 소식을 함께 전하게 되네요.

느림보에서 출간된 <100개의 귀>가 작가님의 그림책 중 가장 최근 작품이네요. 그림만 보아도 웃음이 나오네요.


출판사 느림보의 이형진 작가님 인터뷰(2010년) : https://blog.naver.com/nurimbo_pub/117118940



2012년 이형진 작가님 인터뷰 : https://www.kyeonggi.com/article/201202130440884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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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꽃
제임스 서버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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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RHK(주니어랜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12차 세계대전 이후, 세상의 문명과 자연, 예술, 사랑은 모두 파괴됩니다.

개들은 주인을 떠나고, 인간성마저 사라진 폐허 위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한 소녀가 우연히 마지막 꽃 한 송이를 발견하고, 한 청년과 함께 그 꽃을 돌봅니다.

꽃은 점차 만개하고, 숲이 살아나며, 둘은 사랑을 알게 되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납니다.

인류는 다시 문명을 일구고 예술도 되살아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전쟁이 시작되고, 모든 것은 다시 무너집니다.

세상엔 오직 한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마지막 꽃 한 송이만이 남게 됩니다.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야, 어떤 것이 정말 소중한지 깨닫게 될까요?

<마지막 꽃>은 전쟁으로 무너진 세계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송이 꽃’을 중심으로, 인간과 문명의 되풀이되는 순환을 담담하게 그려냈어요.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야,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우리는 깨닫게 되는 걸까요.

<마지막 꽃>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계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꽃 한 송이'를 중심으로,

인간과 문명이 반복해 온 순환의 비극과 희망의 가능성을 담담하게 그려냈어요.


전쟁을 고발하는 그림책이 아니라 우리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희망’에 대해 묻고 있지요.

그리고 그 희망은 결코 거창하지 않아요.

손바닥만 한 꽃 한 송이처럼, 작고 여리지만 생명을 일으키는 힘을 가진 것이죠.


<마지막 꽃>은 이야기가 아주 간결해요.

흑백의 드로잉, 절제된 문장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묵직하고 깊어요.

오히려 비워낸 만큼 더 많은 의미와 여운을 남기는 책, 이 작품이 바로 그런 예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작가의 시선이에요.

12차 세계대전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전쟁이 인간에게 반복되는 운명처럼 일어난다는 비극을 예리하게 꿰뚫고 있어요.

한 송이의 꽃, 한 명의 소녀, 그리고 사랑…

이 모든 이미지 안에서 서버는 인간성과 회복, 그리고 되풀이되는 파괴에 대해 이야기하죠.


그림도 놀라워요. 서버는 화가가 아니었지만, 그의 드로잉은 직관적이고 강렬해요.

선은 단순하고 색은 없지만, 그 안에 감정과 상징이 꽉 차 있어요.

말로 하지 않아도, 그림만으로도 이야기의 무게가 전달되지요.


전쟁은 결국 국민이 고통받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희망을 찾으려 하지요.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고,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요.

늘 탐욕을 품은 이기적인 권력자들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가 문명을 무너뜨리니까요.


"우리는 또 무너질 수도 있어. 하지만 다시 사랑할 거야. 또다시 피워낼 거야."

전쟁의 반복은 슬프지만, 동시에 아주 인간적인 희망이 느껴져요.

그 희망은 늘 작고 연약하지만, 꽃처럼 다시 피어나는 힘이 있어요.

무너진 세계에 다시 피어난 그 마지막 꽃처럼요.


전쟁은 무엇이며, 평화는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가.

1939년 초판이 출간된 지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있는 그림책이지요.

각기 다른 시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에게 여전히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거죠.

특히 각국의 번역본마다 저마다의 해석과 개성 있는 표지를 담고 있어,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고전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행복한 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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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공룡 박사님의 마음 상담소 공룡 박사님의 상담소 시리즈 1
스와프나 해도우 지음, 이팅 리 그림, 엄혜숙 옮김, 엠버 오웬 감수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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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KAJUNIOR(피카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날은 괜히 울고 싶고, 어떤 날은 이유도 모른 채 짜증이 나요.

가끔 어른인 저도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날엔, 스스로가 낯설고 당황스럽지요.

아이들은 저보다 더 어려울 텐데, 그런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서 오세요, 공룡 박사님의 마음 상담소>는 그 낯선 감정들에 대해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에요.


열 마리 공룡 친구들이 저마다의 감정을 안고 ‘디플로 박사님’의 상담소를 찾아오는 이야기로 펼쳐져요.

누군가는 너무 들떠 있고, 또 누군가는 속상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해요.

그런데 박사님은 공룡 친구들의 조각난 마음을 차분히 들어주고, 감정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지요.

“지금 이 기분은 분노예요.” “이건 실망일 수도 있어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 그 시작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걸 느끼게 되지요.


우리는 감정을 너무 쉽게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곤 하지만,

디플로 박사님은 모든 감정이 다 소중하다고, 그 감정들이 나를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고 말해주어요.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면 좋을지,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마음 챙김 방법도 함께 알려줘서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 날에도 나를 다독이는 연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 책은 감정을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보여줘요.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 몸짓, 말투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자신과 꼭 닮은 공룡 친구를 발견하고, "나도 이런 적 있었어" 하고 공감하게 되지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시간이더라고요.


화가 나는 날, 이유 없이 슬픈 날, 들뜬 마음에 잠 못 드는 밤도 있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지루함’과 ‘만족’이라는 감정 이야기에 가장 끌렸어요.

지루함이라니,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냥 ‘심심한’ 기분이겠거니 했는데…

공룡 친구는 그 지루함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게 돼요.

특히 '다섯 가지 감각'을 사용하는 연습은,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고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도와주는 멋진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만족'을 이야기하는 스피노사우루스 ‘니노’는 자기 모습을 그대로 좋아하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하는 친구였어요.

그런데 주변의 시선과 반응이 그 행복을 흔들어 놓기도 하지요.

"나도 저렇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감정을 느낀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그 감정을 인정하고,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걸 일깨워 주었어요.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순간 속에서도 마음이 자라는 일이 일어난다는 곳도 알게 되었지요.

아이뿐 아니라, 감정을 말로 풀어내기 서툰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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