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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공룡 박사님의 마음 상담소 ㅣ 공룡 박사님의 상담소 시리즈 1
스와프나 해도우 지음, 이팅 리 그림, 엄혜숙 옮김, 엠버 오웬 감수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5년 6월
평점 :
FIKAJUNIOR(피카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날은 괜히 울고 싶고, 어떤 날은 이유도 모른 채 짜증이 나요.
가끔 어른인 저도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는 날엔, 스스로가 낯설고 당황스럽지요.
아이들은 저보다 더 어려울 텐데, 그런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서 오세요, 공룡 박사님의 마음 상담소>는 그 낯선 감정들에 대해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에요.
열 마리 공룡 친구들이 저마다의 감정을 안고 ‘디플로 박사님’의 상담소를 찾아오는 이야기로 펼쳐져요.
누군가는 너무 들떠 있고, 또 누군가는 속상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해요.
그런데 박사님은 공룡 친구들의 조각난 마음을 차분히 들어주고, 감정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지요.
“지금 이 기분은 분노예요.” “이건 실망일 수도 있어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 그 시작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걸 느끼게 되지요.
우리는 감정을 너무 쉽게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곤 하지만,
디플로 박사님은 모든 감정이 다 소중하다고, 그 감정들이 나를 더 잘 이해하게 해준다고 말해주어요.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면 좋을지,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마음 챙김 방법도 함께 알려줘서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 날에도 나를 다독이는 연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 책은 감정을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보여줘요.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 몸짓, 말투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자신과 꼭 닮은 공룡 친구를 발견하고, "나도 이런 적 있었어" 하고 공감하게 되지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시간이더라고요.
화가 나는 날, 이유 없이 슬픈 날, 들뜬 마음에 잠 못 드는 밤도 있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지루함’과 ‘만족’이라는 감정 이야기에 가장 끌렸어요.
지루함이라니,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냥 ‘심심한’ 기분이겠거니 했는데…
공룡 친구는 그 지루함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게 돼요.
특히 '다섯 가지 감각'을 사용하는 연습은,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하고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도와주는 멋진 방법이었어요.
그리고 '만족'을 이야기하는 스피노사우루스 ‘니노’는 자기 모습을 그대로 좋아하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하는 친구였어요.
그런데 주변의 시선과 반응이 그 행복을 흔들어 놓기도 하지요.
"나도 저렇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감정을 느낀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리고 그 감정을 인정하고,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걸 일깨워 주었어요.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순간 속에서도 마음이 자라는 일이 일어난다는 곳도 알게 되었지요.
아이뿐 아니라, 감정을 말로 풀어내기 서툰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꼭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