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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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 석영주 글 / 차호윤 그림 / 마술연필 역 / 보물창고 / I LOVE 그림책 / 2025.07.10 / 원제 : The house before falling into the sea(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6·25 전쟁에 대한 그림책을 찾아보던 날,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의 출간 소식을 들었어요.

만나기를 기다렸던 그림책이라 그런지 마음이 먼저 설렜고, 궁금함도 더 커졌지요.

금방이라도 바다에 잠길 듯 아슬아슬한 집. 하지만 묘하게도 그 집은 조용히,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어요. 위태롭지만 단단해 보이는 그 집 안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부산 어느 바닷가의 집. 피난민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우리 집 대문 앞에 도착했어요.

엄마는 서둘러 그들을 집 안으로 들였어요. 아빠는 자물쇠를 채웠고요.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어느 날, 나는 선희 언니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라는 것을 보았어요.

나는 언니 손을 잡고 바다로 데려갔어요.

사이렌이 우리를 찾아냈어요. 그리고 땅을 뒤흔들며 우리를 후다닥 움직이게 했지요.

"지하실로 가!"

 



차갑고 고요한 공기 속에서 내 근육은 바위처럼 굳어 버렸어요.

"모든 게 원래대로 되돌아갔으면 좋겠어.

사이렌이 울리기 전으로, 낯선 사람들이 우리 집에 들어오기 전으로."





그림책을 읽고


6·25 전쟁, 그날.

부산의 어느 바닷가 집에 피난민들이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몰려오지요.

경이의 부모님은 그들에게 기꺼이 보금자리를 내어주지요.

어린 경이는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길 바라지만, 곧 깨닫게 돼요.

모두가 두려웠던 그때, 우리는 함께였기에 더 강해질 수 있었지요.


이야기는 경이의 기억 속, 전쟁을 피해 피난 온 사람들을 따스하게 맞이하는 어느 가족의 집에서 시작돼요. 낯선 얼굴들이 하나둘 모이고, 작고 오래된 집 안은 하루아침에 많은 이들의 피난처가 되었지요. 등에 멘 지게의 무게,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의 손끝, 그리고 320km를 지나 마침내 도착한 ‘마지막 집’에서 느껴지는 안도감까지. 전쟁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요.


이 그림책은 전쟁의 비극을 소리 높이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일상에 시선을 두고 있어요. 어린 화자는 직접 총성을 들은 것도, 포화를 목격한 것도 아니지만, 등 뒤 어딘가에 ‘적군’이 있다는 막연한 공포를 느끼지요.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어두운 지하로 급히 숨던 기억은 아이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고, 전쟁이 남긴 상처 중 하나로 남았어요.


두렵지만 서로 뭉쳐 함께 버텨주면, 맞서기가 더 쉬워질 거라며 아빠는 말했지요. 피난 온 모두는 그렇게 두려운 시간을 견뎌냈어요. 경이의 부모님은 등을 내어주었고, 누군가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었어요. 그림책은 그 속에서 피어난 아주 작고 조용한 희망을 따뜻하게 품고 있어요.



책의 앞과 뒤 면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더 깊은 여운이 남아요. 앞쪽 면지가 6·25 당시의 마을이라면, 뒤쪽 면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풍경이지요. 같지만 다른 시간의 모습이 보였을 때, 마음 한구석에 뭉클함과 아픔이 함께 밀려와요.


작가의 가족이 실제로 겪었던 전쟁의 시간들을 그림책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역사와 개인의 서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지요. 특히 책 말미에 실린 부록은 아이들에게 전쟁의 맥락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 주어, 기억이 아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깨달음으로 이어지지요.


‘우리는 전쟁을 왜,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돼요. 전쟁이라는 거대한 상처 앞에서 저는 “모르겠다”, “말하기 어렵다"라며 한 발짝 물러섰지요. 이 책은 그런 저에게 이렇게 들려주는 것 같아요.

“그 시절에도 아이들은 웃고, 나누고, 사랑했어요. 그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세요.”





-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독후 활동지 -



출판사 보물창고에서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의 독서 활동지를 공유하셨어요.

그림책 읽기 전, 읽기 중, 읽은 후 활동까지 꼼꼼하게 챙기셨네요.

온라인 서점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요.


출판사 보물창고 SNS : https://www.instagram.com/proonibook/





- 차호윤(Hanna Cha) 작가님의 그림책 -



미국에서 태어나 서울과 미국 여러 주를 오가며 살았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을 졸업했으며, 그림책 <용을 찾아서>로 한국인 최초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했다. 직접 쓰고 그린 <산 사이의 작은 발>과 6.25 전쟁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책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처럼 작품 속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 남편과 호랑이처럼 귀여운 고양이 호박과 함께 미국 보스턴에 살고 있다.


차호윤(Hanna Cha)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hannayoonicha/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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