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그림읽기 그림책의 그림읽기
현은자 외 지음 / 마루벌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한 달정도의 지혜의 서재 스터디, 그림책 이론의 입문서로 선택되어 읽고 생각을 나눈 책입니다.


책의 표지에서 이 책을 펴내게 된 이들의 생각도 드러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생각이 저의 생각과도 일치하구요.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이루어진 새로운 예술형식이다.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이 각각 전달하는 의미뿐만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내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과 안목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1. 그림책이란 무엇인가? - 그림책의 개념 / 그림책과 상상력 / 어린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2.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하기 - 기호학적 관점 & 현대문학 이론으로 본 그림책 / 글과 그림의 상호보완적 역할 / 그림책의 시간과 공간 / 글과 그림의 다양한 관계

3. 그림책의 그림 자세히보기 - 그림책의 기본 요소 (선, 모양과형태, 색, 재질감, 공간) / 그림의 구성원리 (조화와 통일감, 다양성과대비, 균형, 움직임, 우세)

4. 그림언어의 문법 - 개념적 기능(그림속 이야기) / 대인적 기능(그림작가, 독자 그리고 그림) / 텍스트로서의 기능(그림의 배치)

5. 매체 - 매체가 주는 의미 / 그림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매체 (연필, 색연필, 수채화, 아크릴, 구아슈, 콜라주, 판화)


글의 목록에서도 보여지듯이, 그냥 책을 많이 보여주라는 의미의 책보다는 그림책이 가지는 진정한 속 뜻을 이해하게끔 도와주고자 한 책이죠. 그래서 이 책이 너무나 좋구요. 흔히들 그림책을 아이들의 것으로만 치부하지만, 사실은 그림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우리 어른들을 위한 책을 아이들이 보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순화를 거치고. 또 아이들의 교화를 위해서 시작된 책으로부터 점차 그림책의 역사가 시작된것인데. 그래서 그림책에는 때론 우리가 말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것보다 더 강하게 아이들에게 와 닿게 되는 부분들도 많은것이라 생각되어요.



'어떤 그림양식이 유아에게 가장 적합한가'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질문이며, 유아에게는 심미적 소양을 키워줄 수 있도록 어느 한 가지 양식이 아니라 다양한 그림양식을 보여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책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그림책 읽기행위를 둘러싸고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은 그림책의 본질을 교육 도구로만 간주함으로써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그림책이 갖는 잠재력은 과소평가해 온 것이다.

어린이는 언어학습에 있어서 단순히 언어적 자극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규칙을 설정하고 그것을 계속 수정하면서 능동적으로 언어 학습을 완성해 나간다ㅏ. 이것은 독서에서 독자의 능동적 역할에 초점을 맞춘 로젠블라트의 독자반응이론도 일맥상통한다. 문학작품은 독자와 텍스트의 상호교류 위에서 비로소 존재한다.

24p



또 우리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책이 좋으냐 물어보며, 그림책을 고를 때 색감, 형식, 질감 등 많은 것을 생각하지만. '어떤 책이 좋다'는 엄마들의 생각이 그림책을 고르는것에 그대로 반영되고 아이들에게 엄마들의 생각만으로 선택된 그림책을 보여준다는 것은 자동으로 틀에박힌 생각을 만들어내게 되는거라 생각해요. 예컨대 에릭칼의 그림에 대해서도 어떤 엄마들은 오히려 색감이 너무 진하다며 일부러 아이들에게 책을 사줄 때 아예 보게 될 기회마저 박탈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사실 저도 그랬지요. 아주 애기때 사준 에릭칼 그림책을 여전히 찾는 딸아이를 보면서 완전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구요.)



그림책의 글과 그림은 일차적으로 실제를 대신하여 나타내고, 이차적으로 글과 그림 사이의 상호 관꼐를 통해 의미를 생성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그림책을 읽을 때에는 일차적인 기호와 이차적인 기호에 대한 의미 해석이 동시에 일어난다. 다시 말해, 우리는 글과 그림을 별개의 기호로 읽는 동시에 이 둘이 맺는 관계에 따라 주관적인 해석을 첨가함으로써 그림책의 의미를 만들어 낸다. 일차적 기호로서의 글과 그림은 크게 대응 관계, 상호보완관계, 굴절 관계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차적인 기호로 작용한다.

75p



그림책의 독자는 그림책의 그림이 대상의 속성을 그대로 재현하기 때문에 그 의미를 저절로 아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림작가와 독자 사이에 그 대상에 대한 공통된 코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림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림작가와 독자 모두 어떤 대상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유된 이미지들을 갖고 있기에 그림작가는 그림을 창작할 때 이러한 이미지들을 자신의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고 배치한다. 그래서 독자가 그림책의 그림을 읽는다는 것은 그림작가가 선정한 의도를 읽는 것이다.

79~80p


대부분의 내용이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라. 간단히 그림책을 가벼이 여기는 분들에게는 꼭 전하고픈 글들이고 생각들이라 간단히 남겨보는 기록입니다.


그림책을 해석하지않고 그 표면에 드러난 부분만 보며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서 보더라도 또 다르게 해석되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점에서 그림책에도 고전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 고전을 더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이론이(그림책을 읽는 것)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림책에 관해서 더 새로운 모습들을 보고싶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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